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본말전도
[기자수첩] 본말전도
  • 신유림 기자
  • 승인 2020.06.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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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최근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생산 중단 위기에 처했다. 부품을 납품하는 2차 협력사 명보산업이 경영난으로 회사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최근 대다수 언론이 보도한 내용이다. 현대차의 안위를 우려한 기사다.

국가 기간산업인 완성차산업이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공장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안위가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우려 덕분(?)이었는지 다행히 명보산업은 이미 문을 닫았음에도 1차 협력사와 협의 끝에 한시적으로 공장을 가동키로 했다.

하지만 언론은 명보산업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하다.

‘2차 협력사가 사업을 포기해 펠리셰이드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 혹은 ‘2차 협력사가 한시적으로 부품을 공급해 펠리셰이드 생산라인이 재가동 됐다’ 등 오로지 관심은 현대차와 팰리셰이드다.

언론이라면 이번 명보산업의 폐업 사태로 자동차 부품산업의 구조적 문제, 또 원청과 하청이라는, 자연스레 을이 될 수밖에 없는 협력사의 애환을 재조명했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원청과 하청의 마진율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하청업체의 영업이익률은 1~2%대의 처참한 수준이다.

특히 대기업 하청업체의 경우 원청업체와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동반성장은 불가능에 가깝다.

국내 대기업들이 저렴한 가격과 품질로 글로벌시장을 제패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하청업체의 피눈물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끊임없는 품질 개선, 납품단가 인하, 이윤 독점의 반복이다.

정부는 지난 19일 제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를 열어 기간산업 협력업체와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한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이 업체들에 5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봉책이자 ‘빚’이다. 근본책은 원청과 하청 간 철저한 종속관계를 청산하는 일이다.

이번 명보산업 사태는 철저히 본말이 전도됐다. 비단 명보산업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적당한 이윤을 보장해주고 상생하는 것, 진부하지만 상식이 되는 날이 오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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