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은행권 채용비리 법적 처벌 수위 적절성
[기자수첩]은행권 채용비리 법적 처벌 수위 적절성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8.10.3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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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재판부가 KB국민은행의 채용비리로 연루된 실무진들을 집행유예를 선고하자, 금융권을 넘어 사회적으로 은행권 채용비리 처벌 수위가 적절한가에 대한 문제가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은행권은 채용고용관련 법적으로 자율성을 강제할 수 없지만, 고용세습이라는 낡은 채용 관행이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은 계속돼 왔다.

우리나라 취업비리는 고질적으로 만연화 돼 있어 심각하다. 유형을 보면 크게 ▲인사부서 개입 ▲외부인 및 임직원 자녀특혜 ▲성·학력 차별 ▲로비 도구 활동 등 네 가지로 나뉜다.

검찰이 은행의 채용비리 건수별 조사한 결과, KB국민은행이 368건으로 가장 많았고, KEB하나은행 239건, 우리은행 37건순이었다. 지방 은행권에서는 대구·광주 은행은 각각 24건이었고, 부산은행은 3건이었다.

유형별로는 외부인 청탁이 367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차별 채용이 225건, 임직원 자녀인 경우가 53건, 학력 차별이 19건, 지역 우대 등 기타가 31건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성·학력차별, 친인척채용비리가 포함돼 있다. 2015년 신입채용시 남성지원자 113명의 등급점수를 높여 합격시키고 여성지원자 112명은 등급점수를 낮춰 불합격시켰다.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의 증손녀는 2015년 신입 행원 채용 서류전형과 1차 면접에서 저조한 등수에 그쳤으나 2차 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120명 중 4등으로 합격한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은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위반법 등 혐의관련해서만 인사부 담당 실무진들에게 각각 1년 및 2년 집행유예 선고하고, 과태료 500만원에 불과한 처벌을 내렸다. 이에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너무 가볍다’와 ‘집행유예도 과하다’로 나뉜다.

금융노조는 사기업임과 동시에 공공기관의 성격을 띈 은행이 권력자의 친인척에 특혜를 준 것은 도덕성에도 어긋나는 행태라는 비판이다. 노조는 “은행권 채용비리 사건에 대해서는 엄하게 처벌해 다시는 이런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검찰도 신한은행 수사를 제대로 마무리하고 윤종규 회장에 대한 엄정한 재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은행권 채용비리 문제 관련 남녀고용평등법상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와 처벌규정 말고는 고용세습이나 친인척부정청탁 등에 대해서는 의무조항 등 법률적으로 정해진 처벌규정이 없어 쉽게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전한다.

형법 제314조에 따르면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남녀 성차별 채용은 명백한 법 위반으로 정하고 있다. 또 상위법인 고용정책기본법, 국가인권위원회법 등에 학력 · 출신학교에 대한 차별 금지조항 있지만, 역시 처벌 규정이 없어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실제 대법원은 채용을 고유 업무 그 자체로 보기 때문에 이들의 업무방해를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어떠한 책임도 물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모든 채용담당자의 합의 아래 채용비리가 발생한 경우에는 업무방해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사기업의 자율성과는 별개로 우리나라 국민헌법 취지에 위배가 되면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을 개정하고 새로 입법화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와 당장은 아니지만 은행권의 채용 관행을 막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홍민정 정책대안연구소 변호사는 “은행이 사기업이지만 사회의 공적 인프라를 등에 업고 성장했기 때문에 비리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면서 “형법상에도 ‘공공복리와 공익을 위해서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위법요소가 강할 경우 향후 충분히 입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책대안연구소는 채용비리 차별행위와 관련, 국회의원들과 공동으로 근절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오영훈 의원을 비롯 김해영 의원, 심상정 의원 등 5명의 민주당 의원과 함께 ▲제·개정법안(학력·출신학교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공공기관의 학력차별금지·기회균등보장에 관한 법률안 ▲직무능력중심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안, ▲채용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을 공동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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