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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I 도입에 ‘잰걸음’하는 금융사들, 철학은 어디에
  • 김자혜 기자
  • 승인 2018.08.0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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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의 소설 '아이로봇(I,Robot)'에는 로봇3원칙이 나온다. 제1원칙은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제2원칙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제3원칙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등이다.

이 3원칙을 만들어낸 저자 아시모프는 인공지능이 스스로를 발전시키면서 최종적으로 ‘로봇은 반드시 그 본래의 목적을 위해서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시모프는 인간처럼 생각하게 된 로봇을 통해 ‘내가 살아가는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화두를 던진다.

아시모프가 처음으로 로봇3원칙을 드러낸 작품 ‘Run Around'가 출시된 것은 1942년이다. 이후 70여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금융권에서 활발하게 인공지능(AI)을 실무시스템에 도입하는 역사의 길목에 서있다.

은행업계는 올해 들어 무인종합정보안내시스템 ‘키오스크(KIOSK)’가 은행 업무 보는 ‘무인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300곳이 넘는 은행점포가 사라진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의 무인점포는 은행창구에서 사람과 대면해야만 가능했던 업무를 키오스크를 통해 가능하도록 했다. ATM에서 가능했던 입출금, 이체 기능은 유지하고 통장발급·비밀번호 변경, 체크카드 신규발급, 보안카드·OTP 발급 기능을 더했다. 국민은행은 8월까지 30개의 머신을 설치할 예정이며 신한은행도 무인화 점포를 열고 향후 추가 오픈도 계획하고 있다.

사람 대신 인공지능이 실무를 보는 시스템은 이미 보험사와 카드사에서 진행된 바 있다. 이름은 ‘챗봇(Chat Bot), 별도의 웹사이트나 앱을 따로 실행하지 않고 대화하듯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챗봇은 메신저에 인공지능을 더한 시스템이다.

채팅창에서 내가 궁금한 금융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처리 가능한 링크로 연결도 할 수 있다. 상담원과 영업사원을 만나야만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채팅창에서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최근 자주 묻는 질문을 챗봇이 답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시행 한달여 만에 전화상담의 40%를 챗봇이 담당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인공지능을 실무에 적용하는 사례는 금융권에서만 활발한 것이 아니다. 미국의 정보기술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가 발표한 보고서 '2018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 아젠다 조사'에 따르면 CIO 응답자 4%는 인공지능(AI)를 이미 도입했으며 CIO 응답자 46%는 AI 도입계획이 있다고 답변했다.

인공지능을 실무에 도입하고 있는 금융업계와 여타 기업들은 효율성과 산업 발전을 명목으로, 유행처럼 번지는 인공지능 도입을 큰 고민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AI는 그동안 인간이 직접 관여하고 컨트롤해온 발전 분야와 색(色)과 결이 다르다.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성장한다. 이러한 분야를 뚜렷한 방향과 철학 없이 끌어간다면, 인간의 예측을 벗어난 문제가 나올 때 뒷수습이나 책임을 질 사람이 누가 될까.

영국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유신 교수는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꼭 필요한 부분에서 규제가 학자적 양심, 사회구성원 사이의 건강한 견제 관계와 균형을 이루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효율과 성장을 염두에 두고 밀어부치기에 앞서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갈 것 인가 충분한 고려가 AI도입에 동반될 필요가 있다.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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