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진통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처방전은?... ‘문재인 케어’ 도입
10년 진통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처방전은?... ‘문재인 케어’ 도입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9.01.0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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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당국 등 실질적 대책 논의..의료계 여전히 냉담
보험업계, 간편청구 도입 시도..일각서, “제도적 보완” 시급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10년 동안 잰걸음이었던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전산간소화 추진방안 논의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의원이 주최한 ‘청구간소화 토론회’이후 보건복지부·당국이 함께 실질적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계에선 ‘환자 개인정보 보안성·비급여표준화에 대한 우려’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또한 현행 의료법과 연관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손의료보험은 의료비로 실제 부담한 금액을 모두 보장해 주는 건강보험을 말한다. 실제 손실을 보장한다. 그러나 가입률 대비 보험금 청구비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손보사들은 소비자 편익증진을 위해 직접 서류를 발급해야 하는 기존 방식보다 간편화했다. 실제로 NH농협생명, KB손해보험, 교보생명 등이 대형 병원들과 손잡고 실손보험 간편 청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지난해 12월 7일 ‘실손보험금 간편 청구 서비스’를 선보였다.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진료비 영수증과 진료 세부내역서 등 병원에 저장된 정보를 전자데이터(EDI) 형태로 보험사에 전송한다.

KB손보도 지난해 5월 부터 보험금 간편 청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농협생명과 마찬가지로 병원에 저장된 정보를 EDI 형태로 보험사에 전송하는 방식이다. 병원에서 진료 받은 환자들은 서류 발급 및 청구서 작성 등의 절차 없이 인증만 하면 보험금이 청구된다.

교보생명은 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보험금 자동청구시스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보험 가입 시 블록체인에 진료기록 송부 승인 정보를 기록해 병원과 보험사가 실시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은 휴대폰으로 전송된 교보생명 보험금 청구 안내 문자의 확인 버튼만 누르면 계좌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그간 소비자로부터 절차가 비효율적이고 불편하다는 지적에 따라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도개선 권고를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청구전산화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의료계반발로 인해 잰걸음이다.

[자료 = ’소비자와 함께’ 제공]
[자료 = ’소비자와 함께’ 제공]

‘소비자와 함께’라는 소비자단체에서 지난해 4월부터 5월까지 온라인 서베이로 진행한 조사결과, 실손의료보험 청구시 가장 번거로운 이유로 증빙서류 준비와 보험금 받기까지 꽤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지급되지 않은 보험금 규모도 적었다. 통원은 1만~3만원 미만이 60% 가량을 차지했지만 10만원 이상 미청구 비율도 12.8% 정도로 나타났다. 금액이 소액일수록 청구하지 않는 경우가 높게 나타났고, 입원의 경우 30만원 이상 미청구 비율도 31.1%에 달했다.

이에 국회에서도 이 같은 소비자의 불편한 점을 반영해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21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실손의료보험금을 전산으로 자동 청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와 같은 법안을 만들었다. 

고용진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바탕으로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전산화가 하루 빨리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일면서 보험업계가 전면에 나서 적극적으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시스템이 연내 중 시범 도입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보건복지부·금융위원회에서는 TF를 구성해 논의 중에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손의료청구 간소화 방안은 국민적 입장에서도 꼭 필요하다고 여겨 정부와 모색 방안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해서 보험업계입장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다. 이유는 기존 수기로 입력했던 부분이 전산화되면 인력비용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로부터 신뢰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주장하며 반대의 목소리가 크다. 현행 의료법이 진단서 등 진료 기록을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세라 대한의사협회 총무 이사는 “환자가 영수증을 내고 돈을 못 받는 문제는 보험사와 환자가 해결해야할 문제”라며 “의사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의료계가 심한 반발을 하는 진짜 이유가 민감한 환자 개인정보 유출 우려보다는 주 수익원인 비급여 진료비가 공개된다는 점에서 꺼려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간소화가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문재인 케어가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가 도입하고자 하는 ‘건강보험보장률’이 추진되면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문재인 케어는 모든 의료적 비급여를 건강보험권에 편입시켜 질환별 보장성 혜택 불형평성을 줄이고, 비급여 진료비 발생을 억제시켜 의료비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고자 계획됐다.

김대환 동아대학교 보험·경제학 교수는 “의료계에서는 비급여 진료비가 공개되면 밥그릇을 공개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마땅해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문재인 케어 정책이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면, 전반적으로 보장률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른 일각에서는 문재인 케어가 심평원 중개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민간보험·공보험 연계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민간보험사의 영업방침 개선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에 개인정보보호, 시스템 구축 비용 문제 등 대비 심도 있는 논의와 합의를 거쳐 합리적안 방안을 강구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나종연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인슈어테크(보험+기술 합성어)의 발달로 이미 청구과정의 간소화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 있지만 제대로 진전되려면 이해관계자들의 협조가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 교수는 “보험금 청구 주체, 전산화의 현실적 문제 등의 논의를 통해 궁극적으론 청구과정의 간소화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실손보험의 청구간소화가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스템 추진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 모두 적극적으로 보험금 청구 간소화에 나서고 있다”며 “간편화 추진을 위해서 당국, 정부, 의료계와 합리적인 조율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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