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국산 부품수입 '의존' 언제까지...'제3의 길' 찾아야
[기자수첩] 중국산 부품수입 '의존' 언제까지...'제3의 길' 찾아야
  • 최봉석 기자
  • 승인 2020.02.12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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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제조업계에 한때 불던 '낙관론'은 실종됐다.

제조업의 현황과 미래를 분석할 때 경제 전문가들과 제조업 당사자들의 시각은 크게 다르긴 하지만, 그래서 예측이 살짝 어긋나더라도 '낙관론'을 살짝 좇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그런 그림은 더 이상 그릴 수 없게 됐다. 중국에서 만드는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현대차와 기아차 공장이 전부 멈춰서는 '셧다운' 사태가 벌어졌다. 그리고 셧다운 공포는 국내 산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 19 후폭풍이 국내 산업계를 본격적으로 강타하면서 생산중단 등 우려했던 피해가 현실이 된 것이다. 역사상, '강성 노조' 파업 문제로 업계가 타격을 입은 적이 있었지만 중국 부품 때문에 생산이 중단되는, 혹자의 표현대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상하고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일단 코로나 19 여파로 벼랑 끝 위기로 내몰리던 국내 완성차업계는 '발등의 불'은 껐다. 중국에 있는 부품 생산공장들이 예정대로 지난 10일부터 가동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일정부분 수습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아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내 자동차 산업이 생산절벽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우려가 또 다른 우려를 생산하는, 종착역 없는 '기괴한' 세상이 됐다.

르노삼성차도 전날 "확보한 중국산 부품 재고가 모두 소진됨에 따라 당초 예고대로 14일까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17~18일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수작업으로 생산되는 와이어링(배선장치) 하니스 때문에 기업은 물론이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놀라운 세상이 됐다. 자동차 조립 초기, 차량 바닥에 혈관처럼 깔아야 하는 부품을 국내에서 단 1개조차 생산할 수 있는 능력조차 없는 까닭에 일찍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을 겪고 있다.

차종·모델에 따라 종류가 달라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재고를 많이 쌓아두지 않는다고 업계 종사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는데, 자동차 업계 내부에선 이 같은 '중국 의존도'에 따른 피해 사례를 '산업계의 수치'로 기록될 일이라고 일갈하고 있다.

실제로 이베스트증권 유지웅 애널리스트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12일 가동재개 일정을 기준으로 "현대차는 약 3만대, 기아차는 약 7000대 생산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지웅 애널리스트는 "이로 인한 매출 손실은 현대차 9000억원, 기아차 2100억원, 영업이익 손실은 현대차 1500억원, 기아차 4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소재·부품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5년 동안 약 2배로 확대됐다. 특히 자동차에 쓰이는 부품인 와이어링의 경우 중국산 수입 의존도가 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세계경기 위축과 미중 무역갈등 등의 여파로 대중 무역이 부진하면서 소재·부품 수입도 감소세를 보였지만, 전체 소재·부품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0.5%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대중 수입 비중이 지난  2004년 14.1%였던 점을 고려하면 꾸준히 상승해 15년 새 2배 이상으로 커진 것으로 여전히 '중국의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그런 구조다. 노동자들이 밤잠을 안자고 24시간 노동력을 투입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이 이처럼 확대된 까닭은 국내 업체의 생산공장이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대부분 이동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결국 이번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역으로' 중국 의존도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풀 수 있는 방정식은 현재로선 사실 꽤나 복잡하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작금의 사태를 막기 위해 생산 공장을 모두 한국으로 옮기는, 또 인건비를 중국보다 싸게 하는, 그런 간단한 방정식으로 해결되고 대체될 사안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는 또 다른 빚 폭탄을 유발하고 또 다른 규제 속에서 진짜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안으로 변질되기 마련이다.

당장 산업계 안팎에서 공급라인, 우회로 등의 비상계획이 종합적으로 검토되는 이유고 또 실천을 위해 그렇게 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물론 그런 우회로 확보조차 생각보다 간단치 않을 것이다.

다만 중국 생산기지 물량을 베트남 등 동남아 주력 시장에 공급한다는 그러한 고민, 이번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제3의 길을 찾는 행위는 '생산 활성화 돌파구 아이디어'로 끝없이 고민해야 하고 그런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커다란 경고음에 대해 우리는 앞서 한국을 강타했던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현실화됨에 따라 대한민국 산업계는 장기간 요동을 쳤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로 인한 경영 어려움을 국산화로 극복했다. 우리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는 '해법'을 마련하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래를 만든 것이다. 일본이 또다시 '경제 보복'을 하더라도 미래 세상에선 주도권이 일본에 편중되는 그런 그림은 더 이상 그려지지 않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우리가 반드시 맞서 싸워야 할 리스크다. 일본 경제 보복도 그랬고, 중국산 부품 문제 역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중국이라는 나라 때문에 대한민국 산업계가 초토화되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다신 발생하지 않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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