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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민생… 경제팀은 알고 있나
  • 이정선 기자
  • 승인 2018.05.18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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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경북 구미의 원룸에서 20대 아버지와 생후 16개월 된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되었다. 나란히 누운 상태로 숨져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은 흔적이 없었다. 아사(餓死)였다. 굶어죽은 것이다. 1인당 소득 3만 달러를 외치는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굶어죽고 있었다.

전북 진안에서는 쌀 20㎏ 들이 한 포대를 훔친 30대가 붙들리고 있었다. 이 ‘쌀 도둑’은 여죄(餘罪)가 있었다. 시장에서 돼지고기와 참기름 등도 훔친 혐의다. 직장을 구하지 못해 먹고살기 힘들어서 죄를 지었다고 털어놓고 있었다.

쌀 도둑은 더 있었다. 경기도 가평 등지에서 쌀을 상습적으로 훔친 60대 기초수급자다. 훔친 쌀이 모두 990㎏이었다. 이 60대는 훔친 쌀을 자기가 먹거나, 시장에 내다 팔아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었다.

광주에서는 중국음식점 창고에 몰래 들어가서 돼지고기 10근과 파, 조미료 등을 훔친 40대가 들통 나고 있었다. 직업이 없다는 이 40대는 “돼지고기가 너무 먹고 싶어서 훔쳤다”고 밝히고 있었다.

경기도 고양의 어떤 마트에서는 80대 할아버지가 ‘귤 20개 든 봉지’를 훔치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국가유공자라고 했다. 보증금 4000만 원에 월세 15만 원짜리 집에서 80대 아내와 살고 있었다. 마트를 지나다가 순간적으로 귤을 훔쳤다가 곧바로 붙들리고 있었다.

달랑 ‘맥주 한 캔’을 마시고 돈을 지불하지 않은 60대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 60대는 대전의 한 편의점에서 2000원짜리 맥주 한 캔을 마셨는데, 가지고 있던 돈은 1000원뿐이었다. 맥주값 2000원을 낼 능력도 없었다. 구속된 이유는 ‘상습적’이기 때문이었다. 

부산에서는 10대 여성을 위협, ‘돈 3만4000원’을 빼앗은 20대 청년이 붙들리고 있었다.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한 달 가까이 노숙생활을 하다가 배가 고파서 돈을 빼앗은 것이다.  

지난 2월 서울 장위동에서는 ‘쪽방 여관’에서 월세를 살던 50대가 이불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방 크기가 6㎡, 누워서 몸을 돌리기도 힘들 면적이었다. 불을 지른 50대는 일용직 근로자였다. 비수기인 겨울이 되면서 일을 거르는 날이 많아졌고, 열흘 동안이나 굶고 있었다. 이 50대는 자신의 삶이 화가 나서 불을 지른 것이었다.

‘방화범’은 또 있었다. 지난주 서울 흑석동 다세대주택 복도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50대다. 이 50대는 ‘월세 8만 원’을 1년 동안 내지 못했고, 집주인이 나가라고 방 안의 물건을 밖으로 끄집어내자 앙심을 품고 불을 지르고 있었다.

서울 남가좌동에서는 70대 할머니가 시장에 불을 지르고 있었다. 폐지를 주우려고 했는데 상인들이 줍지 못하게 하자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했다.

충북 증평에서는 40대 여성이 4살 된 딸과 함께 숨진 지 두 달여 만에 발견되고 있었다. 불과 5만∼6만 원인 아파트 월세는 물론이고 수도비와 전기요금까지 여러 달 내지 못하고 있었다. 남편과 사별한 이 40대는 “혼자 살기가 너무 힘들다. 딸을 먼저 데려간다”는 유서를 남기고 있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18년도 정기재산변동사항 공개목록’에 따르면, ‘경제 수장’인 김동연 부총리의 신고 재산은 22억6100만 원으로 1년 전 신고금액 21억6700만 원보다 9400만 원이나 늘어나고 있었다. 불과 1년 사이에 ‘억’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재산은 57억 5177만 원,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55억 8913만 원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 ‘경제팀’의 재산은 이렇게 만만치 않았다. 이런 경제팀이 배고픈 민생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을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이정선 기자  jslee@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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