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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 로고/사진=자료 |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미국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칩 스타트업 그로크(Groq)와 인수·합병(M&A)이 아닌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선택한 배경을 두고, 반독점 규제를 의식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월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 지배력 확대 과정에서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선택이라는 평가다.
26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투자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스테이시 라스곤은 최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의 거래는 반독점 이슈가 핵심 리스크가 될 수 있지만, 비독점 라이선스 구조를 취함으로써 경쟁이 존재한다는 형식적 명분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275달러를 제시했다.
앞서 그로크는 지난 24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그로크의 AI 추론 기술에 대해 엔비디아와 비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며, 창업자인 조너선 로스 CEO와 사장 서니 마드라를 포함한 핵심 인력이 엔비디아에 합류해 라이선스 기술의 발전과 확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이와 관련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CNBC는 그로크 측 관계자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그로크의 기술과 자산을 현금 200억달러(약 29조원)에 확보하는 구조라고 보도했다. 이는 형식상 인수가 아닌 라이선스 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핵심 기술과 인력을 흡수하는 효과를 노린 거래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2016년 설립된 그로크는 대규모 언어모델의 추론 속도를 높이는 AI 가속기 칩 설계에 특화된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9월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기업가치 69억달러(약 10조원)를 인정받았다. 조너선 로스 CEO는 과거 구글에서 텐서처리장치(TPU) 개발에 참여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로이터 통신은 그로크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용하지 않는 설계 구조를 채택한 기업 중 하나로,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메모리 수급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평가했다. 이는 추론 중심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월가에서는 이번 거래가 AI 모델 학습을 넘어 추론 영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시장 흐름 속에서 엔비디아의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회사 캔터 분석팀은 “엔비디아는 이번 거래를 통해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며 “AI 시장 전반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목표주가 300달러를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놀랍고 비싼 거래지만 전략적”이라며 “엔비디아가 AI 산업의 중심축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이에 맞는 전문 칩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긍정적 전망 속에 26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2% 오른 190.53달러로 마감했다.
한편 그로크는 2023년 8월 차세대 AI 칩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로크는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 공장의 첫 고객사로 알려지며 관심을 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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