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신한금융 채용비리... 수사 결과 더 있었다?
끝나지 않는 신한금융 채용비리... 수사 결과 더 있었다?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8.11.0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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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소장 확인결과, 전 라응찬 회장 조카·금감원 전 부원장 자녀 특혜
부정채용된 간부자녀 여전히 재직 중...국회, 블라인드 채용 제재 법안 검토 중
신한은행 신입사원 부정채용 의혹을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0월 10일 오전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문혜원 기자]채용비리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전 라응찬 회장 조카와 금융감독원 부원장 자녀 등을 부정 합격시키는 등  채용비리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외에도 부정채용 심사에 연루된 임원 및 간부 등 포함 총 151명이 추가 확인됐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동부지검(6부)으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때인  지난 2016년 라응찬 전 회장으로부터 조카 손자인 나 모 씨의 채용을 봐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조 회장은 라 전 회장의 부탁에 따라 나 모씨를 ‘특이자’ 명단에 올려놓고, 이름 옆에 ‘득(得), 별(★)’로 표시했다. 이 별 표시는 행장 청탁을 했다는 증거다. ‘★’ 표시를 해 인사부서에서 특별 관리하고, 불합격시에는 ‘리뷰(Review) 문건’을 통해 한 번 더 심사했다. 표기된 지원자들은 금감원 직원, 정치인, 공사 임원 등의 추천을 받았다.

조 회장은 2016년 9월 이모 인사부장(52·구속)에게 나씨의 전형별 합격 여부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한 달 후 김모 채용팀장(48)이 나씨의 성적은 낮고, 지원한 정보기술(IT)분야의 전문역량도 떨어진다고 보고했다. 즉, 불합격 통보를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은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김 팀장은 나씨에 대한 ‘상세 분석’ 명목으로 별도의 한쪽짜리 개별보고서를 작성했다. 조 회장은 이를 근거로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다. 김 씨는 최근 채용 문서를 없애고자 PC자료들을 빼내어 채용대행업체에 삭제하라고 지시한 인물로 평가된다.

주진우 서울동부지검6부 부장검사는 "공소장에 나온 내용은 전부 사실“이라며 "현재 부정 채용된 간부 자녀들은 여전히 재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 회장은 주로 서울 강남의 모 교회에서 임원 및 전 간부 등과 자주 교류하며 친분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결국 나 씨는 면접 전형 중 하나인 적성검사에서 F등급을 받아 불합격 대상이었지만 은행 측은 IT 직렬은 예외로 두기로 하는 등 편법을 동원해 최종 합격시켰다. 

<자료=백혜련 의원실>

또 조 회장의 아내가 강남의 유명 교회 교인의 아들 허모씨와도 친분이 있어 은행 면접시험을 볼 수 있었다고 주 검사는 설명했다. 실제로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2015년 9월 아내로부터 허 씨가 그해 하반기 신한은행 채용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인사부 이 부장에게 허씨의 전형별 합격 여부에 대한 피드백을 달라고 지시했다.

허씨는 신한은행의 서류 접수시 일정 학점에 미달하거나 특정 연령을 초과한 경우 자기소개서 평가를 아예 배제하고 자동 탈락시키는 일명 ‘필터링 컷(Filtering Cut)’ 제도에 대상이 됐던 인물이다. 그는 졸업예정자도 아니고 학점도 3.2에 그쳐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었다. 하지만 허 씨는 조 회장 지시로 서류전형을 통과할 수 있었다. 

신한은행 추천 특혜 주요 합격 사례 중 금융감독원 직원 연루 정황도 있었다. 이모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의 아들 이모씨도 이 전 부원장보가 조 회장에게 채용을 청탁한 덕분에 2015년 상반기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외에도 외부 청탁자 중 상당수는 신한은행 거래처의 고위 임원 자녀 등으로 나타났다. 전 금융지주 최고경영진 관련인, 지방 언론사 주주, 전 고위관료의 조카 등으로 표기된 지원자들이 서류 심사 합격 기준 미달이었지만 일부는 실무면접에서 최하위권 등급을 받았음에도 해당 전형을 모두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

또한 부서장 이상 자녀 부정 합격자 14명 중 신한그룹 계열사 부사장, 준법감시인, 감사의 자녀가 5명, 신한은행 본부장·부행장보·부행장 자녀가 6명으로 파악됐다.

성별과 학력으로도 차별을 뒀다. 지난 2015년~2016년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사전에 남녀 채용비율을 3:1로 정한 뒤 이에 맞춰 남녀 합격자 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했다. 2각 서류전형·면접 단계 별로 남녀 3:1 비율을 맞춰 나갔다. 2016년 하반기 지원자는 남성 56.6%(6364명), 여성 43.4%(4872명)이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앞서 10월 30일 채용 청탁자 및 부서장 이상 자녀 30명의 점수를 조작하고, 합격자 남·녀 성비를 3 대 1로 맞추기 위해 101명의 점수를 뒤바꾼 혐의(업무방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로 조 회장을 지난 10월 31일 불구속 기소했다.

백혜련 의원은 “은행 채용비리 문제는 청년 실업 속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는 행위”라며 “남녀고용특별법·업무방해 외 블라인드 채용 채제 법안을 고려하는 부분을 여러 의원들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신한금융 채용비리의 경우 중범죄에 해당한다며 엄중한 처벌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김영란 법을 적용해 엄격하게 법적으로 잣대를 재어 위법화 할 수 있는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법부가 강력하게 하지 못하는 부분도 문제라는 의견이 나온다.

정책대안연구소 최택진 선임연구원은 “은행 채용비리 재발 방지를 위해 5개 발의안 등을 만들어 국회에 적극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으나 현재 의원들이 법적 검토만 하고 있다고 할 뿐 계류 중에 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에 따르면, 채용비리를 주도했던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의 경우 김영란법 위반·업무방해법·남녀고용특별법 등을 고려해 사법 처리한 판례 중 하나이다. 이러한 최종 법적 판단이 은행권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본다는 주장이다.

최 연구위원은 “경영진의 명백한 성차별로 엄중한 처벌과 (부정 피해 탈락자들에 대한) 구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부정채용청탁 부분은 현재 법적으로 소극적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실법에 나와있는 것 중 ‘김영란 법’을 적용하거나 적극적인 국회의 논의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가조했다.

한편, 검찰은 신한은행 수사에 이어 계열사인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신한생명 등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조 회장 등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1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정창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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