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소비자보호③] 10년 동안 제자리걸음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개혁 가능할까?
[기획_소비자보호③] 10년 동안 제자리걸음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개혁 가능할까?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9.05.13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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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반발 VS 보험업계, “소비자 편의증진위해 필요”
일각서, “건강보험공단 체계적 관리 미흡 지적..실손 비급여항목코드 표준화 개선돼야”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 몇 년 전부터 실손보험청구 간소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하더니 왜 지지부진한 거죠?

실손의료비를 청구하려면 아직도 병원에서도 보험사에서도 관련 서류를 전부 발급 받아서 방문 하라고 합니다. 지금 같은 디지털 시대에 아직도 우편·팩스 등으로 서류청구를 하라니 이해가 안됩니다.

‘제2의 건강보험·국민의 보험’이라고 불리는 실손 보험은 청구 절차가 복잡해 도중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계·의료업계 이견상충 문제로 보험금청구 간소화 시스템 도입이 미뤄져 소비자불만은 커지고 있다.

실손보험의 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의료 기관이 보험사로 청구에 필요한 내역을 보내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실손보험금 청구 절차가 복잡하고 번거로운 이유로 청구를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실손보험금 미청구 경험 비율이 47%로 가입자 두 명 중 한 명은 청구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험금을 미청구 이유를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방식이 불편할 것 같다는 응답이 71%에 달했다. 이밖에도 최근 금융소비자연맹이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의 응답자가 청구조건은 충족했으나 신청한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그 중 50%는 청구금액이 소액이어서, 27.5%는 청구절차의 번거로움, 11.8%는 시간이 부족해서로 응답했다. 또 나머지 9.8%는 청구비용이 발생해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의료보험 관련 개선 사항으로는 ▲보험금 청구의 간편화 ▲청구심사의 투명성 강화가 가장 많았다.

국회에선 이미 이런 소비자들의 번거로움을 해소하고자 관련 법안을 발의한 바 있지만, 의료업계 반발로 인해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민주당) 의원이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에선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간소화를 위해 전자서류 전송 중계기관·시스템 구축비용 등을 보험업계가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반면, 의료업계에선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표면적인 이유를 들며 반대하고 있다.

의료계는 환자도 모르는 새 의료 정보가 새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또 의료법은 의료 기관이 환자가 아닌 타인에게 의료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사본을 주는 것을 금지하도록 돼 있다.

일각에선 그러나 의료계의 진짜 속내는 따로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병원에서 수입원이라고 할 수 있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것들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고 이에 대한 수입이나 비급여 항목이 표준화가 된다면 병원에서의 경제적 손실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비급여 항목이란 도수치료 실비·체외충격파치료·증식치료·비급여 주사료·비급여자기공명영상진단(MRI/MRA)등으로 나뉜다. 그런데 도수치료와 같이 병원에서의 진료법이나 치료법이 제각각이면, 가격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어 가격산청이 표준화되면 곤란할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산화에 드는 비용은 그동안 소비자가 직접 이동하며 서류를 제출하고 담당했던 부분을 병원에서 담당하기 시작하면서 소프트웨어를 까는 등 비용이 드는 부분”이라며 “의료계에선 이를 굉장히 불합리하게 보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건강보험공단에서도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비가 나오면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급여항목에 대해서만 비용을 내주고 그 자세한 내역을 환자들에게 공개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므로 체계적인 관리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나종연 교수는 “많은 소비자가 아직도 청구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 것은 구조적 문제”라며 “지난 10년간 많은 소비자들이 같은 문제를 경험하고 있어 정책 개입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 교수는 “실손보험청구 간소화로 전체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인식이 공유돼야 한다”며 “보험금은 보통 자동이체로 빠져나가지만 병원서 진료를 받고 청구 과정이 힘든 것은 불공정한 면이 있는데도, 의료계는 우리 책임은 아니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과 보험 유관협의회, 보건복지부 등은 실손보험청구간소화, 실손보험 비급여 코드 표존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비급여 치료부문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어 각 의료기관이 환장에 부과하는 의료비는 천차만별이다.

이에 따라 당국은 비급여 항목 코드화 및 수집을 강제할 수 있는 법안도 추진할 예정이지만 아직 실손보험청구간소화시스템 도입 문제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비급여 치료항목 보고는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다. 이에 의료업계에선 코드가 부여된 일부 항목 집계도 수월치 않다는 시선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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