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국공 정규직 전환, 대체 뭐가 문제인가
[기자수첩] 인국공 정규직 전환, 대체 뭐가 문제인가
  • 신유림 기자
  • 승인 2020.06.30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전환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정부와 공사는 이번 논란이 가짜뉴스로부터 촉발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비난은 그칠 줄을 모른다.

발단은 인터넷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었다. 자신을 이번 정규직 전환 결정의 수혜자라고 소개한 이 네티즌은 자신은 한 알바구직 사이트를 통해 입사했고 지금까지 월급은 190만원에 불과했지만 정규직 전환으로 연봉 5000만원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문제가 된 건 과도한 기쁨 표현과 함께 다른 취준생을 조롱하는 그의 태도였다. 이후 해당 글은 캡쳐돼 여기저기로 확산돼 공분을 자아냈다. 공채 인원이 줄어들 거라는 거짓 정보도 돌아다녔다.

물론 비이성적 그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팩트 확인 결과 위의 소문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 대체 뭐가 문제인가.

이건 전형적 프로파간다(propaganda)이다. 이번 논란과 오해는 ‘취업’이라는 사회문제를 넘어 정치 문제로 비화됐다. 먹이를 찾지 못해 굶주렸던 정치세력과 일부 언론에게 이번 이슈는 호재였고 맛있는 떡밥이었다. 결국 여기에 많은 사람이 낚였다.

덕분에 그들이 바라던 대로 20~30대 청년층 일부가 정부에 등을 돌렸다.

냉정히 생각해보자. 어마어마한 스펙을 쌓아왔던 취준생들과 이번 논란이 무슨 상관이 있나. 그들의 주장대로 정부가 역차별을 했다거나 취업기회를 박탈한 것이라면 그들이 스펙을 쌓아서 청원경찰이 되거나 자회사에서 청소직원이 되려고 했다는 말이 된다.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지만 모두가 바라는 세상이다. 여기엔 어떠한 차별도 계급도 없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를 질타하는 이들이 “나는 너희와 다르다”는 식의 사실상 또 다른 차별과 계급을 원하는 건 아닌지 곰곰이 돌아보길 바란다.

물론 우려스런 부분은 있다.

최근 다른 몇몇 기업의 사례에서 봤듯이 오랜 투쟁 끝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이 기존 정규직 노동자들과 동일한 처우를 요구하며 다시 투쟁에 나선다는 사실이다. 이는 명백한 욕심이며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다.

또 한편으론 이번 정규직 전환을 노린 부정취업 사례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혐의가 있다면 밝혀져야겠지만 그건 이번 논란의 본질과 전혀 상관없는 문제다.

다만 이번 사태는 그만큼 청년들이 절박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청년들이 받은 상처는 정부가 나서서 치료해주길 바란다.

또 난데없는 비난에 시달렸던 이번 정규직 전환 노동자들이 받았을 상처 또한 정부의 몫임도 잊지 말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