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후폭풍····취준생 향한 비아냥까지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후폭풍····취준생 향한 비아냥까지
  • 신유림 기자
  • 승인 2020.06.25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기업 정규직전환 멈춰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20만명 넘겨
공사 “일반직 채용 원하는 청년 일자리와 아무런 관계 없어”
청와대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일자리, 취준생과 무관"
지난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멈춰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캡쳐)
지난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멈춰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캡쳐)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인천공항공사가 보안검색요원 19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방침을 밝힌 가운데 공기업 입사를 준비해온 취준생들과의 역차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기존 보안검색요원들의 용역계약이 이달 말 종료됨에 따라 다음 달부터 제3기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합의된 전환심사 또는 채용절차를 진행해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앞서 공사는 “보안검색 업무 수행 시 자사 직원이 직접 수행할 경우 경비업법에 따라 검색 요원의 특수경비원 신분이 해제돼 공항 방호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직접고용 대신 인력 자회사 설립을 추진, 노조 측과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결국 공사는 지난 22일 보안검색 요원들을 ‘특수경비원’ 지위와 법적으로 거의 비슷한 ‘청원경찰’ 형태로 직접고용을 결정하면서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공채 준비생들의 공분을 자아낸 꼴이 됐다.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이는 일부 직원들의 행태가 논란에 불을 붙였다.

최근 인터넷상에서 한 네티즌은 “알바 구직사이트를 통해 공사에 들어와 월 190만원 받았었는데 이번에 정규직이 됐다”며 “서연고 나오면 뭐하나. 니들 5년 고생하는 동안 난 돈 벌며 공무원 됐다”고 취업준비생들의 감정을 격분시켰다.

또 어떤 이는 ‘열심히 공채 준비하고 스펙 쌓았는데 허탈하다’는 한 취업준비생의 말에 “누가 하랬나? 그럼 님도 비정규직으로 들어오시든가”라며 분노를 자아냈다.

이에 공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은 이번 정규직 채용은 “그동안 열심히 공채를 준비한 취업 준비생들에게 역차별을 두는 것” 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한 “알바생이 정규직이 돼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 및 복지를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 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멈춰 달라”는 청원은 동의자가 하루만에 2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공사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공사는 알바생이 정규직 된다는 이슈에 대해 “보안검색 요원은 2개월간의 교육을 수료하고 국토교통부 인증평가를 통과해야 하는 등 단독 근무를 위해서는 1년 이상이 소요 된다”며 “알바생이 보안검색 요원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보안검색원노조 또한 “검색요원들은 대부분 항공보안학과나 항공서비스학과, 경호학과 등을 나와 10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며 “일반직 채용을 원하는 청년들의 일자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정규직으로 전환한 뒤 기존 정규직 직원과 같은 연봉을 받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공사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보안검색 요원은 정규직으로 전환해도 평균 임금이 3850만원인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직원 평균 임금(8397만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노조 역시 “현 임금에서 약간 오를 뿐 공사 일반직과 비교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공사는 앞으로도 기존 일반직과 이번에 전환되는 정규직의 임금 체계는 별개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1인당 연 505만원(지난해 기준) 수준인 복리후생 혜택은 똑같이 누린다.

대규모로 정규직을 전환하면 신규 채용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공사 측은 “경영이나 회계 사무를 수행하는 일반직 채용은 기능직과 별개 진행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공사가 직접 고용하는 2143명은 보안검색과 공항소방대, 야생동물통제 등의 업무를 현재대로 수행하며 사무직으로 옮길 가능성도 낮다.

청와대도 보안검색요원 등 비정규직 직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낸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결정이 '정규직 직원의 자리를 뺏는 조치'라는 취업준비생들의 지적에 대해 “취업준비생들의 일자리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비정규직 보안검색직원의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현재 공사에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의 일자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황 수석은 "이분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거라면 모두 신규로 채용하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으나, 일하던 분들이 갑자기 일자리를 잃고 나가야 하는 상황도 공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또 채용의 공정성 논란에 대해 황 수석은 “국민의 생명·안전과 관련된 일자리는 안정돼야 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었다”면서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는 조금 다른 측면으로, 노동시장의 공정성을 지향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논란이) 청년 취업의 어려움과 관련해 정부에 과제를 많이 던지고 있지만, (공정성과 관련해 제기되는 문제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