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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길을 말하다] 산티아고순례길을 준비해 볼까?
  • 강세훈 여행칼럼리스트
  • 승인 2018.08.1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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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강세훈 여행칼럼리스트]순례길을 가려고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순례길을 준비하는데 도움을 주는 글이나 자료가 넘쳐난다. 대부분 비슷한 말로 사람들에게 얘기하지만 실제로 순례길에 들어서면 들어맞지 않는것도 제법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순례길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 보면서 준비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그저 멀리 떠나 둘레길 걷기 하듯 가는 것이 아니라면 준비하는 방법과 생각도 달라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는건 어떨지?

배낭은 무조건 가벼워야 할까?
순례길에 필요한 준비물은 들고 가거나 메고 가야한다. 손에 들고 가기에는 30일 이상 걷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배낭에 다들고 가는게 어찌보면 가장 편할 방법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배낭을 가볍게 메어야 한다고 다녀온 사람들이 얘기를 한다. 그래서 자기 몸무게에 1/10으로 해야 한다고 강하게 설파(?)를 한다. 심지어 눈썹도 무거우니 놓고가라는 말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벼우면 정말 잘 걸을 수 있을까?

1. 배낭무게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그 무게를 이길 수 있는 마음이 우선이다.
둘레길을 걸을 때 배낭이 가벼워도 못걷는 사람들이 있다. 무거워도 잘 걷는 사람들도 당연히 있다. 좀더 길게 걸을때에도 마찬가지 이다. 배낭 무게보다 배낭을 지고 걸어봤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런 경험도 없이 무조건 가볍게만 메고 걷는다고해서 편하게 가는 길은 아니다.

같이 동행했던 사람중에 가장 배낭을 가볍게 메고 온 남자분이 있었는데 생전 처음 배낭을 메고 걸어보는 것이라고 한다. 그 분은 결국 보름만에 몸살이 오고 말았다. 그 외에 다른 여자분은 멀쩡히 걸었는데 이여자분은 순례길을 시작하기 전부터 배낭메고 걷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한다.

아무리 가볍게 자기 몸무게 대비 1/10로 맞추었다해도 몸에 지고 다니는 이상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이를 이기고 가려는 마음을 먼저 잡아보는게 우선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배낭 무게만 줄여놓고 연습없이 바로 시작하는 예비 순례자들이 태반이다.

2. 순례길에 필요한 준비물은 내가 가져가고 싶은 것이다.
배낭 무게가 제한이 되다보니 배낭에 넣고 가야할 준비물도 최경량 또는 최소화 하려는 경향으로 흘러간다.

그러다 보니 옷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6월에 순례길에 가도 피레네산맥을 넘을때나 메세타평원 지역에서는 밤에 써늘하다. 얇은 바람막이 점퍼로는 추위를 막기 어렵다. 그래서 아웃도어 자켓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를 외면한다. 단순히 배낭이 무거워진다는 이유로...

또 어느 순례자는 순례길의 멋진 풍경을 찍기위해 새로 카메라와 렌즈를 준비했지만 포기했다. 왜냐하면 배낭무게가 1kg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순례길 걷는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가져오지 못한 카메라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배낭 무게를 줄이겠다는 이유로 중간에 마을이 없는 곳을 지날 때 물과 간식거리를 준비하지 않은 일행도 있었다. 결국 내가 가져온 간식과 물을 나눠마셔야 했다.

과연 배낭 무게를 줄여서 내 즐거움의 무게까지 내려놓으면 그 순례길이 행복해진다고 확신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무겁더라도 자기가 가져가고 싶은 물건은 가져가는게 맞다고 본다.

외국의 순례자들은 카메라 뿐만 아니라 커다란 기타 또는 파티에 입을 여벌의 옷가지를 준비해 가는데 그들의 표정은 행복해 보이기만 한다.

3. 자유롭게 걸어보자. 배낭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내가 걷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
한국인들은 취미생활을 하고자 할 때 문화나 예절을 알아보기 보다 관련 장비부터 구매를 한다.

순례길도 마찬가지여서 한 번 쓰고 버릴 배낭이나 침낭을 빌리거나 중고를 받기보다 새로 구매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옷부터 배낭까지 반짝거리는 사람은 한국인 뿐이다. 그 덕분(?)에 소매치기들에게 항상 일순위 타켓이 되기도 한다.

순례길을 걷다보면 외국의 순례자 중에 큰 배낭대신 캐리어처럼 바퀴달린 수레를 이용하는 분들을 제법 만난다. 걷고는 싶으나 배낭을 짊어지기에는 너무 고되고 힘들었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어느 분은 당나귀에 짐을 싣고 가는 분도 있다. 꼭 배낭을 메고 가야 순레길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 내가 편하고 짐을 운반하기 쉬운 방법을 택한 것이다.

예전에는 꽤 낡은 배낭을 메고 노끈으로 허리를 메고 걷던 외국인 순례자도 만난 적도 있다. 그저 보여지는 외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순례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옷이 낡으면 어떻고 청바지를 입으면 어떤가? 내가 편하고 순례길을 즐길 수만 있다면 상관없지 않겠는가?

4. 너무 힘들어 배낭을 내던지고 싶다면 트랜스퍼 서비스를 이용해 볼까?
초행길에 배낭메고 걷다보면 무척 힘들때도 있다. 그러면 배낭을 버리고 싶거나 택시타고 다음 마을로 가고 싶어 진다.

하지만 배낭을 옮겨주는 서비스가 있으니 이를 활용하면 좀더 편안하게 즐기며 순례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동키서비스‘라고 불리우지만 순례길에서는 ’트랜스퍼서비스(Transfer Service)‘라고 일반적으로 말하는데 1회 이용할 때 약 5~6유로 정도 비용을 지불한다.

나도 배낭을 내려놓고 걷고 싶을때가 있지만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책임감에 매일매일 배낭을 지고 걸었다. 누군가는 순례길은 고행길이니 당연히 배낭메고 가야한다고 말하지만 이제는 즐기며 걷는 순례길로 패러다임을 바꿔보는게 어떨까 싶다. 주변에 있는 시설과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시간이 중요할까? 돈이 중요할까?
예비 순례자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여 정보 검색을 한다. 좀더 싼 항공권, 좀 더 싼 환전은행, 좀 더 싼 수수료를 지불하는 신용카드, 배낭을 살 때도 마찬가지 이다.

그리고 순례길에 접어들어서는 싸고 깨끗한 숙소 예약, 싸게 식사를 해결하기위해 직접 조리하며 시간을 쓴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쓰면서도 정작 순례길에 있는 박물관, 성당, 마을투어 등 어디를 들리고 무엇을 볼지에는 관심을 적게 둔다. 비용을 최소화하기위해 순례길 일정을 무리하게 줄이기도 한다.

반대로 돈이 들더라도 시간을 줄이고 좀더 둘러보고 관심있는 곳을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 나같은 경우, 마을에 도착하면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본다. 무엇이 있느지, 슈퍼마켓은 어디에 있는지도 알아보고 성당도 찾아가 본다.

풍경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어디를 가더라도 여행지 같아 많을 돌아보려고 하였다. 돈을 줄이기 보다는 즐길 수 있는 순례길에 대한 정보를 찾고 여기에 시간을 보태는 것이 훨씬 풍요롭게 순례길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몇 유로 아끼려하기 보다 몇 분의 시간을 벌어 순례길에서 쓰는 것을 추천해 본다.

예비 순례자에게 조언
지난해 인솔해서 순례길을 떠났었다. 출발하기 전에 예비 순례자들과 만나서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2가지를 진행했었다. 

첫 번째는 순례길 체험을 위해 제주올레길 3박 4일 다녀온 것과 순례길에 대한 몇 가지 당부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30여일 넘게 걸어야 하는 순례길이 어떤지 상상할 수가 없다. 그리고 어떤 생활을 하게될지 더욱 막막해 진다.

그래서 순례길과 가장 분위기가 비슷한 제주올레길을 선택하여 직접 배낭을 메고 걸어보는 간접체험에 적당하다고 판단되어서 이다. 제주올레길은 먹고 자고 걷고가 가능한 곳이다. 다른 둘레길에 비해 코스 종착지마다 게스트하우스가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배낭 무게도 체험해보고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물품을 확인할 수도 있다.

그리고 순례길에 대한 조언을 하는 시간에는 코스 일정보다는 순례길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얘기해 주며 여타의 둘레길이나 트레킹코스와 다르다는 것을 주지시켜 주었다. 그래야 다녀와서도 실망할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순례길에서 만날 순례자들과 숙소에서 지켜야할 예절에 대한 얘기를 해주었다. 취침시간과 기상시간, 만나서 인사할 때, 침실에서의 매너 등등에 대한 것이다.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필요한 부분이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고스란히 그 피해가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순례길에서 만나는 도시에서 둘러볼 곳을 미리 얘기해 주었다. 좀 더 풍요로운 순례길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이다.

지금도 순례길을 오로지 걷고 자고 하면서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별거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한다.

순례길을 지나는 마을마다 나름에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많이 알수록 보여지는 순례길의 모습은 매우 달라질 것이다.

순례길의 준비는 배낭을 사고 물품 구매하는것만이 준비가 아니다. 무엇을 보고, 어떠한 예절을 지켜야할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가는 것도 순례길 준비과정이다.

강세훈 여행칼럼리스트  mart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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