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이달 말 정례회의서 '나머지 제재심 방향’ 논의
사모펀드 관련 공방 시간 끌기 맞수로 ‘장기화 우려’ 제기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금융감독원이 DLF손실사태 관련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의 행정소송 1심 패소 판결에 항소한 가운데 이번 항소가 라임사태 등 다른 사모펀드 관련 CEO징계여부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7일 우리금융에 DLF 관련 손태승 회장에 대한 중징계 처분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키로 했다.
금감원은 이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는 지난 3일 법원으로부터 판결문을 받은 뒤 14일 만이자 항소제기 기한 마지막 날이었다.
우리금융은 금감원의 항소 결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 “금감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이어 “항소심 진행 여부와 관계없이 향후 금융감독당국의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강우찬, 위수현, 김송)는 지난달 27일 손 회장이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문책경고 등 중징계 취소 청구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금감원은 판결이 나온 후 항소 여부를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항소 여부에 따라 다른 금융사에 대한 제재와 향후 금감원의 제재 방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앞서 판결 직후 “판결문을 통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판단기준 등 세부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필요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긴밀히 협의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감원 안팎에선 항소 여부 결정이 늦어지자 정은보 금감원장의 시장 친화적 행보 등을 이유로 항소 포기를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DLF 상품 선정 과정에서 우리은행이 내부통제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면이 있어 법적 다툼 여지가 남아있다고 판단했고 이것이 금감원의 항소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감원은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도 DLF 행정소송을 앞두고 있으며, 하나은행 제재심의위원회와 관련해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게는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한 상황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 제재심 가능성 전망에 ‘초 긴장국면’에 접어들었다.
1차 2차 제재심의 구체적인 일정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라임·디스커버리·헤리티지·헬스케어펀드 등 하나은행이 판매했던 펀드들이 모두 안건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금감원은 오는 30일 제33차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금감원은 지난 7월 15일 첫 번째 제재심 이후 두 달 넘게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 속개를 늦춰 왔다.
하나은행 제재심 이외에도 금감원 제재심 절차를 마치고 금융위원회·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의결을 앞둔 증권사 CEO에 대한 징계 여부도 관심사다.
현재 금융위원회에는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판매 관련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징계안이 약 10개월째 계류 중인 가운데 내부통제 미준수에 따른 CEO 제재 및 소송이 맞물려 있다.
업계에서는 DLF재판 이후 연기된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관련해 금융사 CEO 징계 절차 재가동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금감원의 항소 결정이 향후 소송과 CEO 징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또 금감원의 항소로 금융권의 사모펀드 관련 공방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은 항소를 포기할 경우 금융사들의 내부통제와 관련한 다른 분쟁에서 수세에 몰릴 수 있고 관리·감독 책임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에 다른 금융사들의 펀드사태도 다시 뒤흔들 것을 계획하고 있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다만, 그는 “금융사들이 법적 공방에 맞서는 수로 시간 끌기를 지속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오랜 분쟁으로 흐지부지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모펀드 관련해서는 금감원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위반으로 8개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중 KB증권·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NH투자증권·신한은행·우리은행·기업은행 7개 금융사에 대한 제재는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 절차를 거쳐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 정례회의 등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들 금융사들의 진행 중인 제재 건에 대해 이달 말 열릴 예정인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전반적인 방향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라임 펀드 관련 3개 증권사에 대한 제재안에 대한 금융위 심의도 빠르면 다음 주 중 이른 시일 내에 재개할 것”이라며 “이들 금융사들의 내부통제와 관련해 사법적인 판단을 고려해 제도개선을 추진할 것으로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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