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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 중단된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
서울 강동구 소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표류하면서 조합원들이 사업비 대출 만기를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출 규모는 약 7900억원으로 만기는 오는 8월이다.
26일 NH농협은행 등 대주단(대출 금융사 단체)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조합원들은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연대보증 없이는 대출기한 연장이 불가능하다.
사업단은 조합 측과 합의가 어려운 만큼 연대보증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대위변제 후 조합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조합원 한 명당 부담해야 할 금액은 약 1억2000만원이다.
현재 조합은 사업비 외에도 1조2800억원의 이주비 대출을 받은 상황이다. 총대출 규모는 약 2조원으로 한 달 이자만 67억원 가량이다. 다만 이주비는 토지를 담보로 제공한 상태여서 만기 연장은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조합과 사업단은 공사비 증액 문제로 최악의 갈등 국면을 맞고 있다. 양측은 2016년 총회에서 2조6000억원의 공사비를 의결했으나 2020년 6월 들어 약 5600억원 증액한 3조2000억원대로 계약을 변경했다.
하지만 현 조합은 증액 계약 체결 직후 전 조합장이 해임됐다는 점을 근거로 증액 계약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사업단은 더 이상의 협상이 불가능하다며 지난달 15일 유치권을 행사, 공사를 중단한 뒤 타워크레인 해체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설치된 타워크레인은 57대로 해체, 설치에 각각 3개월 가량이 걸린다. 사업단 측은 타워크레인 유지비용만 월간 150~200억원에 달한다며 더는 손해를 감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타워크레인 해체는 건설사가 보일 수 있는 최대 압박행위라는 점에서 사업단이 모든 법률적 검토를 끝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만기 시 조합이 사업비 상환에 실패할 경우 사업단이 사업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도 조합원들에겐 커다란 부담이다. 조합원들 사이에선 “이러다 재산을 잃고 길거리로 나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일부 조합원이 기존 조합과 별개로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 위원회(정상위)'를 출범하는 등 다른 행보도 보여 조합 내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하지만 사태 해결의 열쇠는 사실상 사업단에 넘어간 분위기다. 사업단은 앞서 조합이 지난달 공사비 증액을 수용하며 연석회의를 제의했지만 이를 거부하며 강경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더 나아가 △공사변경 계약서의 유효성 인정 △공사비 재검증 △공기 연장에 따른 추가 공사비 기발생 손실분 협의 △상가 대표 단체와 조합의 분쟁 종료 확인 △추가 공사지연 방지를 위한 감리단의 자재 승인 근거자료 제공 등을 요구하며 단 한 가지라도 받아 들여지지 않으면 공사를 재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공사 중단은 추후 협상을 위한 방법이 아닌 최후의 수단”이라며 압박했다.
서울시의 개입도 먹혀들지 않고 있다. 시는 공사 중단 이전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중재에 나섰으나 모두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조합이 대기업으로 꾸려진 사업단을 법적으로 상대하기는 버거울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내년 8월 예정이었던 입주가 이미 1년 반 넘게 지연된 상황에서 추가 손해는 감당하기조차 힘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개편이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반분양의 분양가를 높여 조합과 사업단의 손해를 최소화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ysce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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