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금융꼼수마케팅⑤] 금융당국 ‘카드산업 대책’에 업계 원성...소비자는 ‘어리둥절’
[기획: 금융꼼수마케팅⑤] 금융당국 ‘카드산업 대책’에 업계 원성...소비자는 ‘어리둥절’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9.04.17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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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카드사 붕괴 우려 3가지 추가대책 요구”..당국, “실무자 논의 중, 기다려 달라”
소비자, “갑자기 또 혜택축소?”당황..일각서, “대형가맹점 권력 행위에 대한 근본적 문제” 지적
[이미지 = 각 사]
[이미지 = 각 사]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 [oo카드] ooo 고객님께 - 에이스 등급 선정되시면 적용됐던 연회비 면제 서비스가 종료되어 2019년 4월 15일부터 연회비가 정상 청구됩니다. 금융/할부금융 이자율 우대·프리미엄쿠폰할인 서비스 확대 등으로 더 좋은 혜택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이제 카드 혜택도 끝난 거 같네요. # 기존 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이 사라진다고 해서 막차라도 타자는 심정으로 혜택 많은 카드 발급받으려고 하는데 결제 수단 외에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가 카드산업대책 관련 싸움을 하고 있는 동안 정작 소비자들은 갑작스런 혜택축소에 어리둥절하고 있는 상황이 발생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정부가 규제강화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보니 업계·소비자 모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소비자와 업계 모두 유대관계를 형성하지 않으면 길게 갈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작 카드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내놓은 대책들이 현장에선 분쟁만 발생시키고 있고, 아무런 알맹이가 없어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카드수수료인하·과도한 마케팅 비용·빅데이터 산업 활성화 시킨다는 이번 대책을 두고 당초 대형가맹점과 법인회원에 쏠린 과도한 혜택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카드 수수료 인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풍선효과’를 일으켜 카드업계·협력업체·가맹점 등 이해관계 충돌이 빚어지면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우려와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이 중소 상공인이나 개인 회원들보다 대형 법인에 집중적으로 지원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근 이학영 의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통신법인 같은 경우 들어온 비용보다 마케팅 비용이 크게 발생돼서 역마진 현상이 일어났다. 이에 대형가맹점이 비용을 들여 판촉을 하고 영업확장을 해야 하지만 남의 돈을 가지고 생색을 낸 것이므로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카드사들이 12개 주요 가맹점에 1조 2253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 경제적 이익은 상품 할인이나 판촉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카드사가 부담하는 비용을 뜻한다. 해당 대형가맹점이 카드사에 지출한 카드수수료(1조 6457억원)의 75%에 달하는 수준이다. 

일례로 현대자동차는 앞서 기존 카드사가 당초 제시한 수수료 인상폭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로 합의를 했고, 통신사와 대형마트들도 수수료를 낮춰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학영 의원은 “현대자동차 마케팅 비용이 카드사에게 전달되고 이는 대형 가맹점이 일반 자영업자에 비해 낮은 수수료를 내고 있는 것”이라며 “계속 이런식으로 안일한 카드산업 대책이 지속된다면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축소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카드사 노조들은 앞서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업계가 요구해왔던 레버리지 비율(자기자산 대비 총자산 한도) 확대·대형가맹점 500억이상 하한선(입법사항 요구)·부가서비스 축소에 대한 구체적인 추가대책을 5월말까지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카드사들은 올해 혜택이 좋았던 서비스들은 모두 종료했거나 단종 시킨 상태다. 이에 최근 비자카드의 올린 수수료를 그냥 국내 카드사들이 소비자 대신 부담하고 있어 이것도 사실상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매우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당국은 카드혜택 더 줄여라,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지 말라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현장을 외면하고, 금융혁신으로 인한 빅데이터 자문 사업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노조들도 간담회 당시 “이 3가지 추가요건에 상응하는 수준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오는 5월 이후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노조 의견에 반대하는 일각에선 레버리지 규제를 풀어주게 되면 신규사업 하겠다는 카드사 기를 살리는 것 밖에 안된다는 부정적 시선도 있다. 고금리 부채인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영업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카드산업 억제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합리적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레버리지 규제를 열어둘 시 카드사 간의 경쟁유출에 대한 우려에서다. 서로 경쟁이 심화되면 마케팅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 시장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땐 ‘허탈하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주장이다. 갑자기 다양한 혜택을 누리던 부분들이 사라지게 되면 그야말로 결제수단 외에는 사용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현재 대안으로는 대형가맹점 역진현상을 해결해야 하는 방법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형가맹점의 업종별 마케팅 비용을 분석해 최소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하고, 카드사들은 영업을 위해 약관 변경했던 부분 관련 책임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 관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카드사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실질적 대책, 소비자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카드수수료 협상권 관련 자영업자에게 부여할 수 있도록 법제화 해주지 않은 상태에서 타협을 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재현 한국금융연구원 카드연구위원은 “정부는 카드산업이 과도한 마케팅, 출혈경쟁이 심하다는 판단 아래 이번 대책을 냈을 것”이라며 “다만 그에 따른 부작용은 그간의 지급수단 혜택 관련 소비자에게 피해가 갈수 있다는 부분을 잘 인지하지 못한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위원은 업계·소비자 모두에게 이로울 수 있는 실질적 대안으로 ▲현금사용·카드비용과 동일시 규격 체계 모색 ▲연회비 카드 유효성 판단 ·소비자의 효용성 여부 혜택 서비스 논의 ▲갑부 가맹점 권력 저하 규제 재검토 ▲현행 여신금융법 감독규정 개정안 등을 제시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앞서 지난 9일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연내 빅데이터 신사업 관련 자산관리 ▲중금리 대출 자산은 레버리지 비율 산정 시 총자산 부분에서 제외 ▲법인회원과 대형가맹점 대상 카드사들의 출혈마케팅 법령으로 제한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에 대한 자동해지 제도 폐지 방침 등이다.

금융위는 카드사 노조 및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이달 중 실무진 회의를 통해 추가적 대책을 결정할 예정이다. 레버리지 비율 확대의 경우엔 가계부채 증가 등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산정 방식을 바꾸는 방향으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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