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삼바 5조원 뻥튀기 논의”...‘삼바 분식회계 모의 내부문건 폭로
삼성 “삼바 5조원 뻥튀기 논의”...‘삼바 분식회계 모의 내부문건 폭로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8.11.07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용진 의원, “분식보고서 국민연금에 제출”...오는 14일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 파장 미치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내부 문건 추가 공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 문혜원 기자>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기업 가치를 뻥튀기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내부문건을 공개하면서 기업가치(밸류에이션)산정 문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이에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삼바의 분식회계 혐의를 재심의 하고 있는 가운데 고의성을 입증할 '스모킹 건'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삼바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오는 14일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을 둘러싼 재감리 안건을 심의하는 2차 회의를 앞두고 금융당국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앞서 지난달 3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분식 건을 재감리했으나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오는 14일 정례회의에서 재논의가 예정돼 있다.

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고의로 분식회계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긴 내부문서를 공개했다.

박 의원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자사 가치를 부풀려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박 의원은 앞서 열린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내부 문건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에도 “삼성물산이 2015년 7월 제일모직과 합병되기 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 부풀리기를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시 제일모직 최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에 유리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비율이 확정돼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도록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엉터리 보고서를 삼성물산 최대주주 국민연금에 제출, 합병 찬성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내부 문건을 자세히 보면,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반영한 내용이 있다. 문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본잠식에 빠지므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간 관계를 연결 종속회사(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 정황이 드러났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삼성에피스)에 대한 회계 처리 적정성 여부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회계 처리 과정에서 자회사 삼성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그동안 적자였던 삼성바이오는 돌연 1억9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박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에 따른 부채 계상과 평가손실반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본 잠식에 빠진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주장이다.

삼성 측은 이를 막기 위해 3가지 방안을 고민하던 중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만으로 (2015년 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2000억 적자회사(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조9000억원 흑자회사로 둔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의원은 “내부 문건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이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고의로 분식 회계한 것이 모두 드러나 있으니 금융당국의 신속하고 공정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일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같은 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박 의원의 주장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위한 것으로 삼성물산 감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간 금융권 안팎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이 2015년 7월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준비상황이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구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합작 투자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바이오젠은 합작 투자 계약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얻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과 협력을 할 뿐 사실 자체적인 후보물질의 물질특허나 생산을 위한 공정특허가 없다. 그렇다보니 허가를 위한 특허무력화 소송이 몇 건 있을 뿐이다.

또한 생산품에 대한 공정 특허가 없다보니 생산을 위한 기반시설도 없어 부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유는 바이오젠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은 이들의 가치평가에 큰 비중을 가지고 있는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CMO사업을 위한 시설들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사업은 글로벌 확장으로 인해 공장만 크게 짓는다고 수주를 다 받을 수 있겠느냐는 큰 의문이 있는 사업”이라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사업도 자체의 기술이나 생산설비 없이 오직 바이오젠이 진행하는 사업에 투자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부실한 임상을 통해 급하게 허가용 의약품을 만든 느낌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재감리 날인 전달 31일 1만500원 하락한 38만7500원으로 마감됐다. 이후 분식회계 관련 스모킹 건이 나왔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상승과 맞물려 이틀 연속 오르면서 2일 종가는 40만1500원으로 지난 10월 24일 이후 다시 40만원대에 진입했다.

단, 지난4월 60만원에 육박했던 주가대비 현재 여전히 30% 가량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최근 코스피 급락 여파와5월부터 불거진 분식회계 혐의가 마무리되지 않은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불확실성 확대는 커질 것으로 증권업은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