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4 공급 확대…SK하이닉스 '80% 마진 전망' 60%로

임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6-08-31 10:46:38
  • -
  • +
  • 인쇄
LS증권, 삼성 목표가 40만→45만원·SK하이닉스 330만→240만원
HBM 수요 둔화 아닌 공급경쟁 변화…2027년 공급 부족·가격협상력은 지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HBM4 공급 확대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이익 배분 구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HBM 수요가 꺾인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HBM4 양산을 확대하면서 SK하이닉스가 공급자 집중 국면에서 누렸던 높은 수익성이 일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 전체는 여전히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HBM 업황 악화와 공급업체 간 경쟁 심화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31일 LS증권은 삼성전자(대표이사 전영현·노태문)의 목표주가를 기존 40만원에서 45만원으로 올렸다. 반면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는 33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낮췄다. 두 회사 모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목표주가 방향을 가른 핵심은 HBM4다.

LS증권은 산업 자료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전체 HBM 출하에서 HBM4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1분기 약 5%에서 2분기 약 35%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신제품 비중이 급격히 상승하는 과정에서도 2분기 HBM 혼합 수율이 전분기보다 5%포인트 이상 개선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 수치는 삼성전자가 공시한 실적 수치가 아니라 LS증권의 추정치다. 다만 삼성전자의 공식 발표와 방향은 일치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고 5월에는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 7월30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도 HBM4 공급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HBM3E에서 고객 인증과 양산성 문제로 경쟁사에 뒤졌던 삼성전자가 HBM4에서는 공급량을 실제로 늘리고 있다는 점이 달라진 부분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할인 요인이었던 HBM 경쟁력 문제가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판단도 여기서 나온다.

SK하이닉스의 HBM 경쟁력이 무너졌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SK하이닉스는 7월29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HBM4 양산 출하를 2분기에 시작했으며 하반기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약 10곳의 주요 고객사와 장기 공급계약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고객 관계와 높은 수율, 양산 경험은 여전히 SK하이닉스가 가진 경쟁력이다.

달라진 것은 수익성에 대한 눈높이다.

LS증권은 기존에 SK하이닉스의 2027년 HBM 영업이익률이 약 8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산업 상황을 반영해 올해와 비슷한 약 60% 수준으로 전망을 낮췄다.

60%도 반도체 제조업에서는 매우 높은 영업이익률이다. 따라서 이번 조정을 HBM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읽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HBM4 공급이 증가하면 고객사가 공급선을 나눌 수 있고, 특정 공급업체가 누리던 상대적인 가격·수익성 프리미엄도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LS증권 역시 목표주가 하향의 이유를 HBM 수요 감소나 메모리 사이클 종료에서 찾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HBM4 공급 확대와 양산성 개선이 확인될 경우 주요 고객사의 공급선 다변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공급자 간 경쟁구도가 정상화되는 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서 HBM 시장 전체의 가격 협상력과 SK하이닉스 개별 회사의 초과 수익을 구분해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7일 2027년 HBM 공급 협상이 2분기부터 이어지고 있지만 가격을 둘러싼 이견으로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2027년 HBM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HBM 공급 부족도 이어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2027년 HBM 비트 출하량이 전년보다 50~60% 증가하더라도 수요 증가를 따라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D램 생산능력까지 HBM이 잠식하면서 메모리 업체의 생산능력이 빠듯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HBM4 공급 확대가 곧바로 HBM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라는 의미다. HBM 공급업체 전체는 강한 가격 협상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사이에서 고객사별 점유율과 수익성이 다시 배분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향후 핵심은 전체 HBM 시장 성장률보다 회사별 HBM4 공급 비중이다. 삼성전자가 실제 고객사 출하를 얼마나 빠르게 늘리는지, SK하이닉스가 기존 고객사 내 높은 공급 비중과 기술 우위를 얼마나 지키는지가 중요하다. 여기에 HBM4 수율과 평균판매가격, 2027년 장기공급계약 가격이 두 회사의 실제 이익 차이를 결정하게 된다.

HBM 경쟁은 이제 '시장이 얼마나 커지느냐'만의 싸움이 아니다. 공급 부족으로 시장은 계속 성장하면서도 삼성전자의 HBM4 공급 확대가 이어지면 SK하이닉스가 누려온 상대적 공급자 프리미엄은 낮아질 수 있다. 2027년 HBM4 시장은 수요보다 늘어난 이익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어떤 비율로 가져가느냐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임종호 기자
임종호 기자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임종호 편집국장입니다. 경제·산업의 주요 이슈를 깊이 있게 해설하겠습니다. 기자 페이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HEADLINE

연중캠페인

토요경제 [로드인 포토로그]

오피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