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마트 폰 생태계의 교란종, 샤오미의 반란
[기자수첩] 스마트 폰 생태계의 교란종, 샤오미의 반란
  • 정동진 기자
  • 승인 2018.09.0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토요경제=정동진 기자] 최근 갤럭시 노트 9만큼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스마트 폰이 있다. 그 주인공은 샤오미의 포코F1으로 가격은 갤럭시 노트9보다 저렴하면서 성능은 비슷한 괴물스펙 스마트 폰이기 때문이다.

갤럭시 노트9 8GB RAM/512GB가 대당 출고가 135만3000원, 포코F1은 8GB RAM/256GB 인도 출고가 2만8999 루피(원화 45만 원)로 약 100만 원 정도의 가격 차이가 있음에도 성능은 갤럭시 노트 9에 준하는 성능이다.

물론 갤럭시 노트9의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가격 대 성능 비'만 본다면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전에 샤오미가 출시했던 게이밍 스마트 폰 '블랙샤크'와 비슷한 스펙으로 출시, 또 다시 스마트 폰의 생태계를 흔들고 있다.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가격에 다른 스마트 폰 제조사의 주력 기종과 비슷한 스펙으로 출시, 가성비의 끝판왕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인도 시장에 갤럭시 노트 9는 22일, 포코F1은 29일에 출시돼 1주일 만에 화제의 중심이 바뀌었다.

현재 인도는 삼성과 샤오미가 점유율 1위 자리를 두고 격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주요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공개한 '2018년 2분기 스마트 폰 시장 점유율 현황'에 따르면 삼성과 샤오미의 1위 싸움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삼성은 주춤했지만, 샤오미는 급속도로 성장해 삼성의 위치를 위태롭게 만든 생태계 교란종으로 떠올랐다. 삼성도 인도에 중저가 스마트 폰을 출시하지 않았다면 1위 자리가 위태로울 정도로 샤오미의 전략은 인도에서 통했다.

이러한 샤오미의 움직임은 2016년 11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화폐 개혁과 맞물려있다. 500·1000 루피 지폐 사용을 금지시킨 덕분에 모바일 결제 시장이 활성화됐고, 그 결과 '페이' 서비스가 대세로 떠올랐다.

국내에서 삼성이 삼성페이로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샤오미도 '미페이'의 보급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한 셈이다. 중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규정에 묶여 아직 인도에서 서비스할 수 없지만, 규제가 풀리는 순간 샤오미의 스마트 폰에 미페이 지원이 확정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당연히 인도에서 삼성은 스마트 폰과 삼성페이 서비스에 차질을 빚게 되고, 최종 승자는 샤오미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비록 관련 업계에서는 특허권 분쟁과 백도어 논란의 중심에 서있지만, 시장에서는 가성비 끝판왕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그들의 생태계 교란은 이미 성공했다.

국내에 유입된 외래어종 배스를 완전히 퇴치하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