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칼럼] '미투'가 가소로운가
[마포 칼럼] '미투'가 가소로운가
  • 이정선 기자
  • 승인 2018.03.09 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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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기형아나, 불구아가 태어나면 ‘엄마 탓’이었다. ‘여성 책임’이었다. 그래서 임신 중의 금기사항이 적지 않았다.

① 임신 중에 달걀과 마른 잉어를 함께 먹으면 아기에게 부스럼이 생긴다.
② 닭고기와 찹쌀을 함께 먹으면 아기에게 기생충이 생긴다.
③ 참새고기와 된장을 함께 먹으면 아기 얼굴에 검은 점이나 기미가 생긴다.
④ 토끼고기나 개고기를 먹으면 아기가 벙어리나 언청이가 된다.
⑤ 오리와 오리알을 함께 먹으면 아기를 거꾸로 낳는다.
⑥ 자라를 먹으면 아기의 목이 짧아진다.
⑦ 오징어와 꼴뚜기를 먹으면 아기의 눈이 얼굴 한가운데에 생긴다.…

이렇게 먹지 말라는 게 쏟아졌으니, 임신한 여성은 아마도 배가 좀 고팠을 것이다. 영양부족 때문에 기형아를 낳을 가능성이 오히려 높았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뿐 아니었다. ‘남아선호사상’이 투철했다. 여성은 모름지기 아들을 낳아야 좋았다. 가문을 이을 자손을 생산하지 못하면 소박맞을 수도 있었다.

그랬으니 계집아이를 임신했을 경우라도, 태어날 때에는 사내아이로 ‘변신’하고 있어야 했다. 그 방법까지 궁리했다. 이른바 ‘전녀위남법(轉女爲男法)’이다. ‘여아를 남아로 바꾸는 방법’이다.

▲ 버드나무로 만든 도끼를 임산부 모르게 이불 밑에 숨겨둔다.
▲ 수탉의 가장 긴 꼬리 깃털 3개를 뽑아서 임산부 모르게 이불 밑에 숨겨둔다.
▲ 남편의 머리카락이나 손톱과 발톱을 잘라서 임산부 모르게 이불 밑에 숨겨둔다.
▲ 활줄을 3개월 동안 임산부 허리에 둘렀다가 풀어준다.
▲ 밤에 임산부의 머리를 북쪽으로 하고 자도록 한다.
▲ 임신 3개월 이내에 등이 푸른 벌레를 삼킨다.
▲ 새끼 벌과, 개의 생식기를 말려서 먹인다.

황당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를 의학적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임신한지 3개월 된 때를 시태(始胎)라고 한다. 이때에는 혈맥이 흐르지 않아서 보고 느끼는 모습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이다.… 형체가 완전히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양기가 음기를 이기게 되면 여아가 변해서 남아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남아를 여아로 바꾸는 방법’도 있었다. ‘전남위녀법(轉男爲女法)’이다.
“여아를 얻고 싶다면 귀걸이를 차고, 구슬을 허리에 둘러라. 이를 일컬어 형상을 따라 자식이 만들어진다고 말하는 것이다.”

더 있었다.
“남아를 필요로 하면 웅황(雄黃) 반냥을 옷 가운데 차고, 여아를 필요로 하면 자황(雌黃)을 차라.”

하지만, 남아를 여아로 바꾸는 ‘전남위녀법’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남아선호사상이 심해지면서 딸을 얻는다는 생각 자체를 불순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조선 사람의 생로병사, 신동원 지음>

‘미투 운동’을 얕보는 듯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음모론’ 또는 ‘정치기획론’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누군가는 페이스북에 “지 목적을 위해서일까, 알 듯 모를 듯 성상납한 것 아냐”라고 썼다는 보도다. 또 누군가는 “달라는 ×이나 주는 ×이나 똑같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사과를 한다면서 ‘예행연습’까지 하고 있다.

그래서 ‘검색’해보는 ‘전남위녀법’이다. 만약에 가능하다면 ‘전남위녀법’으로 이런 남성을 여성으로 바꿔버리는 것이다. 이들이 여성으로 ‘변신’해서 성폭행이나 추행을 당한다면, 그 때에는 뭐라고 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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