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 삶의 질 위협하는 ‘층간소음’ … 건설사 ‘조용한 아파트’ 기술 경쟁

양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5-08-18 08: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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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2015년 전담조직 신설해 ‘H 사일런트 솔루션 패키지’개발
삼성물산,고중량 바닥패널과 스프링 활용한 모듈형 ‘RDS 시스템‘ 선보여
대우건설 ‘스마트 3중 바닥구조’ … GS건설, ‘5중 바닥 기술’
롯데건설, 구축 아파트에도 설치 가능한 ‘능동형 진동 제어’ 기술
▲ 서울시내 아파트 밀집지역<사진=양지욱 기자>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층간소음’이 이웃 간 갈등을 넘어 강력범죄로 이어지면서 정부와 건설업계가 해결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가정 내 생활 시간을 증가시켰고, 층간소음 민원 또한 급증했다. 정부는 ‘사후확인제’를 도입했으며 건설사들은 고성능 완충제, 다중 바닥구조 등 차별화된 신기술을 개발해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 제고에 나서고 있다.

18일 한국환경공단 ‘충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층간소음 상담 건수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연 2만 건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시기인 2020~2022년에는 연 4만 건대로 급증했다. 2023년 3만6000건, 지난해에는 3만3000건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충간소음 사후확인제’를 2022년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공동주택 완공 후사용승인 전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무작위 샘플 세대에서 평가하는 제도이다. 기준 미달 시 보완시공 또는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건설사별 층간소음 특화 기술 개발 박차…현대·삼성·대우·GS 등 

건설사들은 10년 전부터 층간소음 솔루션 개발에 적극 나서며 혁신된 신기술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 현대건설의 층간소음 저감 솔루션<이미지=현대건설>

 

‘현대건설’은 2015년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H 사일런트 홈 시스템Ⅰ’ 개발했다. 2021년 국내 최초 바닥충격음 성능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획득한 후 2024년 12월 기존 버전을 업그레이드한 ‘H 사일런트 홈 시스템Ⅱ’를 선보였다.


‘H 사일런트 홈 시스템’은 고성능 완충재(폴리에스테르와 폴리우레탄)와 고밀도 특화 모르타르를 활용해 ‘뜬 바닥 구조’의 성능을 극대화했다. 콘크리트 슬래브 위에 단열층, 경량기포콘크리트, 바닥용 고중량 모르타르(약 40) 등을 차례로 쌓아 층간소음과 진동을 효과적으로 저감했다.

 

2023년 3월에는 층간소음 저감기술에 대한 개발부터 실증까지 종합적인 연구가 가능한 ‘H 사일런트 랩(H Silent Lab)’을 구축했다.

‘H 사일런트 랩’은 바닥 시스템, 평면 구조, 저주파 및 진동 제어 기술, 소음 감지 알고리즘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합한 ‘H 사일런트 솔루션 패키지’를 개발해 층간소음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RDS 시스템(Raemian Dry-SMD) 전제 구조도<이미지=LH품질시험인증센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2년 층간소음 전문 연구소인 ‘래미안 고요안(安)랩(LAB)’을 설립해 모듈형 바닥 구조 시스템을 개발했다.

삼성물산이 선보인 ‘RDS 시스템(Raemian Dry-SMD)’은 고중량 바닥패널과 스프링을 활용한 층간소음 차단 신기술로 2022년 10월 ‘LH품질시험인증센터’에서 경량충격음 1등급 성능을 공식 인정받았다.

RDS 시스템은 완충재와 모르타르의 조합으로 바닥 구조를 완성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고중량 바닥패널과 스프링을 활용해 사전 제작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태로 시공한 것이 핵심이다.

 

산업 현장의 고성능 장비 진동제어 기술에서 착안한 것으로 충격 흡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데다 모듈러 방식으로 시공이 쉽고 균일한 차단 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우건설’은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해 충간소음 해결에 나섰다. 내력강화 콘크리트와 강화 모르타르 사이에 고탄성 완충재를 적용해 중간 소음을 줄인 바닥구조 시스템이다. 기포 콘크리트 공정을 생략해 시공 기간을 3일 이상 단축할 수 있으며 습식 공사를 건식 공사로 전환해 시공 호율성을 높였다.

대우건설은 세대 내 월패드를 통해 소음 강도를 알리는 ‘충간소음 알리미도 도입했다.


‘GS건설’은 기본 바닥구조인 3중의 습식 바닥 공법을 업그레이드한 5중 바닥 기술을 개발했다.

 

▲ GS건설이 개발한 ‘5중 바닥 기술’<자료=GS건설>


‘5중 바닥 기술’은 슬래브 위에 습식공정으로 바탕층을 시공한 후 고탄성 완충재를 설치하고, 중간층을 기존 기포콘크리트보다 중얄의 습식공정으로 처리한 후 시멘트 모르타르 마감층을 시공해 총 5중의 바닥구조를 적용, 충격음 차단 성능을 끌어올렸다.


‘롯데건설’은 기존 아파트에도 설치 가능한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개발했다.


롯데건설은 최근 ‘능동형 진동 제어’ 기술을 이용한 층간소음 저감 장치를 개발해 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 공동주택 위층에서 소음을 유발하는 충격이 발생하면 그 충격을 상쇄하는 진동을 발생시켜 층간소음을 저감하는 방식이다. 

 

롯데건설의 시스템은 천장 마감 내부에 간단히 시공할 수 있어 신축 아파트 뿐만 아니라 층간소음에 취약한 구축 아파트 적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건설업계에서 층간소음 저감 기술은 단순한 주거 편의 개선을 넘어 아파트 브랜드 가치와 직결되는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재건축·재개발 수주전 경쟁에 나선 건설사들은 ‘조용한 아파트’ 기술력을 핵심 요소로 삼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층간소음은 갈등 관리 차원을 넘어 아파트 프리미엄을 결정짓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기술 선도 기업이 브랜드 신뢰도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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