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입맥주 시장 꼭 잡아야 하나
[기자수첩] 수입맥주 시장 꼭 잡아야 하나
  • 김자혜 기자
  • 승인 2019.03.20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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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수입맥주 파상공세에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 신제품 출시로 어렵고 힘든 맥주사업의 마침표를 찍겠다”

지난주 새로운 맥주를 출시한 주류회사 대표는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이 간담회 시작 전후 모두 출입구에서 인사를 나누는 등, 신제품을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처럼 알콜제조업체가 신제품 출시에 힘을 싣는 것은 최근 4~5년새 수입맥주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며 국내맥주시장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맥주 수입량은 2013년 8965만 달러에서 지난 2017년 2억6309만 달러를 로 4년 새 3배로 껑충 뛰었다. 여기에 소비자의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도 늘어 업계일각에서는 2023년까지 수제맥주시장이 20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모 매체에서는 수입맥주의 인기요인 배경에 주세, 즉 주류에 대해 부과되는 조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국산맥주는 출고가에 판매비와 이윤을 포함한다. 이에 반해 수입맥주는 수입 신고가에만 세율을 매기도록 하고 있어 판매가가 더욱 저렴해진다는 것이다.

정작 맥주를 즐기는 맥덕(맥주 매니아의 은어)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가격보다 결국 맛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소비트렌드도 한몫을 한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주류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를 찾는 소비트렌드가 우세하다. 소비자들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거나 이색적인 경험을 찾아 ‘모험’하는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 덕분에 편의점, 마트, 이커머스 등 유통 식음료 업계 전반은 새로운 것을 찾는 모험자들을 위해 제품의 출신(중소기업)과 국적, 심지어 나이(과거 제품 재출시)까지 가리지 않고 새얼굴을 만들어 내느라 바쁜 모습이다.

수제맥주, 크래프트비어 시장이 커진다는 전망에서도 소비자의 입맛이 까다로워졌다는 것을 알수 있다. 수제맥주는 작은 규모의 양조장에서 특유의 맛을 내는 맥주를 소규모 생산한다. 큰 규모의 공장에서 양산하는 맥주대비 저렴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그럼에도 크래프트 비어 펍(pub, 영국식 바 술집)이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젊은 소비자와 맥주애호가들 사이에서 신선하고 새로운 맥주를 경험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류세 문제로 국산맥주가 설 곳이 없다거나, 국산 대표맥주라 시장을 다시 점유해야 한다는 공식은 현재 시장이 원하는 요구를 정확히 읽어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결국 맛이다. 맥주는 주류로 입으로 들어가 오감을 자극한다. 한 잔의 술로 직장인의 피로를 풀게 하는 ‘마시는 것’이다. 가격이나 환경을 탓하기 이전에 소비자가 원하는 요구사항에 적중한 답을 내놓아야, 현재 강자와 한판 승부를 해볼 만 한 것이 된다.

수입맥주와 크래프트 비어를 통해 소비자들은 이미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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