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삼성전자가 미운 이유
  • 정동진 기자
  • 승인 2018.05.15 05:54
  • 댓글 0
사진 / 연합


[토요경제=정동진 기자] 지난 2010년,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장관이 시중은행장들과 만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최 장관은 “대기업들이 은행보다 돈이 많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은행보다 더 싸게 돈을 빌려올 수 있다”고 꼬집고 있었다.

대기업들이 고용이나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돈을 쌓아놓고 있다고 지적한 발언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삼성전자의 신용도가 은행보다도 돈을 싸게 빌릴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말이 될 수 있었다.

기업의 신용도가 높은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빗거리는 결코 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높은 신용도마저 ‘대기업 때리기’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좀 지나친 듯한 발언이었다.

또 최시중 당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 이익을 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하기도 했다.  어쩌면, ‘배가 아프다’는 말을 ‘가슴이 아프다’고 잘못 말한 것 같기도 했다.

두 고위공직자의 얘기를 보면 ‘삼성전자가 미운 이유’는 쉽다. ‘1등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덜 미운’ 기업이 되는 방법도 쉬울 수 있다. ‘1등 기업’을 그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간단치 않았다. 삼성전자는 8년이 흐른 올해 1분기에만 15조6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단순 계산으로 하루 1700억 원 넘게 번 것이다. 국내에서만 ‘1등’일 뿐 아니라, 세계 ‘톱’을 다투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주 ‘10대 그룹 전문경영인 간담회’에서 삼성을 또 언급했다. 지배구조 개선 문제와 관련, “정부가 선택을 강요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면서도 “분명한 점은 이대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결정은 이재용 부회장이 내려야 하는 것”이라며 “늦을수록 삼성과 한국 경제 전체에 초래하는 비용은 더 커질 것이고, 결정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나쁜 결정”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재벌 개혁 속도와 강도를 현실에 맞춰 조정하되 3년 내지 5년 시계 하에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반기업정서’가 심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층에 있는 ‘높은 사람’들이 앞장서서 대기업을 때리면 사회 전체가 이들을 ‘공공의 적’으로 돌릴 수 있다. 그러면 가뜩이나 갈라져 있는 사회가 더욱 조각날 수 있다.

정동진 기자  jdj@sateconomy.co.kr

<저작권자 © 토요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기획·분석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