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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34일차 - 옛 기억을 떠올리는 도시
  • 강세훈
  • 승인 2018.02.2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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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역 Palas de Rei

도착지역 Arzúa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그리고 휴식

코스 및 고도 지도

 

 

거리(실측거리) / 시간 28.5 km (29.0 km) / 8.5 시간

주요지점 Palas de Rei ~ O coto ~ Furelos ~ Melide ~ Boente ~ Arzúa

자치주 Galicia

 

 

 

순례길은 정해진 코스나 구간이라는 개념이 없다. 오로지 시작과 끝이 있고 그 과정은 걷는 순례자가 직접 정하고 챙겨야 한다. 가이드북이 존재하지만 이또한 33~36일 일정으로 이렇게 걸으면 적당하는 기준이 될 뿐 이렇게 따라해야한다는 고정된 정보는 아니다. 말 그대로 안내서(가이드북)이다. 이번 프랑스길 루트를 걸을때는 외국 사이트의 일정을 참고로 했다. 단순히 거리로만 나누어 일정을 정한것이 아니라 머물러야하는 도시 위주로 코스를 정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 꽤나 긴 구간이 존재한다. 비야프랑카델 비에르소에서 오 세브레이로 가는길도 28km 오르막길이었고, Arzua 가는 길도 29km 정도 긴 거리이다. 33일 동안 30km 가까이 되는 구간 중 로그로뇨에서 나헤라 가는 29km 거리를 2번에 나누어 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정대로 소화했다. 오늘도 그렇게 장거리를 걸어야하는 코스이다.

 

 

역시나 새벽부터 어둠이 걷히기 전부터 걸었다. 일행들은 어느정도 체력이 붙어 30km 가까이 걸어도 멀쩡하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짐풀고 잠을 자면서 체력을 충전했던 테스님도 어느새부터 낮잠을 자기보다 마을관광을 더 즐기는 체력을 가지게 되었다. 천천히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각자의 체력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정점을 찍고 있다.

 

 

사리아 이후부터는 이전보다 더 자주 성당에 들렀다. 성당에서 찍어주는 Sello를 받기위해서다. 어제도 7개 정도 받았는데 오늘도 3,4개 정도 받을 거 같다. Arzua 도착하면 사립알베르게에서 머물기때문에 옛 추억을 찾아 공립알베르게에도 들릴 계획이다. 그리고 그곳에서도 sello를 받으려고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머무는 알베르게에서만 Sello를 받는데 간혹 나처럼 공립알베르게 또는 여타의 알베르게에 들려 Sello를 받는 경우도 있다. 다양한 스탬프를 모으고 싶은 충동이 가는 길 내내 붙잡기 때문이다. Sanbol에 들려서도 홀로 Sello를 받았고, 다른 지역의 성지에 있는 알베르게나 성당에서 Sello를 받는 경우도 있다. 내 친구는 파티마에서 받은 Sello를 자랑스럽게 보여주기도 했다.

 

 

위 이미지 : Iglesia de Santa María de Leboreiro

 

Palas de Rei를 출발하여 중고차매매단지를 지나면 독특한 Sello를 주는 곳이 있다. 기부제로 운영하며 개인이 왁스를 녹여 도장을 찍어준다. 여러가지 모양을 가지고 있고 크기에 따라 금액이 다르기는 하지만 1유로면 특이한 Sello를 나의 크레덴시알에 넣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지나가던 순례자들 일부는 여기에서 멈춰서서 바라보거나 자기 순서를 기다린다. 나와 일행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여기만에 Sello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은 많지만 우리는 여유로웠다. 나름 알베르게를 예약한 뒤 움직이기 때문에 침대 선점으로부터 어느정도 해방되었기 때문이다. 천천히 걸어도 괜찮았다. 길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연주하는 사람들도 있고 곳곳에 보이는 동물들과도 교감하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가 우리처럼 여유로워 보였다. 순례길은 많은 강을 지나는데 강이 있는 곳마다 돌을 쌓아 만든 다리를 건넌다. Furelos에 있는 Roman Bridge (Puente de San Xoán de Furelos)는 규모로 따지면 작지만 아담하고 어여쁜 돌다리이다. 꽤나 많은 돌다리를 건넜지만 이름이 기억나는 곳은 드물다. 아주 오래전 로마시대부터 있었던 다리인지 이름마저 고풍스러웠다.

 

 위 이미지 : Furelos에 있는 Roman Bridge (Puente de San Xoán de Furelos)

 

타박타박 걸어 오늘의 절반이자 프리미티보루트가 합류하는 Melide에 다다랐다.

 

 

Melide는 문어요리(Pulpo)가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꽤 큰 도시이지만 신도시와 구도심의 경계가 모호하다. 옛모습을 갖춘 제법 큰 도시이다. 여기에 문어요리가 유명하다고 하며 찾아가 보기로 했다. 애써 찾지 않아도 먼저 찾아와서 모여있는 순례자를 발견하면 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으니까... 점심때가 아니지만 우리도 맛보기로 하고 문어요리에 맥주 한 잔을 곁들였다. 여기서는 주로 문어와 시드라(Cidra)라는 사과주를 마신다. 북쪽길에서 맛보았던 상큼한 시드라의 맛이 기억이 났다. 문어 요리는 접시당 7유로 정도인데 나누어 먹을 요량으로 2접시 주문했다. 일행들은 내 앞에 접시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한 접시로 나눠먹을 뿐이다.

 

 

잠시 동안에 행복을 누렸다. 오세브레이로 에서 먹었던 문어요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쫄깃한 육질과 짭짤한 맛이 어울리는 요리다. 초고추장은 생각나지 않았다. 이대로도 충분히 맛있는 요리이다. 여행이란 이런거라면서 나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이제 절반만 왔을 뿐이다. 농촌의 모습이 어우러진 나무가득한 숲길이다. 7월 중순이 되었지만 운이 좋아서 인지 덥지 않은 날에 길을 걷고 있다.

 

 

 

“딱 걷기 좋은 날씨이다!!“

 

점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Arzua는 북쪽길을 걸을때 만났던 도시이다. 이전에는 걷는 순례자를 거의 본적이 없었는데 이후부터는 눈에 뜨이게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놀랐던 곳이 여기였다. 그리고 공립알베르게에 머물면서 맞은편 가리비요리가 나오는 순례자메뉴를 맛보았던 도시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식당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없어진듯 하다. 반가운 것은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공립알베르게 이다. 내가 머무는 곳은 나름 깨끗하고 욕조시설이 잘 되어 있는 사립알베르게지만 마음은 공립알베르게에 있을때가 편하고 좋았다. 사람사는 느낌이 물씬나는 곳이 공립알베르게 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사립보다 공립알베르게를 선호한다. 시설이 부족하지만 사람이 어울려 흥이 넘치는 곳이다.

 

 

Arzua는 옛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도시이자, 추억으로 마음이 흐믓해짐을 경험한 도시이다. 다시 찾아온 도시, 그리고 머지 않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도 지척에 왔음을 느꼈다. 내일부터는 익숙한 길을 걸을 거라는 생각에 훨씬 더 마음이 편했다. 추억이 점점 다시 올라오고 있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Vía Lactea

숙박비 (유로) 10 유로

침대형태 60 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Yes - 1회용 시트 제공

부엌/조리시설 Yes

화장실/샤워장 Yes /Yes (구분)

세탁기/건조기 Yes / Yes ( 유료)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슈퍼마켓) Yes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기타 정보

1) 2개의 건물이 붙어 있는 구조이며, 건조기를 사용하려면 리셉션룸을 가로질러 바깥 마당으로 나가야 한다.

2) 사립알베르게.

3) 샤워실과 화장실이 가장 넓고 쾌적함

4) 공립알베르게 주변에 도로 공사로 인해 다니기 불편하다. 머지않아 공사 마무리 될 것같다.

5) Melide에 유명한 Pulpo요리 전문점이 있으니 들려보기 바란다.

(Pulpería Ezequiel(갈리시아레스토랑-http://www.pulperiaezequiel.com), 주소" Rúa Cantón San Roque, 48, 15800 Melide, A Coruña, 스페인)

 

 

강세훈  mart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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