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AF 도입, 한국이 낙제점을 받고 싶지 않다면

이강민 기자 / 기사승인 : 2024-12-23 1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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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부 이강민 기자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세계 각국이 SAF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도 정부 차원의 전략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속가능한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s)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항공유와 화학적으로 유사한 친환경 항공유다. 폐식용유, 비식용 작물 등을 활용해 인공적으로 만든 항공유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기존 항공기에 별도의 구조 변경 없이 사용할 수 있고 탄소 배출량이 기존 항공유보다 월등히 적은 것이 장점이다.

다만 현재 SAF 도입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지난 11월 발표한 ‘항공산업의 녹색전환, 정부 지원없인 불가능’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사의 운영비용은 936억 달러이며 이 중 31%가 유류비다.

보고서는 2050년까지 항공 교통량이 현재 대비 2.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항공사의 친환경 연료 및 기술 전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IATA는 항공사들이 2050년까지 친환경 전환을 시행할 경우, 총 연료비 비중이 기존 31%에서 45%로 증가하며, SAF와 기타 친환경 수단을 도입하는 데만 7440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IATA는 이러한 비용 증가를 항공사들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항공산업의 순이익률은 약 3% 수준으로 매우 낮은데, 2050년 예상 수입 2조3700억 달러와 친환경 전환 시 총비용 2조9720억 달러를 비교하면 약 6010억 달러의 재정적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각국은 규제안을 내놓는 한편 여러 지원책을 내놓으며 SAF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발표에 따르면 유럽은 탄소 배출권 거래제(ETS) 수익으로 재원을 조달하는 이노베이션 펀드를 통해 지원 및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해 5900만 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재무부는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근거로 SAF 생산자는 갤런당 1.25 달러에서 1.75 달러의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국내 SAF 도입이나 생산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는 수준이다. 

 

한국은 제도적으로도 미흡했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이 정유사가 석유를 정제한 제품만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법은 올해 8월에서야 개정됐으며 지금에서야 한국에도 SAF를 생산하는 정유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재 항공 업계에선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한국은 SAF 관련 시장에서 뒤처지는 것은 물론 산업적으로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항공사는 적절한 지원안이 없으면 항공권 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 부담을 완화하려 할 수 있다. 이는 항공사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 <자료=한국석유공사>
정유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의 항공유 수출이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2023년 한국에서 생산된 항공유는 약 1억4000만 배럴. 약 9300백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다. SAF 도입이 본격화되면 항공유의 수요가 떨어질 수 있으며, 이는 정유사들의 경영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유사들의 SAF 전환이 늦어진다면 시장에서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SAF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중국이나 중동 산유국 등의 석유화학 산업 진출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지금, 기업이 충분한 투자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계 각국이 SAF 도입에 속도를 내는 지금, 더 현실적인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럽과 같은 기금을 조성하거나, 미국과 같이 투자 및 지원 정책을 내야 한다. 정부의 신속한 규제 완화와 투자가 없다면 한국은 뒤처질 수 있다. 갈 길이 멀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낌없는 정부 지원이 있어야 SAF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지 않을까.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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