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증가로 부실화 우려…코로나發 금융 부실 '뇌관'
은행,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증가로 부실화 우려…코로나發 금융 부실 '뇌관'
  • 김사선 기자
  • 승인 2020.03.2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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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남대문시장. [사진=토요경제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남대문시장. [사진=토요경제DB]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은행들의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영세 자영업자의 대출 부실이 현실화되면서 금융권으로 위기가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개인사업자(소호·SOHO)대출을 늘려온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ㆍ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019년 말 기준 총 285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부동산ㆍ동산 담보대출이나 신용ㆍ기술보증기금의 보증부대출을 제외하고 은행이 돈을 빌리는 사람의 신용만 보고 집행한 자영업자 대출이 41조원으로 파악된다.

5대 은행의 총 여신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 비중은 지난 2월말 기준으로 △KB국민은행 25.5% △신한은행 20.9% △하나은행 20.6% △농협은행 16.8% △우리은행 15.4% 등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새 자영업자 대출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신한은행 9.3%, 하나은행 7.4%, 국민은행 6.3%, 우리은행 5.2% 등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자영업자가 많은 서비스업 대출은 전분기 대비 22조7000억 원 늘었다. 이는 200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금융권은 신ㆍ기보 보증부대출 일부가 신용대출 성격을 갖는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주요 은행의 자영업자 신용대출은 5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아직까지 은행권의 연체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 국내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33%로 지난해 12월말보다 0.04%P(포인트) 상승했다.

전달보다 연체율이 오르긴 했지만 2017년 1월말(0.39%), 2018년 1월말(0.32%), 2019년 1월말(0.36%) 등 추세를 보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 1월 0.18%, 2월 0.19%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말 0.20%에서 올 1월 0.23%, 0.24%로 올랐고, 같은 기간 하나은행(0.20%→0.25%→0.28%)과 우리은행(0.27%→0.28%→0.29%)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번 연체율 통계는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기 전 수치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영향으로 실물경제 타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2~3월 이후에는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더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올 2월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음식점업, 도·소매업, 여행업 등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서비스 업종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연체율 상승 우려가 더욱 커졌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 빅데이터센터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구유동량이 80% 이상 감소하는 등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서울 중구의 경우 2월 9일 930만명에서 2월 29일 200만명으로 80% 가까이 줄었다. 대구 수성구는 같은 시기 100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85%가 줄었다.

빅데이터센터는 "3월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반화되고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평상시 대비 90% 이상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인구유동량 감소를 매출과 연동해 계산하면 서울시 소상공인들은 매일 3000억원 가량 손해를 보고 있다. 서울시 소상공인 점포수는 67만개다. 일평균 매출은 56만원이다. 67만개 점포가 하루 3750억원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매출이 80% 줄어들면 약 3000억원 손해다. 10일이면 3조원이다. 한달이면 손해액이 9조원에 이른다.

이같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피해가 커지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활동 자체가 멈추고 있다는 점에서 현금 흐름이 막힌 기업 및 자영업자들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기가 어렵다”며 “물론 은행들의 대출 포트폴리오가 크게 변화돼 오면서 위기 발생 시에도 대손비용이 과거 위기 당시처럼 엄청나게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라고 추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은 금융 위험이 실물경제로 전이된 과거와는 달리 실물 위험이 먼저 왔다는 점에서 향후 금융권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가장 취약한 영세 자영업자 대출부터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금융회사의 꼼꼼한 대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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