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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
금융감독원이 은행권 상장지수펀드(ETF) 신탁의 수수료 체계와 판매 관행을 전면 점검한다. 고객들의 ETF 보유 기간은 짧은데도 단기 투자에 불리한 선취수수료가 대부분을 차지해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30일 은행권 ETF 신탁 거래와 관련해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하고 투자자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6개 주요 은행의 ETF 신탁 판매액은 총 64조원, 판매 건수는 103만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판매액은 1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1조2000억원보다 8.8배 증가했다.
은행 ETF 신탁 고객의 평균 보유 기간은 42일로 비교적 짧았다. 지난해 1월 이후 동일 고객의 평균 계약 횟수도 5.5회에 달하는 등 반복적인 단기 매매 경향이 나타났다.
전체 ETF 신탁 거래의 94.6%는 가입 후 6개월 안에 매도됐다. 그러나 판매 계좌의 91.7%에는 가입 시점에 수수료를 한 번에 내는 선취수수료 방식이 적용됐다.
선취수수료는 통상 가입할 때 투자금의 1% 안팎을 한 번에 납부한다. 반면 후취수수료는 해지 시점에 연 1% 안팎의 수수료를 실제 보유 기간에 따라 일할 계산해 낸다.
금감원은 ETF 보유 기간이 짧을수록 후취수수료가 유리하고, 투자 기간이 1년을 넘어야 선취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낮게 설정된 목표수익률도 잦은 매매와 수수료 부담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금감원 조사 결과 목표수익률을 5% 이하로 설정한 계좌는 전체의 58.1%였다. 목표수익률이 3% 이하인 계좌는 20.8%, 1% 이하인 계좌도 1.1%를 차지했다.
목표수익률이 낮으면 조기에 매도 조건이 충족돼 재가입과 반복 매매가 늘어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선취수수료가 다시 부과되면 고객의 실질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
금감원은 “소비자가 목표수익률을 낮게 설정할수록 잦은 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선취수수료를 선택하면 수수료 부담이 늘고, 수수료로 납부한 금액을 투자하지 못해 발생하는 기회비용까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6개 은행 ETF 신탁 고객의 매각차익은 2조9100억원이었다. 은행이 받은 신탁수수료는 3948억원으로 고객 매각차익의 13.6%에 해당했다.
금감원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은 고객이 부담하는 반면 은행은 잦은 매매와 선취수수료를 통해 고객 이익의 약 14%를 수수료로 가져갔다고 평가했다.
특히 선취수수료와 낮은 목표수익률이 함께 적용되면서 은행이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수수료 방식을 적용했을 때보다 7.2배 많은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고객이 최적의 신탁수수료 방식을 선택했다고 가정할 경우 은행의 수수료 수익은 545억원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됐다.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ETF 신탁 거래가 늘어난 점도 금감원이 제도 개선에 나선 배경이다. 단기 매매와 선취수수료 적용이 확대되면서 투자 경험이 부족한 고객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은행 ETF 신탁이 증권사를 통한 ETF 직접 매매보다 신탁수수료 등 거래비용이 높아 단기 반복 거래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은행에서 가입한 ETF 신탁도 원금이 보장되지 않으며, 은행 신탁계좌에서는 ETF를 실시간으로 매매하기 어렵다는 점도 투자자가 유의해야 한다.
금감원은 은행권과 관련 협회 등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ETF를 포함한 신탁 수수료 체계와 은행 내부성과평가(KPI), 상품 판매 절차 전반을 개선할 계획이다.
선취·후취수수료와 중도해지수수료, 매매수수료 등 신탁 수수료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금융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KPI에 반영하고 있는 고객 투자수익률 지표의 산정 방식과 배점이 적절한지도 점검한다.
금감원은 고객의 자산 수준과 연령, 투자 목적과 투자 기간에 맞는 판매 전략을 은행이 마련하고, 이를 일선 영업점에 일관되게 적용하도록 판매 절차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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