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소비자보호①] 은행권, 장애인 “취업문” 여전히 ‘빛 좋은 개살구’
[기획_소비자보호①] 은행권, 장애인 “취업문” 여전히 ‘빛 좋은 개살구’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9.04.30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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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장애인고용율 2%미만..현장서, ‘금융소외계층 정책 ‘무용지물’ 지적
장애인·일각서, “인식 개선 교육·사회적 배려 중요..시험·편의접근성 높여야”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 A씨(30세)는 지적장애인이다. 그는 최근에 은행에도 장애인 특별전형을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무보조에 지원하고자 서류를 제출했다. 그러나 적정성 판단 시험을 치러야 하는 부분에서 탈락되고 말아 상심했다.

# B(28)씨는 시각장애인이다. 그동안 지자체 장애인일자리센터에서 근무한 경력이 다인 B씨는 은행 텔러 취업도전에 새로이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인센티브도 제공되는 것이 없고, 인적평가 등 취업 시험 문에 가로막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보호 정책을 강화하면서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금융 이용 편의성 도모와 함께 금융기관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겉만 장애인 취약계층을 위한 편의성을 증진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현장에서는 정부의 장애인고용촉진정책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비장애인에 비해 취업 편의성 면에서 문턱이 높아 ‘빚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공공기관과 달리 은행들은 채용시 정당한 편의제공과 사회적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은행별로 장애인 채용계획은 제각각이다. 아예 채용계획이 없거나 검토 중인 은행도 있다. 보통 은행들은 정규직 채용 시기에 보훈부문에 함께 특별채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채용계획이 다르다 보니 연간 장애인 채용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은행권 장애인 취업은 비공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막상 장애인들에게는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주요 은행들 중 올해는 장애인만 특별히 채용을 하는 곳은 NH농협은행이 유일하다. 실제로 농협은행이 5대 시중은행 중 올해 200명이 넘는 장애인 특별 채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NH농협금융은 지난 19일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 3.1%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384명을 특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중 농협은행에서는 업무 수행 가능 여부에 따라 대략적으로 250~270명 가량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장애인만 따로 채용하지 않고 일반 채용에서 장애인을 우대해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고용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의 경우 장애인만 특별 채용하는 경우는 현재 없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공채를 진행하지 않고 하반기 공채 계획은 9월 초에 예정돼 있다. KEB하나은행은 현재 검토 계획 중에 있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도 장애 채용을 보훈인력과 같이 연중 정기적으로 별도로 채용 진행하고 있다. 이미 지난 1월에 채용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도 사무지원직군 장애인 채용은 특별채용(보훈 등)에 포함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접수기간 지난3일부터 16일까지 시행했다. 전형절차는 서류를 제출한 후 1차 면접, 2차 면접, 인적성 검사를 통해 최종 인원을 채용한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공채에 같이 포함해서 장애인을 채용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시간 선택제 준 정규직으로 보훈자 75명, 장애인 25명 채용 중에 있다. 선발 인원은 창구텔러, 전화 상담직원, 사무지원 세 분야로 배치 받게 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장애인 시간 선택제 준정규직 전형은 특별전형 같은 방식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각 은행들이 취업 공고에는 ‘장애인 특별우대’라는 조항을 내걸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장애인 취업자 수는 되레 뒷걸음치고 있다. 실제 장애인들의 고용률은 ‘50인 이상 사업장의 2.3% 이상’이라는 의무 기준에 턱없이 못 미친다.

최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장애인 구직 취업 동향’에 따르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구직자 희망수는 10%이상 높은 반면, 5대 시중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인 데다가 1%도 넘기지 못했다. 

[자료 = 추혜선 의원실 제공]
[자료 = 추혜선 의원실 제공]

추혜선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은행별로 장애인의무고용율을 파악한 결과, 우리·신한·하나은행 등은 장애인 고용률이 1%도 되지 않았다. KB국민은행은 1%를 간신히 넘겼다. 그나마 장애인 고용률이 가장 높았던 NH농협은행도 의무고용률의 절반 수준인 1.46%에 불과했다.

이 밖에도 송옥주 의원이 공개한 2017년 12월 기준 ‘대기업집단 장애인 의무고용 현황’자료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기업 중 한국투자금융은 0.57%로 1% 미만에도 되지 않았다.

나머지 대기업 기업 중 금융그룹도 포함돼 있는 한화도 1.82%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자산총액 상위 금융기관 및 대기업들은 2% 미만의 고용률을 나타낸 셈이다.

이와 관련 은행들은 금융업무(영업 등) 특성상 장애인을 채용해도 업무배치가 쉽지 않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단순히 고용률만 따지기보다는 이미 채용된 인원에게 얼마나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지로 평가 방법을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면서 “이전보다는 장애인 채용기회의 폭을 넓히기 위해 안에서도 많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장애인 직종의 경우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른다. 장애인 자격을 충족하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8개 광역자치단체, 152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일괄적으로 채용하는 대규모 채용이다. 채용 부서는 대부분 사무지원 직무로 모집한다.

장애인고용의무제도에 의하면 상시 근로자수가 50인 이상인 경우, 매월 상시근로자 중 적용제외 인원을 뺀 적용 대상 인원의 2% 이상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한다. 이를 이행치 않을 때 부담금 납부대상 사업주가 되어 1인당 매달 50만원을 납부해야한다.

만약 2%의 인원을 장애인으로 고용하지 않는다면 2%의 해당하는 인원에 맞춰 부담금을 내야한다. 하지만 현장에선 장애인의 취업은 이마저도 잘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장애인들에게 실제로 응시할 기회조차 제공되지 않고 있어 비장애인과 경쟁할 수 있는 통로도 좁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 장애인 협회에서 주장하는 입장이다. 

한 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장애인끼리 들어가는 통로도 전무할뿐더러 특히 은행권은 비공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장애인들이 지원하고 싶어도 지원정보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시험편의제공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인식면에서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장애인 인식관련 교육이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정부와 공공기관이 먼저 장애인 고용 증진에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장애인 고용 문제는 계속 딜레마로 남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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