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장관 “美에 韓 투자법안 고의 지연 아니라 설명”…통상 갈등, 안보로 번져선 안돼

이덕형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6 09:19:05
  • -
  • +
  • 인쇄
루비오 “통상 공약 이행 관련 美 내부 분위기 좋지 않다” 전달
조현 “통상 문제로 한미 안보협력 훼손돼선 안돼” 분명히 밝혀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주미대사관에서 한국 특파원단을 상대로 방미 결과를 설명하는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이 대미 투자 특별법안 미처리와 관련해 “한국이 입법을 고의로 지연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미국 측에 직접 설명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 재인상 압박 속에서 통상 갈등이 한미 안보 협력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외교적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조 장관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미국 입국 첫날인 3일 마코 루비오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국 정부의 합의 이행 의지와 내부 입법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회담에 앞서 “한미 관계가 나쁜 상황은 아니지만, 통상 관련 공약 이행 문제를 놓고 미국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솔직히 공유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루비오 장관은 통상·투자 분야가 자신의 직접 소관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통상 합의 이행 지연으로 인한 부정적 기류가 한미 관계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외교 당국 간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조 장관은 전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우리 정부는 한미 합의 이행 의지가 확고하며, 일부러 법안 처리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면서, 한미 통상 합의의 신속한 이행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과 국회 내 절차적 상황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특히 조 장관은 “한미 정상 간 합의로 작성된 공동 팩트시트는 애초부터 경제와 안보 두 축으로 나뉘어 협의돼 왔다”며 “이행 과정에서 사안별로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통상 문제로 인해 안보·방위 협력까지 저해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 협력, 핵추진 잠수함, 조선 분야 등 3대 핵심 협력 사안에 대해 미 행정부 관계 부처가 충실히 협의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루비오 장관은 “한미 합의 이행 지연은 미국 측도 원하지 않는다”며 공감의 뜻을 표했고, “공동 팩트시트는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주도할 수밖에 없는 사안인 만큼 직접 챙기겠다”고 답했다고 조 장관은 전했다.

조 장관은 전날 미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핵심 광물 장관급 회의를 계기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도 만나 한미 관세 합의 이행 상황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그리어 대표는 관세 재인상이 가져올 파장을 이해한다면서도, 한국이 대미 전략 투자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 완화와 관련해서도 보다 진전된 입장을 조속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조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과의 면담에서는 한국의 우라늄 농축,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핵추진 잠수함 분야에서 구체적인 진전을 만들어가자는 한미 간 공감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미 일정은 통상 압박 국면 속에서도 한미 안보·에너지 협력의 축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를 미국에 각인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덕형 기자
이덕형 기자 1995년 방송사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앵커와 취재기자,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을 누볐고,올해로 기자 생활 31년이 되었습니다.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