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결산/게임] 엔씨 리니지2M 열풍부터 위기 탈출한 넷마블까지...무거운 짐은 '여전'
[2019 결산/게임] 엔씨 리니지2M 열풍부터 위기 탈출한 넷마블까지...무거운 짐은 '여전'
  • 최봉석 기자
  • 승인 2019.12.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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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게임업계는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를 두고 각 분기 때마다 주사위를 두드리는 진풍경이 그려졌다.
올 한해 게임업계는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를 두고 각 분기 때마다 주사위를 두드리는 진풍경이 그려졌다.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올 한해 게임업계는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를 두고 각 분기 때마다 계산기를 두드리는 진풍경이 그려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나갈 '부각받는'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게임이지만, 해당 산업의 위기론이 유독 부각되면서 심각한 산업 축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끝없이 존재했다.

일단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 문제로 인해 국내 게임사들은 가장 큰 소비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에 신작을 수출할 길이 사실상 막혀 '해외 시장 진출 비즈니스'로 발을 동동 굴려야 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 이슈를 통해 '게임이용 행위'를 '질병' 취급하면서 국내 게임 산업의 위축 우려는 더욱 증폭됐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 시 게임에 대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암울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사들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게임 강국 답게 '역대급 콘텐츠'를 끝없이 생산해내며 한국 게임의 위상을 더욱 끌어올리며 '제2의 황금기'를 또다시 노리고 있다.

하지만 오랜 문제로 지적돼오던 게임 산업 내 업체들간의 빈부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등 '양극화 현상'은 더욱 고착화되고 있어, 게임업계는 여전히 무거운 짐을 떠안고 2020년을 맞게 됐다.

◇ 리니지2M으로 미소 짓는 엔씨, 결국 모바일 게임 시장 점령…과한 현금 결제 유도 논란도

이처럼 양극화 추세 속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기업으로는 엔씨소프트가 꼽힌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출시된 리니지2M은 나흘 만에 구글플레이 게임부문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 전작 '리니지M'이 2017년 6월 23일부터 지키고 있던 1위 자리를 2년 5개월여 만에 밀어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리니지2M의 하루 최고 매출이 3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리니지M에 이어 엔씨소프트가 약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인 리니지2M은 시장에 나온 직후부터 현재까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 자리를 꿰차는 등 말 그대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신작 일정 지연, 기존 게임 매출 성장세 둔화 등으로 '실적 부진'을 호소했던 엔씨소프트였지만, 리니지2M의 흥행과 이로 인한 '대백 행진'으로 대중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엔씨의 차기작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 IP(지적재산권) 리니지는 1998년 출시된 국내 최초 인터넷 기반 온라인 게임이다.

리니지2M이 대박을 터트리는 까닭은 모바일 게임 한계를 극복한 '뛰어난 기술력'도 한 몫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충성도가 높기로 정평이 난 IP를 활용했다는 점이 더 큰 이유로 꼽힌다.

이에 따라 엔씨는 IP를 기반으로 한 블레이드앤소울S와 블레이드앤소울2, 아이온2, 리니지W, 프로젝트TL 등 '차기작'에도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남은 과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논란도 계속될 전망이다.

일단 리니지2M은 충성도가 높은 하드코어 유저들이 대부분 매일 집중하는 게임인 까닭에 큰 변수가 없는 한 내년까지는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다른 게임사들이 내놓을 신작과의 경쟁 역시 만만치 않을 수밖에 없어 완벽한 승리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엔씨를 부정적 이슈의 도마 위에 오르게 하는 이른바 '현질(현금 결제)' 유도도 해결해야 하는 대목이다. 현질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는 조롱과 냉소가 이어지는데 이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도 남은 과제로 꼽힌다.

◇ 위기 탈출한 넷마블, 신작 담금질 한창..웅진코웨이 인수는 '글쎄'

엔씨소프트가 한해 농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처럼, 국내 게임업계의 또 다른 주역인 넷마블이 중국의 판호규제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실적을 이끌어낸 점 역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넷마블은 올해 3분기 신작 게임의 선전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199억원, 영업이익 844억원을 각각 올렸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 영업이익은 25.4% 각각 늘었는데 2분기 흥행 신작들의 국내외 실적이 온기로 반영돼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실적 턴어라운드(반전)를 이뤘다.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즈', '리니지2 레볼루션', '일곱 개의 대죄' 등 게임의 매출 비중이 각각 10%씩을 넘겼고, 2분기 출시한 'BTS월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등도 선전했다. 해외매출 비중은 직전 분기보다 4%포인트 증가한 6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4분기 실적도 큰 변수가 없다면 현재와 같은 상승 곡선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4분기 실적 성과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올해 매출은 3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2조 원은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넷마블은 지난 2012년만 해도 정체된 시장과 고착화된 게임들로 회사의 문을 닫을 정도로 존폐의 위기에 놓인 바 있다. 하지만 산업계는 내년에 더 기지개를 켤 게임사로 넷마블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넥슨 인수에 실패한 넷마블은 웅진코웨이에 눈을 돌린 상태다. 웅진코웨이의 실물 구독경제 모델에 넷마블의 정보기술(IT) 역량을 더해 스마트홈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다.

비록 넥슨 인수가 불발로 끝났지만 내년에 어떤 신작을 내놓을지, 또 어떤 M&A 재도전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관련 시장은 여전히 들썩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넷마블이 연말께 웅진코웨이 인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노조 변수를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며 현재까지 특별한 제스쳐를 취하지 않고 있어 인수 의지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노동계는 넷마블이 웅진코웨이가 처한 노동환경, 경영환경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인수전에 뛰어든 것 아니냐고 지적을 연일 쏟아내고 있고, 업계 일각에선 이에 따라 '인수 포기설'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에는 넷마블이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 답없는 판호, 중국게임 한국 진출 역습...지스타 2019에서도 중국 힘 '거세'

올해는 중국산 게임들의 한국 진출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생산한 게임들은 1년 내내 한국 게임을 위협하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고, 실제로 국내 상당수 게임사들은 대응법을 마련하지 못하고 꼬리를 내려야 했다.

물론 일부 국내 게임업체들이 2년째 막힌 중국 판호 때문에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며 돌파구를 찾았지만 한해가 다 지나가도록 국내게임의 중국 진출을 막았던 '판호' 문제의 실마리조차 정부가 찾지 못하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 와중에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꾸준히 영역을 넓혀오던 중국산 모바일 게임들이 올 한해 차트 상위권을 계속 점령했다는 점도 국내 게임업계를 이끌고 있는 회사들의 입장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로 지적된다.

지난 4월 취임한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박양우 장관이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에 참석해 중국의 판호 발급 중지에 대해 "내년 초쯤에는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게임 관계자들은 없다.

국내 게임업계의 위기론은 지스타에서 이미 증명됐다. 15년 동안 이어져온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의 안방은 올해 중국 게임업체들이 장악했다.

넥슨이 지배하던 '넥스타'는 옛말이 됐다. 넷마블과 펄어비스가 신작으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자연스럽게 행사의 흥행을 위해 빈자리는 해외 업체로 채웠다. 메인스폰서도 중국 텐센트가 맡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텐센트의 자회사 '슈퍼셀'의 전시장은 연일 관람객으로 붐볐다. 이외에 중국 게임사인 미호요와 X.D글로벌, IGG 등 기업체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전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게임업계가 23일 열리는 한중정상회담에서 해법을 찾는 이정표가 나오길 바라는 이유다. 판호 문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게임업계의 최대 악재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 이후 '판호'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임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허리를 지탱하는 중견 게임사들은 판호 문제까지 겹치면서 실적 부진으로 허우적대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촉발된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2017년 3월부터 외자판호를 발급받지 못하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받고 있고, 이는 큰 틀에서 국내 게임업계를 짓눌러왔다.

이에 따라 내년 게임업계의 또 다른 화두는 이러한 혹한기를 누가 먼저 가장 빠르게 탈출할 수 있을지로 귀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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