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법정구속...타 은행장 구속위기에 “긴장”
‘채용비리’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법정구속...타 은행장 구속위기에 “긴장”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9.01.1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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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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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채용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실형선고를 받았다. 이에 채용비리, 업무방해 등 재판을 받고 있는 타 은행장의 재판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재희 판사가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광구 은행장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 전 은행장이 도주 위험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이 전 은행장 외 실무진들은 이 전 행장이 ‘추천인 현황표’에 합격을 의미하는 ‘동그라미’를 쳐 인사팀의 특별 관리를 받은 걸로 조사됐다. 이에 재판부는 이 전 은행장 등이 외부 기관과 은행 내 친인척 자녀를 명부로 만들어 관리하며 부정청탁 채용특혜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서류와 면접 등의 전형 단계에서 불합격권인 이들을 합격권으로 처리하는 등 위계에 의해 인사담당 직원들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서류상 1차 면접, 2차 면접 등의 단계를 통해 신입직원을 채용했다. 또 각각의 채용 단계에서 불합격권으로 처리된 청탁 대상을 부당하게 합격시킨 정황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수년간 청탁 명부를 바탕으로 합격자를 바꿔치기했고 채용 업무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저해하고 방해했다”며 “많은 취업준비생이 느꼈을 절망과 허탈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 은행장과 함께 기소된 실무진들도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우선 홍모(53) 전 인사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남모(60) 전 수석부행장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장모(58) 전 국내부문장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 받았다.

또 조모(53) 전 인사부장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함께 기소된 이모(45) 전 인사팀장도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최종 결정권자는 은행장이라고 하더라도 면접 업무는 은행장에게서 면접 담당자들로 업무가 위임된 것이므로 별도의 독립적 업무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일각에선 우리은행 재판결과를 바탕으로 채용비리·업무방해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KEB하나·신한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의 향후 채용비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연임을 앞두고 있는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경우 치명적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채용비리 혐의를 벗었지만,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불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현 회장은 신한은행장직으로 있던 2015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지원자 30명의 점수를 조작하고, 남녀 성비를 맞추기 위해 지원자 101명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 측은 이런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고 있다. 1심 판결은 올해 연말쯤으로 예상된다. 신한지주의 차기 회장 선출 절차는 12월에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지 않은 이상 이번 재판 결과가 연임 가도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다. 2015년 신입 공채에서 지인인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로부터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인사부에 이를 전달하며 잘 봐줄 것을 지시해 서류전형 합격자 선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 은행장은 올해 3월 현 은행자의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재판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함 행장은 지난해 6월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윤종규 KB금융지주는 회장은 불기소 처분됐지만, 국민은행 노조에서 반발이 심한 가운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조는 지난해 11월말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와 법원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고 재수사를 촉구 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26일 법원은 윤 회장을 불기소 처분하고 국민은행 채용담당자 등 실무진 4명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청탁을 받은 지원자들의 명단을 관리하면서 채용특혜를 제공하고 남성지원자들의 서류전형 평가점수를 높여 여성지원자들을 탈락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노조는 윤 회장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 후 지난 9월18일 대검찰청에 재항고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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