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함영주 “원화 스테이블 코인 선제 구축”

이덕형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2 10: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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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머니무브 속 ‘은행 위기’ 진단…금융 패러다임 전환 촉구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자료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새해를 맞아 원화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의 선제적 구축을 주문하며, 은행 중심 금융의 구조적 위기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디지털 전환과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기존 틀에 머무는 금융사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경고다.


함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금융의 패러다임이 재편되는 지금, 주어진 틀 안에서 움직이는 참여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 대응이 아닌 주도적 설계를 강조한 발언이다.

함 회장은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예금 중심의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금융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룹의 맏형 역할을 해 온 은행의 위기”라고 표현하며, 은행이 기존 수익 구조에 안주할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은행의 역할 전환을 제시했다. 함 회장은 생산적 금융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 조직으로의 전환과 함께 투자은행(IB)과 기업금융 부문의 심사 체계, 리스크 관리 역량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여신 기관이 아닌 자본 배분과 위험 관리의 핵심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뜻이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법제화 논의와 관련해서는 그 파급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변화에 대비한 근본적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함 회장은 “코인 발행과 준비금 관리, 보안 체계 확립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실생활과 연계된 사용처를 확보하지 못하면 생태계는 완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와의 제휴를 통해 결제와 유통, 활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금융 상품이 아닌 일상적 결제·거래 수단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함영주 회장의 이번 신년사는 은행 산업이 맞닥뜨린 구조적 변화에 대한 위기의식과 함께, 디지털 화폐와 AI를 축으로 한 금융 질서 재편을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기존 은행 모델의 연장이 아닌, 생태계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새해 첫 메시지로 분명히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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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기자
이덕형 기자 1995년 방송사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앵커와 취재기자,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을 누볐고,올해로 기자 생활 31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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