[종합]내년 예산 639조...'확장' 대신 '건전' 택한 尹정부 재정기조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2-08-30 11:29:33
  • -
  • +
  • 인쇄
'재정안전판' 확보 차원, 역대 최대 24조원 지출구조조정..."경기침체 대응력 하락 우려" 시각도
▲ 추경호 부총리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도 예산안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제공>

 

정부가 30일 국무회의를 열어 확정한 2023년 예산안을 한 단어로 함축하면 '확장' 대신 '건전'을 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글로벌 복합 경제 위기가 가속화하는 상황에 재정의 안전판을 마련하기 위해선 재정의 기조를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전면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약24조원 상당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키로 했다. 정부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국가채무가 1천조원을 돌파했고 최근 3년간 매년 100조원을 넘나든 관리재정수지 적자로 정부 재정악화가 심화하고 있는게 사실이란 점에 주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지출조정으로 파생된 예산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보다 두툼하게 지원하는데 사용하겠다는게 정부의 생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부터 주징해온 지출조정을 통한 재정건건정 확보와 서민지원 확대 정책을 실천에 옮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복합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분위기가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정부가 너무 보수으로 예산을 편성함으로써 경기부양에 대한 정부의 대응력이 떨어지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정부가 확정 발표한 내년 예산 총액은 639조원이다. 올해 예산 607조7천억원에서 5.2% 가량 늘린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첫 해인 2017넌 3.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 집권 5년간 줄곧 유지돼온 확장 위주의 예산 편성을 5년 만에 멈춰 세운 것이다.


정부가 마련한 내년 예산 규모는 올해 추가 경정예산까지 포함한다면 사실상 마이너스 편성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손실보전을 위한 추경으로 올 총지출은 679조5천억원이다. 다음해 정부 예산안이 직전년도 추경 포함 예산보다 감소한 것은 2010년 이후 무려 13년 만의 일이다.


총지출 증가율, 국내 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국가 채무비율 등을 일제히 축소조정함으로써 재정 건전성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재정 안전판은 매우 중요하다"며 내년 예산을 건전재정 기조로 전환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가 건전재정을 위해 내놓은 지출 구조조정의 핵심은 공무원 보수 조정이다. 우선 서기관(4급) 이상은 보수를 동결하고 장차관급은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놨던 한시 지원 조치는 종료하고 지역사랑상품권은 중앙정부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 지자체 고유업무로 넘겼다.


건전재정 전환의 결과로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58조2천억원으로 GDP 대비 2.6%로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110조8천억원으로 GDP 대비 5.1%인 것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셈이다.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맴으로 인해 파생되는 예산은 서민·사회적 약자 보호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우선 내년 기준 중위 소득을 2015년 제도 도입 이후 최대폭(5.47%)으로 인상, 기초생활보장 지원을 2조4천억원 가량 늘릴 방침이다.


사회복지 분야의 내년 지출 증가율도 5.6%로 올해보다 약 0.4%포인트 늘려 편성했다. 이를 저소득층과 아동·청소년, 장애인 등 취약계층 지출로 한정해서 보면 12%로 두자릿수 증가율이다. 소상공인 채무조정과 재기 지원, 경쟁력 강화에도 총 1조원을 마련했다.


내년 정부 예산안 중 눈에띄는 또 하나의 대목은 새정부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 내년에만 11조원을 투입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병장 봉급이 사회 진출 지원금 포함해 올해 82만원에서 내년 130만원으로 껑충 뛴다.


특히 0세 아동 양육가구에 월 70만원 부모급여를 지급하며, 청년 주거보장을 위해 원가주택과 역세권 첫 집은 올해 5만4천호를 특별 공급키로 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 예산안은 재정건전성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반해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전세계를 휘감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경기침체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고 취약계층의 고통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올해와 내년에 연속적으로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에선 재정의 역할이 보다 중요한데, 재정지출을 급격히 줄이는 것이 영향을 줄 것이란 의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소비구조의 비대면 전환으로 자영업자 등이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점을 점을 고려하면 보수적 예산 편성이 시기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 및 중소기업 예산과 문화체육관광 예산을 대폭 줄인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반도체 등 대기업 관련 예산은 증액한 가운데 산업·중소기업 관련 예산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실제 이번 정부 예산안의 산업 및 중소기업 예산은 올해 31조3천억원에[서 무려 18.0% 가량 쪼그라들었다. 그런가하면 사회간간접자본, 즉 SOC 예산(25조1천억원)이 10.2% 줄었다.


특히 세계시장에서 국위선양과 함께 달러박스 역할을 도맡아하는 'K컬쳐' 관련 예산이 6.5% 감축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문화산업계 한 관계자는 "음악, 영화, 드라마, 게임, 웹툰 등 K컬쳐가 세계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 모으며 분위기가 나롤 고조되고 있어 정부지원을 대폭 늘려도 시원찮은 마당에 예산을 감축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여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내달 2일 국회에 제출할 내년 정부 예산안을 놓고 여야간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사랑상품권 등 문재인 정부가 중시했던 예산이 상당 부분 삭감되는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많아 국회를 장악한 야당의 반발과 적지않은 항목의 치수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조봉환 기자
조봉환 기자 토요경제는 사람과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 행복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