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작업 당시 무슨 일 있었나?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작업 당시 무슨 일 있었나?
  • 최봉석 기자
  • 승인 2019.09.0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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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전날 이재용 부회장을 위한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있었다'고 판단을 내려 주목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대법원은 전날 이재용 부회장을 위한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있었다'고 판단을 내려 주목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더 가혹한 형량을 짊어지게 됐다. 전원합의체는 지난 29일 이재용 부회장의 사건 중 2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받은 혐의에 대해 사실상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재용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받고 석방되면서 이른바 뇌물죄와 정경유착 범죄에서 외견상 자유로워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부패한' 정치 권력에 뇌물을 제공해 현안 해결을 시도한 '경제 권력'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더욱 더 노련미를 보였다. 8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가 새 국면을 맞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결국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재판에서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 어떤 답안지를 서술하느냐에 따라 삼성이 처한 작금의 위기는 더 큰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법원은 전날 이재용 부회장을 위한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있었다'고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의 이 같은 판단으로 뇌물액이 50억 원이나 늘어난 것 외에도 이재용 부회장을 더욱 더 사면초가 상황으로 만드는, 즉 '부적절한 경영권 승계작업이 존재했다'는 팩트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관련 수사는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결국 외관상 검찰 수사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캐고 있지만, 본질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삼성바이오 회계 변경→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연결되는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부정이 저질러졌다는 의혹을 밝혀내는 것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물론 분식회계 수사도 덩달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법조계와 시민사회단체는 대법원이 2심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고 "삼성에 경영권 승계 현안이 존재했다"고 판단한 것을 두고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앞서와 같이 집행유예 선고가 나오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6년 국회 청문회에서 "청탁을 한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리고 지속적 반복적으로 지배력 강화를 위한 승계 작업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해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대법원의 '명쾌한' 판단은 삼성바이오 분식 회계에 삼성그룹 차원의 개입, 즉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개입을 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낳게 한다.

이처럼 최종 판결은 비록 늦춰졌지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세력을 상대로 '부정한 청탁'과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중대 범죄 혐의에 대해 엇갈린 판단을 내렸던 2심 재판부를 무력화(?) 시키면서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도 일정부분 힘을 더 받게 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기소된 삼성전자 관계자들에 대한 1심 재판이 시작했는데, 사실상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수사는 성공적으로(?)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당장 이번 판결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양형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항소심과 같은 수준의 형량이 그대로 적용되진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 문제는 국정농단 사태는 물론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의 실체를 드러나게 하는 본질"이라며 "만약 고의 분식회계까지 자행했다고 최종 결론이 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삼성에게 유리한 판결이 파기환송심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삼성이 떠안게 된 '총수 리스크'를 재계와 보수언론, 보수 정치권에서 계속 언급하거나, 나아가 현 한국 경제 상황의 어려움, 이 부회장의 지속적인 현장경영과 여기에 한 배를 타는 거액의 사회 환원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를 받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처럼 재벌 총수에 대한 이 같은 '봐주기 판결'이 나오게 될 경우 후폭풍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일단 법조계에선 파기환송심 선고까지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여러 악재가 숨 쉴 틈조차 없이 터지면서 그룹 안팎으로 무거운 침묵이 감돌고 있다는 게 삼성 측의 하소연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사와 압수수색으로 오너와 경영진, 임직원 모두가 위축돼 있고 위기 돌파를 위한 동력이 모이지 않고 있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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