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日·印과 석탄수출 확대 합의”…美국방부에 ‘석탄 전력 구매’ 행정명령

이덕형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2 08: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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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이어 ‘기타 에너지 제품’에 석탄 포함 가능성…기후정책 역주행 논란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트럼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일본·인도 등과의 무역 합의를 통해 미국산 석탄 수출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고 11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미 국방부에 석탄 발전소와의 신규 전력 구매 계약 체결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하며, 에너지 정책의 무게중심을 화석연료로 다시 옮기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석탄 산업 활성화 행사 연설에서 “지난 몇 달 동안 일본, 한국, 인도 그리고 다른 나라들과 우리의 석탄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역사적인 무역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전 세계로 석탄을 수출하고 있다”며 “석탄은 국가안보에 중요하고, 철강·조선·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석탄을 “깨끗하고 아름다운(Clean Beautiful) 석탄”이라고 수차례 언급하며 “가장 믿음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합의와 관련해 석탄을 직접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는 지난해 7월 30일, 한국 무역협상 대표단과 회동 직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과 연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시 그는 “한국은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나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언급된 ‘기타 에너지 제품’에 석탄이 포함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미국산 석탄 대규모 도입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 한국은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석탄 발전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재생에너지와 LNG 비중을 확대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계약 체결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에너지 전반에 대한 포괄적 합의를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한 것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4년간 석탄 채굴 프로젝트 승인이 한 건도 없었지만, 트럼프 정부 1년 만에 이미 70건 이상의 석탄 광산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에너지부에 웨스트버지니아·오하이오·노스캐롤라이나·켄터키 등 석탄 발전소에 대한 자금 지원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 국방부에 석탄 발전소와 신규 전력 구매 협정을 체결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군이 석탄 기반 전력을 상당량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더 저렴하고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석탄 클럽으로부터 ‘아름답고 깨끗한 석탄의 명백한 챔피언’ 트로피를 받았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 감축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미국이 석탄 산업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정책적 역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온실가스 규제의 근거가 된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폐지하는 방안을 이번 주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이 실제로 미국산 석탄 수입 확대에 합의했는지 여부는 향후 양국 정부의 공식 설명에 따라 파장이 달라질 전망이다. 에너지 안보와 기후정책 사이에서 외교적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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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기자
이덕형 기자 1995년 방송사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앵커와 취재기자,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을 누볐고,올해로 기자 생활 31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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