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겐 아리송한 ‘보험료 카드납입’...결제수단 바뀔까?
소비자에겐 아리송한 ‘보험료 카드납입’...결제수단 바뀔까?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8.12.05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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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허용기준 상품·회사별 제각각..엎친데 덮친격 카드수수료인하 후폭풍
금융업계일각서, “소비자 편의 위해 다양한 결제방식..정부 고민해야 제언”
최근 카드수수료인하로 인한 업계간 후폭풍· 핀테크 혁신으로 인한 간편결제시장 확대 등으로 보험료 카드납입 의무화 방안이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카드수수료인하로 인한 업계간 후폭풍· 핀테크 혁신으로 인한 간편결제시장 확대 등으로 보험료 카드납입 의무화 방안이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 생명보험사의 연금보험을 카드결제로 하려는데 안된다고 합니다. 정부가 카드납부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왜 안되는 거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달 전화를 걸어 보험료 결제를 한다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서울 성북구 소재 A씨)

# 실손 보험은 그래도 카드 납부 중인데 연금은 안되는 것 같습니다. 생명연금보험은 계좌 자동 이체밖에 안됩니다. 사실 너무 후진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인천 계양구 소재 B씨)

위의 사례처럼 매월 보험료를 카드로 납입할 때 여전히 보험계약자가 번거로움을 감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보험사·상품별 카드납입 허용내용을 협회에서 공시화됐으나 특정카드사, 장기상품의 경우에는 카드 허용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소비자 혼선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료의 카드납부 현황을 회사별·상품별로 각 협회에 공시를 강화했다. 최근 소비자편의를 위해 보험료 카드납입 의무화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당국이 보험사에게 공시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자료이미지 =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
[자료이미지 =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

실제로 손해보험협회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거의 모든 보험사가 카드납입 허용을 하고 있다. 다만, 보험사별로 정한 기준이 달라 해당 보험사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현재 자동차보험·실손보험상품의 경우는 제휴카드(특정카드)없이 가능하다.

C보험사 설계사는 “상품별로 또는 어떤 경로로 가입했는지에 따라 카드결제기준이 다르다”며 “손해보험사의 경우에는 대부분 가능하다. 자세한 것은 홈페이지에 공시돼 있는 카드 납부 가능한 부분들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과거 손해보험사는 오랫동안 제휴카드(특정카드) 아닌 이상 초회 분 제외하고는 현금 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실손 상품의 경우 매번 팔지만 카드 납 제외한곳 빼고는 현금납만 판매해왔다.

손보사 중에는 유일하게 농협손해보험이 카드납입이 전면 가능하며, KB손보사는 KB카드, 롯데는 롯데카드 등 제휴카드만 가능하다. 현재 KB손해보험·삼성화재 등은 통신판매 등 비대면 장기보험 계속보험료 납입분에 대해 신용카드 자동이체 방식을 도입했다.

이처럼 손보사의 경우는 카드 납부가 대부분 가능하지만 아직 생명보험사의 경우는 전면 도입에 대해서는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생명보험협회가 제공한 공시자료에 따르면, 국내 25개 생보사 가운데 카드 허용된 곳은 15곳이며, 전면 카드결제가 가능한 곳은 KB생명, 처브라이프생명 등 2개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는 특정카드사(제휴카드사)로만 카드허용이 맺어졌거나 단기인 즉, 1년 미만 보험은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장기인 경우의 상품(연금)은 거액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부담으로 현금납만 가능하게끔 되어 있다.

일례로 삼성생명은 판매중인 상품 가운데 삼성카드에 한해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는 보장성상품은 인터넷암보험 등 15개라고 기재했다. 계속보험료 납부는 151개 상품의 카드납부가 가능하며 저축성은 8개 상품이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생명보험사측에서는 소비자 편의에 대한 인지를 하고 있지만 장기보험상품이 많아 카드로 하기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존계약·신규계약 관계없이 카드납부를 허용하게 되면 기존계약에 대한 사업비 증가분을 보험사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는 설명.

즉, 보험료의 카드 납부시 수금비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되므로 이를 사업비에 반영해야 하나 기존계약에는 전산등록상 반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 따라서 보험사는 초과 사업비 지출로 인해 수지가 악화될 수 있다.

이에 설사 카드납부가 기존보다는 보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설계사 채널을 통해 가입해야만 결제가 가능한 상품이 있어 소비자들의 혼선만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정부도 카드납부 의무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못하는 이유로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강제하기에는 제한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여신전문금융업법령’과 현행 보험업법감독규정을 살펴보면 신용카드가맹점의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반면, 결제방법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 제1항에 의하면, 카드가맹점은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지 못하는 ‘의무수납제’ 규정이 있다. 따라서 보험회사가 신용카드가맹점이 아닐 경우 보험료의 신용카드 납부를 거절하는 것은 위반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보험료 카드결제 관련 전면 의무화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보험료 카드납부 방식이 보편화되기는커녕 점차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카드수수료인하 개편 후폭풍이 거세져 카드사·보험사간 밥그릇 싸움으로 인해 이견만 넓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료 카드납부 의무화 논의는 계속돼 왔다. 지난 5월초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소비자의 편의성 확대를 위해 보험료 카드납부확대를 추진해왔으나 수수료를 둘러싼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또 지난 7월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런 내용을 반영한 보험업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소비자가 현금, 신용카드, 직불카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험료를 납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어길시에는 최대 1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하지만 대부분 가맹점을 두고 있는 보험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성사되지 못했다. 더구나 이번 카드수수료인하 개선안으로 인해 골칫거리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이 연 3%대 초중반에 불과한데 거기에 2%정도를 카드 수수료는 지불한다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주장에 따르면, 만약 카드수수료율이 현행 2.2%에서 1%로 절반가량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보험사들이 부담하는 카드 수수료는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보험료 카드결제 시 보험사는 결제금액의 2.2~2.3%를 수수료로 카드사에 내야 한다.

이번 카드수수료인하 개선 골자는 연매출 5억에서 500억 원 이하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특히 연 매출 5억~30억 원 구간 가맹점은 우대 수수료율 가맹점으로 분류돼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평균 0.6%p 넘게 인하된다.

일각에서는 보험사들과 카드사들이 핀테크를 표방하면서 각종 모바일사업화로 가려하면서 카드결제를 거부한다는 것은 난센스라는 지적이다. 이에 카드수수료를 손해로 여기는 보험사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카카오페이·인슈테크 등 핀테크를 통한 결제수단이 가시화 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납부방식 도입에 대한 금융당국의 재차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승열 한송온라인센터 대표는 “핀테크 혁신으로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예를 들어 ‘페이’로 연동되는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결제방식의 다변화 속에서 소비자들의 편의성과 선택의 폭을 넓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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