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 연쇄 펀드 환매 중단에 시장 고사 우려
자산운용업계, 연쇄 펀드 환매 중단에 시장 고사 우려
  • 김사선 기자
  • 승인 2020.01.29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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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이어 알펜루트도 1108억원 펀드환매 중단
금융당국, 증권사 TRS 자금 회수 자제하라 경고
라임 사태에 부담을 느낀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사모펀드에 빌려줬던 자금을 선제적 회수 움직임이 자산운용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산운용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라임 사태에 부담을 느낀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사모펀드에 빌려줬던 자금을 선제적 회수 움직임이 자산운용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산운용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에 이어 알펜푸트도 판매 환매 연기를 결정하면서 자산운용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라임 사태에 부담을 느낀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사모펀드에 빌려줬던 자금을 선제적 회수 움직임이 자산운용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TRS 자금 회수 요청에 나서고 있는 증권사들에 경고를 날렸다

마켓컬리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유망 비상장 벤처에 투자해온 사모펀드 운용사인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지난 28일 '‘알펜루트 에이트리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 ‘알펜루트 비트리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 ‘알펜루트 공모주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2호’ 등 3개 펀드의 환매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체 설정액은 1108억원 규모다.

알펜루트는 “고객자산의 보호를 위하여 일정 시간동안 환매를 연기하는 것이 급매저가매각으로 인한 수익률 저하 방지의 측면에서 다수의 고객을 위한 더 좋은 대안이라는 생각으로 환매를 연기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알펜루트는 "다음 달 말까지 이들 펀드를 포함해 최대 26개 펀드가 환매 중단될 수 있다"며 "최대 1817억원 규모로, 총자산인 9000억원의 19.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펀드들은 가입과 환매가 자유로운 개방형이다. 전체 자산 2296억원 중 알펜루트 측 자금(479억원)을 뺀 금액이 1817억원이고 이중 개인 투자금은 1381억원, 증권사 대출액이 436억원이다. 알펜루트는 나머지 23개 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상황 변경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환매 연기 여부는 시간을 두고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알펜루트의 환매 중단 결정은 증권사와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해지로 촉발됐다. TRS계약은 투자 자산을 담보로 증권사가 돈을 대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일종의 자금대출이다. 레버리지(부채를 통한 자산투자)를 일으켜 자금 규모를 두 배 이상 키우고 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 자금력이 부족한 자산운용사들의 투자수단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최근 라임 사태가 불거지자 증권사들이 TRS 계약을 해지하고 대출금 회수에 나선 것이다. 알펜루트자산운용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자금 회수 결정을 통보한데 이어 신한금융투자도 자금 상환을 구두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펜루트는 대량환매청구의 원인으로 ▲1월말 L자산운용의 펀드실사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증권사의 우려와 ▲당사 펀드 수익증권을 TRS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PBS부서들이 사모펀드 시황 악화로 내부적으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극도로 회피하는 의사 결정을 꼽았다.

실제로 알펜루트에 자금회수 결정을 통보한 증권사들은 고객 투자 자산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선제적 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알펜루트자산운용 관계자는 "우려와 달리 환매가 연기된 펀드 대부분은 우량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알펜루트처럼 많은 운용사가 TRS 계약을 통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으로 펀드를 운용해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속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TRS계약으로 자금을 대준 운용사는 20곳이며, 해당 자금 규모는 총 2조원에 달란다.

자산운용업계는 증권사들이 알펜루트 계약해지로 끝나지 않고 다른 운용사에도 자금회수에 나설 가능성을 높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대한 시장 우려가 크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에도 자금회수를 요구할 수 있다"며 "펀드에 특별히 문제가 없는데도 대형 증권사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면 일반 투자자들도 불안감에 대거 환매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증권사들이 위험관리 차원에서 일부 운용사와 체결한 TRS 계약의 증거금률을 급격하게 올리거나 거래를 조기 종료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오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TRS를 통해 신용을 제공한 6개 증권사 임원과 긴급회의를 열어 현행 TRS 계약을 통해 취득한 자산에서 부실이 발생하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라면 갑작스러운 증거금률 인상 또는 계약의 조기 종료 전에 관련 운용사와 긴밀히 사전 협의해 연착륙이 이뤄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알펜루트자산운용 외 여타 사모 운용사 펀드에서 총수익스와프(TRS) 관련 자금을 회수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금감원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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