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몰라주나”...이유 있는 KB국민銀 노조 파업..정당성 '갑론을박'
“왜 몰라주나”...이유 있는 KB국민銀 노조 파업..정당성 '갑론을박'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9.01.10 0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과급 관련 갈등요인 비화..파업 최대 쟁점은 ‘페이밴드’
일각서, 경영진·직원간 신뢰 문제.."임금산정체계 객관적 잣대” 필요
[사진제공 = 연합뉴스]
[사진제공 = 연합뉴스]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KB국민은행 노조 파업을 둘러싸고 성과급을 더 받기 위해 진행했다는 차가운 시선이 커지고 있다. 특히 노사 간 갈등으로 일어난 불씨가 고객 불편 항의로 빗발치면서 정당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에 일각에서는 노동자의 권리와 보호·경영진 불신에 대한 문제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파업 사태가 금융권 전체 불씨로 번지면서 파업의 배경에  대해 관심이 높다. 하지만 파업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 및 금융권 관계자들의 시선이 곱지 만은 않다.

KB국민은행 노조가 돈에 욕심나 ‘배부른 파업’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하면, 뿌리 깊은 경영진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잠재돼 있던 갈등이 누적돼오다 극한 상황까지 치달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민은행노조가 파업을 하기까지의 배경은 은행권 ‘성과급제도’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직원 차별이 지속됨에 따른 누적된 사측과의 갈등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노조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간 갈등이 총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린 원인은 신입직원과 기성직원 사이에 차별을 만들고 있는 임금산정체계인 ‘페이밴드’ 제도에 있다는 설명이다.

‘페이밴드’는 직급별로 기본급 상한을 둬 연차가 차더라도 승진을 못하면 임금을 제한하는 제도다. 국민은행은 2014년 11월부터 신입 행원을 대상으로 적용해왔다. 하지만 임금이 밴드 안에 있는 체계가 이원적으로 되다보니 신입행원은 승진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A은행의 한 직원은 “페이밴드는 성과를 채우지 못하면 다음 승진이 어려운 구조”라며 “여성의 경우 육아 등 복지혜택도 덜 받아 직원 내부적으로 불만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임금체계에 대한 단계적인 완화나 제도개선이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기본급의 300%)의 성과급을 요구한 상태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사측은 작년 경영목표 달성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기본급 200% 내외의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사측은 또 2014년 신입행원부터 도입된 페이밴드를 전 직원으로 확대 적용하자고 했다. 사측은 은행의 인사 적체와 맞물려 3년 마다 무조건 연봉을 인상해주는 호봉제로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또 승진 유인을 극대화해 일의 능률을 높이고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회·노동계 일각에서는 은행권 노사 간의 갈등이 고액 연봉자들끼리의 배부른 소리라고 비판할 수는 있지만, 사회적인 눈으로 봤을 때에는 핵심 쟁점을 다르게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우리나라 일부 보수기득권들 속에서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가 비난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국민은행 노조 파업의 핵심 쟁점은 먼저 이전 경영진들의 채용비리 등 직원 차별 문제와 은행장의 노조 선거 개입 등 여러 얽힌 갈등들로 인한 불신의 계기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 소장은 “그리고 내부 임금체계에 대한 단계적인 완화와 임금협상 문제 및 복지문제 관련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다른 일각에서는 ‘페이밴드’(성과연봉제) 문제가 비단 은행원들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시선도 있다. 청년 노동자인 입장에서 봤을 때 ‘나도’ 성과제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은행 취업준비생인 B씨(29세)는 “사실 페이밴드가 객관적인 평가 잣대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된 걸로 알고 있다”며 “승진을 위해 일하는 기계가 되다 50대 중반이 되면 해고되기 딱 좋은 제도”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한 노동법률 전문가는 경영진들의 통제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는 성과연봉제(페이밴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관계자들에 의하면, 기업 인사 평가의 주체는 사용자 또는 관리자급이 대부분이다 보니 주관적인 성과측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이승길 아주대학교 노동법률 교수는 “페이밴드는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객관적인 잣대가 없는 상태에서 부작용이 발생되고 있다”며 “직원들의 직무분석 및 평가, 자기개발 등 공정한 평가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주요 시중은행 성과급 합의 관련 신한·우리 등은 일찍 매듭지은 가운데 KEB하나은행은 아직 협의 단계가 진행 중이다. 이에 행여나 국민은행 파업 여파가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노조측은 ‘제도통합’이 핵심쟁점이기 때문에 다르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통합 후에도 옛 하나은행의 4직급 체계와 외환은행의 10직급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합의안에서 직급체계를 4단계로 통일하고 복지제도는 두 은행 제도를 모두 수용하기로 했지만 급여 문제에서 일부 조합원의 이해가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일찍 임단협을 마친상태다. 우리은행은 임금피크제 진입 연령과 임금 인상률·경영 성과급 제도 시행 등 주요 현안에 합의했다. 임금 인상률은 2.6%,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는 만 55세에서 만 56세로 1년 연장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일반직 2.6%, 사무지원 및 리테일서비스직군 4.0%의 임금 인상률에 합의했다. 임금피크제 진입시기는 만 56세로 정해졌다. 성과급의 경우 기본급의 약 300%를 경지급한다. 이외 52시간 상한근로제 도입과 관련 점심시간 1시간을 포함해 PC 온·오프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