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믿거나 말거나 ‘지라시’...은행권에도 발칵
[기자수첩] 믿거나 말거나 ‘지라시’...은행권에도 발칵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8.11.07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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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문혜원 기자] # “미국 재무부가 11월 6일 이전에 한국의 시중은행 1곳을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개인 제재) 대상으로 결정할 것이다”(한 증권 정보 지라시 발췌 내용)

# ‘제재 받는 은행이 어디인가요?, “주거래 은행이 A은행인데 미국한테 걸리면 적금도 해지해야 되나요?” “은행이 북한에 불려나가서 조사 받는 다던데 그럼 망하는 건가요?”

‘지라시‘가 정치권, 연예계 등을 넘어 금융권에도 윤리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지라시라 불리는 가짜뉴스가 은행권에 성행했다. 이 사건은 지난 10월 30일 국내 금융권에 지라시(증시 사설 정보지) 하나가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 때문에 일반 시민들도 괜한 불안에 떨어야 했다. 행여나 주거래 은행이 망하는 건 아닌지, 북한에 조사를 받는 건 아닌지 조마조마 하다는 의견의 댓글도 많았다. 당시 이러한 분위기 형성된 탓은 미 재무부가 지난달 시중 은행 7곳과 전화 회의를 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은 은행들에게 ‘대북사업 준비되고 있나?’라고 물어봤고, 이것이 이상하게 와전돼 ‘세컨더리 보이콧’논란으로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대북 제재 준수를 강조하는 등 사례가 있었던 터라 이날 은행주가 급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증권가의 풍문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미국은 물론 한국 금융당국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이 때문에 긴급회의를 열어 이러한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지라시 유포과정을 파악하고 나섰다.

실제로 금융위는 위법행위 등 적발 시 관련 절차를 거쳐 엄중 제재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우리도 놀랐다”면서 “미 재무부가 북한 송금과 연관된 국내 은행에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는 풍문은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렇듯 가짜 정보와 뉴스가 판 치는 데도 현재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이유는 표현의 자율성 때문이다. 하지만 가짜뉴스로 인해 진실까지도 묻을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에 거짓논리를 단속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라시’의 목적은 반대 세력이 자신들의 논리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한다. 지라시는 일본어(ちらし)에서 출발한 사설 정보 문건을 뜻한다. 실제로 분석가에 따르면, 지라시를 만드는 조직력이 꽤 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모든 사회·정치 뉴스의 팩트를 접해 추측을 하거나 거짓정보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일을 한다.

사람은 거짓에 쉽게 믿고, 진실에 거부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것이 ‘지라시’라는 것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거나 시국이 어수선해 관리·감독이 잘 안되는 시기일수록 일수 지라시나 불법범죄가 판을 치는 것도 그 이유라는 것이다.

한 사회연구 전문가는 “작은 정보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시기에는 거짓 정보를 진실처럼 믿게 된다”면서 “SNS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돼 자칫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법적으로 강력하게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간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권 전문가에 따르면, ‘세컨더리 보이콧’이 나온 배경이 과거 이러한 조항을 담은 ‘이란 제재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 정부뿐 아니라 기업, 금융회사, 개인까지 제재하는 행위다.

미국은 2010년 6월 이란의 원유를 수입하는 제3국이 자국 내 파트너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이 조항을 성립했다. 현재 북한을 상대로 제재를 발동하면서 주요 제재 내용에 ‘북한과 금융거래를 하는 제3국의 어떤 금융회사도 미국 금융망 접근이 차단될 수 있다’는 사항을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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