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뜨거운 감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확대 촉각
금융권 뜨거운 감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확대 촉각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8.10.1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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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보험 등 업권별 도입여부 적극 검토...일각에선 의결권 주주행사 ‘법적’ 토대 마련해야
정부가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를 적극 장려하면서 국민연금이 최근 도입선언했다. 이에 향후 금융권별로 동참 할 것인지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금융권 큰 손’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향후 민간금융사들의 도입 동참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가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충직한 집사(steward)처럼 지분을 가진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동 지침을 의미한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30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을 심의·의결함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의 주주 활동에 이어 은행권 및 보험 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지주그룹에서는 KB금융이 먼저 도입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KB금융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완료한 계열사가 총 6개다. KB자산운용을 비롯해 KB인베스트먼트,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은행, KB생명보험 등에 이어 올해 4월까지 도입을 마무리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사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지난해 지주 차원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TF를 만들어 진행을 했다. 앞으로도 타 계열사의 추가 도입에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아직 도입 검토 초기 단계라는 입장이다. 현재 하나UBS자산운용 등 계열사와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은행권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곳은 KB국민은행이 유일하다.

KB국민은행은 앞서 7월 16일 열린 한국전력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와 비상임감사위원 신규선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했다. 지난 4월 한전 임시주총에서도 사장 선임에 대해서도 찬반 의결권을 행사했다.

나머지 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은 현재까지 스튜어드십 코드 구체적 검토 계획은 없다. 다만 정책 방향과 시행 일정 등이 적용되면 따른다는 입장이다.

은행권의 국민연금 지분은 국내 4대 금융지주사 중 NH농협금융를 제외한 신한금융(지분율 9.55%), KB금융(10.28%), 하나금융(9.72%) 등 3개 지주사에 지주사 지위를 갖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7.45%의 지분을 보유해 21.37%를 보유한 예금보험공사에 이어 2대 주주다.

보험업권에서도 정부의 스튜어드십코드 활성화 방침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스튜어드십코드 도입비용 부담 가중 우려가 남아 있어 그에 따른 효율성 지적도 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확정을 한 보험사로는 KB생명과 KB손해보험이 꼽힌다. 이 두 보험사는 KB금융그룹에서 함께 진행됐다. 보험사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야 할 기관투자자에 해당한다. 동시에 국민연금 등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기관투자자의 감시와 관여를 받는 투자사이기도 하다.

특히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주요 상장 보험사의 주식을 6~9%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에 생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향후 논의를 거쳐 도입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검토 중인 A보험사 관계자는 “정부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며 “보험사가 자산운용사에게 운용을 위탁할 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 가점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총 4개 보험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국민연금 지분 보유 현황은 ▲삼성생명 6.11% ▲삼성화재 9.11% ▲현대해상 7.91% ▲DB손해보험 8.97% 등이다.

일각에선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전환점으로 해 각 금융권에 효과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기금이 국민연금 가입자와 주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스튜어드십 코드 연성규범은 자율성이 주어지는 만큼 자본시장법에 규정한 내부자 거래 규제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벌업계를 필두로 스튜어드십 코드가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가 효과성을 가지려면 법적·제도적 토대가 이뤄져야 한다”며 “스튜어드십 코드의 사회책임투자를 확대하는 등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쪽으로 국민연금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데 집중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법에서는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것.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란 회사의 내부자 등이 자신의 지위를 통해 취득(금융투자상품-특정 증권 등)을 거래하는 행위한 것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자본시장법을 들여다 보면, 174조·178조 제2항은 스튜어드십 코드의 연성규범은 기업의 미공개 중요정보를 매매·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것을 금지한다.

기관투자자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수시로 대량 거래를 하지만, 이때 스튜어드십 연성규범의 자율성으로 인해 기관투자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운용사가 수익을 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사무국장은 “5%룰은 과도한 경영 참여나 인수합병 등 투기자본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인데, 현재 증권거래법상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연기금도 ‘5%룰’이 적용된다”면서 “주로 장기투자를 하는 국민연금에 이 룰을 적용하는 건 과도한 규제”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법령해석집'을 발표한 바 있다. 미공개 중요정보를 획득한 상태에서는 일정 기간 해당 기업의 주식 매매를 중단하거나, 해당 정보를 상장법인이나 기관투자자가 일반투자자에게 공정 공시한 후 매매·거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정부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을 때 이처럼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제도와의 충돌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주식 대랑 보유 보고제도인 5%룰의 개정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 및 운용사들이 각 기업들을 모니터링하고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 위해서 다른 나라와 비교해 자문보수, 운용수수료 등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홍 경기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기업들의 의결권 자문 서비스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경쟁적인 의결권 자문시장 구조가 형성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국민연금은 투명성의 대폭 강화를 통한 독립성 확보 의결권을 위해 외부에 위탁하되 위탁 운용사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조달 선정과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7월 30일 제6차 기금운영회의를 개최해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을 심의·의결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선언했다. 주요 쟁점은 ‘경영참여’는 원칙적으로 배제하되, 경영진이 기업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자본시장법상 제약 등을 고려해 경영참여에 해당치 않는 주주권부터 우선 도입하고, 경영참여 주주권은 제반여건이 구비된 후에 도입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자본시장법상 원칙적으로 배제하지만 기금위에서 심각한 기업가치 훼손 등으로 경영참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경영참여는 자본시장법령 154조에서 정한 ▲임원의 선임·해임·직무 정지 ▲정관 변경 ▲회사 자본금 변경 등을 말한다. 경영참여는 주주활동 중 기업에 강력하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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