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③] 보험권 ‘혹한기’에 주총 이슈 주춤...‘사외이사’는 ‘옥에 티’
[주총시즌③] 보험권 ‘혹한기’에 주총 이슈 주춤...‘사외이사’는 ‘옥에 티’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9.03.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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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악화·당국 감독 기세에 심리적 위축..CEO· 사외이사 재선임 ‘관’출신
정부 규제 안전성 확보 기조 유지..일각서,‘사외이사 모범규준’실효성 의문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은행에 이어 보험권도 정기주주총회 개막이 열린 가운데 올해는 순탄하게 진행하려는 모습이 크다. 이에 일각에선 보험권의 혹한기를 맞아 영업실적 저조·당국감독권한 강세 등으로 심리 상태가 위축된 경향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앞서 21일, 22일 정기 주주총회의 개막을 알렸다. 이미 완료한 보험사는 삼성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흥국화재·롯데손해보험 등이다. 이들 보험사는 최고경영자(CEO) 재선임 확정 등 주요 안건을 통과했다.

또한 올해도 주총 시즌 전 대규모 보험사들의 사외이사 소규모 물갈이와 ‘관 출신’ 중용으로 일각의 사외이사 거수기라는 오명에서 ‘뭇매’를 다시 받고 있다.

먼저 삼성생명의 경우 2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총 4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 중 임기가 남은 강윤구 이사를 제외한 3명의 이사를 선임 또는 재 선임했다. 여기엔 이근창 영남대 교수와 이창재 변호사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신규로 이름이 올랐다.

문제는 이근창 영남대 교수가 2014년 전 보험학회장 출신이라는 점과 이창재 변호사가 박근혜 전 정부 시절 법무부 차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관료’출신의 중용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선 삼성생명이 ‘즉시연금’ 사태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한 외부 차단을 위해 안전망 장치 역할로 이창재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창재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현재 법무법인 아미쿠스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또 재 선임된 허경욱 현 사외이사도 기존 관료 출신이다. 허경욱 고문은 이명박 전 정부 시 절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 국책과제1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을 지냈으며,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실 비서관과 보건복지부 차관을 지냈다.

허경욱 고문의 재선임과 관련해 앞서 18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허 씨가 소속된 법무법인 태평양이 삼성생명을 포함한 삼성그룹 계열사에 다양한 법률 대리 및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독립성 결여 문제로 선임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삼성생명 측은 “이번 사외이사진은 학계나 법조계, 관료 출신 등으로 구성했다”며 “기존 2명의 사외이사가 빠지면서 학계와 법조계 출신인 신규 후보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이와 함께 임기가 남아있는 강윤구 고려대 법학전문대 특임교수를 포함 총 4명의 사외이사 재편을 마쳤다. 이에 신규 사외이사들의 2022년까지 약 3년간이다.

22일 삼성화재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를 재 선임했다. 나머지 사외이사인 박대동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박세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20년 3월, 김성진 한양증권 사외이사는 2021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삼상화재의 재선임한 사외이사 인물도 ‘관’에 몸담은 이력이 있다. 이는 정부 및 금융당국의 금융사별로 감독강화가 거세지면서 이에 대한 기조를 대비하기 위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화재의 이번 주총에서의 안건 중 제69기(2018년) 재무제표와 정관 변경안, 이익 배당안, 이사보수 한도액 승인안 등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배당은 보통주 1주당 1만1500원으로 배당 총액은 약 4889억원이다.

이밖에 같은 날 주총을 연 현대해상은 각자 대표이사인 이철영 부회장과 박찬종 사장을 재선임했다. 이들은 3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내년 3월까지 1년 연장됐다. 현대해상의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인 정몽윤 회장은 임기 3년의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이철영 부회장과 박찬종 사장이 3연임에 성공한 이유로는 실적 개선 평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은 37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6% 감소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 2년째 4000억원 이상 순이익을 올렸다.

이철영 부회장은 2007년부터 2010년 현대해상 대표를 맡은 후 3년간 5개 자회사 이사회 의장을 지낸 바 있다. 이어 2013년에 다시 현대해상 대표로 복귀해 9년간 이끌고 있다.

흥국화재도 권중원 대표의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권중원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것은 2006년 태광그룹 계열사 편입 후 처음이다. 13년간 10명의 CEO가 바뀐 바 있다. 이에 권 대표는 실적 회복과 자본 확충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매각절차를 밝고 있는 롯데손해보험사는 김준현 전 금융감독원 국장을 감사위원으로, 김용대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새로 뽑았다. 정중원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은 사외이사에 재선임됐다.

메리츠화재, 코리안리도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메리츠화재는 이지환·조이수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의결했다. 임기는 2년이다. 이지환 사외이사는 카이스트 경영대학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생명 상무보 출신인 조이수 사외이사는 한동대 경영경제학부 교수직을 역임하고 있다. 코리안리는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김학현 전 농협손보 대표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보험사 주총은 실적악화 등으로 인해 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조용하게 가는 방향”이라며 “일부 보험사의 CEO 연임 사외이사 재선임 등 외 큰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임기만료 앞둔 CEO연임 가능성과 사외이사 교체 인물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주총 관전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형보험사의 경우 사외이사 거수기는 여전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 ‘사외이사 모범규준’실효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작년 한국지배구조원(CGS)·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새 주요 상장사의 사외이사 활동에서 금융사 50여곳은 매년 평균 90%를 넘는 매우 양호한 출석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보험권의 경우 삼성·한화·교보 등 자산 30조원 이상 중대형 생명보험사 8곳과 삼성·현대·DB 등 자산 10조원 이상 중대형 손해보험사 8곳도 총 91회 이사회에 267개 안건을 상정했으나 부결된 안건은 한 건 뿐이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산업자본 등의 오너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이사회의 기능이 ‘거수기’에 가깝다고 지적하며 은행권에 이어 2014년 ‘사외이사 모범 규준’을 도입한 바 있다. 이에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 분리가 보험업계의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 모범 규준’을 도입해도 여전히 금융회사에선 외부의 안전망 장치 역할로써 전직 관료출신을 사외이사로 두는 경향이 남아 있어 사외이사 제도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금융사 이사회에서 논의된 안건·활동 내역 등을 금융사별 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알 수 있도록 공시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14년 당국이 지배구조법을 변경하게끔 권고한 이후 일부 금융사들이 사외이사 활동내역을 공시해왔지만 현재는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재규정 및 검토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성규 서울대학교 경영학 교수는 “인권경영체제, 경영감시 역할 감시로 만들어진 사외이사제가 대주주의 독단적 경영을 막기 위한 제도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지배구조법에 의한 자율경영체제를 침범 하지 않는 범위하에서 사외이사 모범 규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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