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보유국’이라는 신조어
‘문재인 보유국’이라는 신조어
  • 이정선 기자
  • 승인 2018.05.30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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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 외교·경제 외교·세일즈 외교·친분 외교·안보 외교·품격 외교·대중 외교·공공 외교….”

3년 전 어떤 ‘친박 인사’는 라디오에 출연, ‘박근혜 외교’를 이렇게 극찬하고 있었다.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 전 세계시장의 73.4%를 확보한 것은 ‘실리 외교, 경제 외교, 세일즈 외교’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스페인어와 불어, 영어, 중국어를 구사하면서 그 나라 국민에게 다가갔다”며 이를 ‘공공 외교, 대중 외교’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외교’는 “과거 정권과는 다른 외교의 새로운 양상을, 전 세계적인 글로벌 리더로서의 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고 찬양하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박근혜 외교’는 거창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은 ‘역대 최다, 사상 최대’라는 수식어가 심심치 않게 따라다녔다.

중동 순방 때 116명→ 중남미 125명→ 중국 156명→ 미국 166명 등으로 그 규모가 늘어나더니, 이란을 방문할 때는 236명으로 불어나기도 했다.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은 236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었다. 이란 ‘국빈방문’을 계기로 최대 52조 원 규모의 건설과 에너지 재건 사업을 수주하는 ‘잭팟’을 터뜨렸다는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박 전 대통령은 한마디로 ‘외교의 달인’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에는 ‘신조어’가 붙고 있다. ‘문재인 보유국’이라는 신조어다. 박 전 대통령 당시에는 그렇게 외교를 잘했어도 붙지 않았던 ‘신조어’다.

네티즌이 문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을 호평하면서 “핵보유국보다 센 나라가 문재인 보유국”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운전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5일 남북 정상이 두 번째로 만남을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문재인 보유국' 해시태그를 단 게시 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왔다고 한다. “앞으로 위기가 닥치더라도 넘어갈 수 있을 것, 문재인 보유국이라 든든하다”거나, “난 문재인 보유국에 산다”는 등의 글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대한민국이 참 자랑스럽다. 우리나라는 문재인 보유국”이라고 쓰기도 했다는 소식이다.

두 전∙현직 대통령의 외교력에 대한 평가에는 ‘닮은꼴’이 있었다. ‘친박’과 ‘친문’ 쪽에서 극찬하고 있다는 닮은꼴이다. 또 하나의 닮은꼴이 있다면 다소 낯간지러운 듯싶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악평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 극성 지지자들이 만들어낸 말장난일 뿐”이라고 폄하하는 글도 있고, 문 대통령과 북한의 인공기를 합성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며 ‘빨갱이’라고 깎아내리는 비난이다. 일부 ‘극우’ 네티즌은 “문 대통령이 동맹국 미국이 아닌 적인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호평이든 악평이든 외교나 치적 등에 대한 평가는 나중에 ‘역사’가 할 일이다. 너무 성급한 평가처럼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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