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북한 근로자 55만 고용하자는 기업중앙회
[기자수첩] 북한 근로자 55만 고용하자는 기업중앙회
  • 정동진 기자
  • 승인 2018.05.1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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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정동진 기자] 노무현 정부 때의 ‘과거사’를 뒤져보자.

당시 통일부장관이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에게 ‘중대한 제안’을 했다. 제안의 골자는 대규모 에너지와 식량지원, 경제특구 개발 등을 통해 북한 경제를 회생시키자는 것이었다.

우리 것으로는 모자랐던지 러시아의 전기를 사다가 북한에 주겠다는 얘기도 있었다. 러시아의 연해주에 농장을 만들어 북한 주민을 ‘이민’시키겠다는 방안 등도 있었다. 이를 ‘북한판 마셜 플랜’이라고 했다.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 들어갈 플랜이었다.

‘6자 회담’이 시작되던 날, 우리 정부는 쌀을 북한에 육로로 운송하기 시작했다. 대북 쌀 차관 50만t 가운데 육로로 지원되는 10만t이었다.

대북 송전이 이루어질 때까지 3년 동안 북한에 중유를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고도 했다. 북한에 200만KW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발전과 송전설비가 완성될 때까지 전력 대신 기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성급하게 대북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북한은 받아들일 준비도 되지 않았을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비슷한 현상이 ‘재생’되고 있는 듯싶어지고 있다. 북한 광물자원 개발∙신경제지도∙대륙철도 연결∙비무장지대에 환경 관광벨트∙금강산 관광 재개∙개성공단 재가동.… 남북 경제통합이 이루어질 경우, 5년 동안 우리 경제가 연평균 0.81%포인트 추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경련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하나를 더 보태고 있다. 북한 근로자 고용이다. 우리 중소기업에 북한 근로자 55만 명을 고용하면, 1인당 2000만 원을 북한에 송금하게 되고, 연간 100억 달러 정도가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청사진’이다.

산업 현장의 인력 수요가 110만 명 정도인데 그 가운데 절반인 55만 명의 북한 근로자를 채용하고, 이들이 3000만 원 연봉을 받아 2000만 원을 고향으로 송금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박성택 회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남북 관계가 정상화되면 굳이 외국 인력을 쓸 것 없이 북한 인력을 교육해서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에서 300개 특화 업종을 정해 일정한 지역에서 북한 노동자를 교육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이디어’는 그럴 법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만큼 문을 열 것인지는 미지수다. 요즘 북한 이야기는 노무현 정부 때와 ‘닮은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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