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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칼럼] ‘군대 소포’
  • 이정선 기자
  • 승인 2018.07.1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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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자식을 군대에 보낼 때 대한민국의 많은 어머니는 눈물을 흘린다. 자식과 헤어지기 섭섭해서 눈물을 ‘펑펑’ 쏟는 어머니도 적지 않다.

자식의 아버지는 그런 아내의 눈물을 보면서 자신이 입대하던 때를 돌이키며 슬그머니 돌아서서 눈시울을 붉힌다. 당시에는 자신의 어머니가 아내처럼 눈물을 떨구고 있었다.

절대로 ‘생이별’하는 게 아니다. 휴가를 나오거나 면회를 가면 얼마든지 만나볼 수 있는데도 자식을 떠나보내는 부모의 속은 닳아버리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자식의 손을 한 번이라도 더 잡아주고 나서야 보내고 있다.

입대 당일로 끝나지 않는다. 자식이 입대한 다음날 아침, 부모는 또 허전해진다. 자식이 누웠던 자리, 입었던 옷, 읽었던 책과 만지작거리던 컴퓨터 등은 모두 그대로인데 유독 자식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식이 입대했다는 사실을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이른바 ‘빈 둥지 증후군’이다. 주로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는 증후군이다. 그 허전한 마음이 오랫동안 계속되면서 상실감이나 우울증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는 증후군이다.

부모가 눈물 흘릴 일은 그러고도 더 있다. 자식이 입대할 때 입고 있던 사복이 ‘군대 소포’로 도착하면 눈물을 글썽이지 않을 수 없는 게 부모다. ‘얼마나 고생될까, 배는 고프지 않을까” 등등의 걱정이 가슴을 찌르는 것이다.

자식도 부모의 그런 마음을 헤아린다. 염려하지 말라며 억지웃음이라도 지으며 의젓하게 입대한다. 훈련소에서는 평생 써본 적 없던 편지도 부모에게 보낸다. 철부지를 벗어나 ‘효자 군인’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랬던 군대가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국방부가 이달부터 자식이 입고 있던 ‘사복’을 택배로 받을 때 자식의 편지뿐 아니라 사단장이나 연대장급 지휘관의 감사·위로 편지도 동봉한다고 발표했다. 높은 지휘관의 편지를 함께 받으면 부모의 마음이 조금은 놓일 것이다.

국방부는 또 병사의 가족에 대한 혜택을 소개하는 안내서도 함께 보낸다고 했다. ‘모바일 군인가족증’을 발급받아 군 마트와 호텔, 콘도,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다. 봉급 인상 발표는 벌써 있었다.

국군 장병의 급식비도 올린다고 했다. 내년 국방예산에 장병 1인당 하루 급식비를 올해보다 5.2% 늘어난 8267원으로 책정했다는 것이다. 급식비를 2020년 8519원→ 2021년 8775원→ 2022년 9038원→ 2023년 9309원으로 계속 인상할 예정이라고 했다. ‘메뉴’도 다양해지고 있다.

국방부는 이 급식비를 “인건비와 운영비 등이 포함되지 않는 순수한 식재료비”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고 있다. 넉넉하게 잘 먹일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군대를 경험하지 못하는 젊은이가 늘어날 전망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다. 국민 여론 등을 고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기간을 30개월에서 36개월 사이로 정하고 ‘합숙복무’를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자식이 군대 대신 대체복무를 택할 경우, 부모는 눈물 흘릴 일이 아마도 적어질 것이다. 또, 자식은 부모의 마음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게 될 수도 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군대 가면 썩는다”고 했지만, 반드시 썩는 것만은 아닐 수 있다. 부모가 자식을, 자식은 부모를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게 군 입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선 기자  jslee@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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