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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31일차 - 한국라면의 반가움, 짜파게티와 김치
  • 강세훈
  • 승인 2018.02.0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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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역 Triacastela

도착지역 Sarria (por San Xil)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그리고 휴식

코스 및 고도 지도

거리(실측거리) / 시간 18.4 km (18.6 km) / 5 시간

주요지점 Triacastela ~ Sarria (por San Xil)

자치주 Galicia

 

 

 

순례길은 한 코스가 하나의 길로 이어진줄 알았었다. 하지만 막상 다녀보니 우회길 또는 갈림길이 존재했다. 날씨 또는 안전을 위해 만들어 놓은 길도 있지만, 길의 의미를 부여해주고 부각해주는 지역을 찾아가기 위해 여분의 길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Triacastela에서 Sarria 2개의 코스가 존재한다. Por Sanxil 과 Par Samos 로 마을을 벗어나기 직전에 양방향으로 노란색화살표가 설치된 곳을 마주한다. 나와 일행을 고민할 것도 없이 Por Sanxil 루트로 가기로 했다. 예전에도 일행한테 얘기했듯이 좀더 짧은 코스로 가기위해 선택하였다고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순례길의 역사와 문화를 좀더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Samos에 있는 수도원을 경유하는 코스로 가야한다. 전자의 코스보다 약 7km 정도 긴 25km의 거리를 평지구간으로 걸어야 한다.

 

짧다는 것은 산지를 가로질러 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임도처럼 생긴길을 따라 초반부터 오르막길을 올라서야하는 곳이 Por Sanxil 코스 이다. 게다가 갈림길 이정표가 강제로(?) Sanxil코스로 가게끔 심하게 훼손되어 있어 자칫 여기가 갈림길이 아닌것처럼 보인다. 가이드북에도 갈림길이 있다는 것을 언급한 곳이니 만큼 어느곳으로 갈지 고민해보고 방향을 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초반 오르막을 오르는 동안은 어둠이 짙게 내려와 헤드랜턴에 의지하며 걸어야 했다. 가로등도 없고 민가에 불빛조차 없는 그런 숲길이다. 일행 뒤편에 다른 순례자들이 켜놓은 작은 헤드랜턴 불빛이 일렬로 다가오는 모습은 도깨비불이 우리를 따라 오는것처럼 보일정도이다. 우리는 그 불빛을 따라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어두운 숲길을 헤쳐갔다. 그리고 한 두 시간이 지나서야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여 주변이 밟아졌다. 갈리시아 지방은 평지가 없는 구릉과 산지가 연이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예전처럼 평지에 뜨는 일출은 볼 수 없다. 대신 숲이 많아 더운 날에도 시원하고 상쾌하게 걸을 수 있는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숲길,둘레길을 걷기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에게는 가장 어울릴만한 곳도 갈리시아 지방의 순례길이다.

 어김없이 해가 떠올라 주변이 환해지니까 Bar를 찾기에 몰두 했다. 이른 아침에 나서면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화장실이나 찬기운을 녹이고 싶은 마음에 Bar 나 Cafe를 찾곤 한다. 숲길 가운데 뭐가 있을까 싶지만 작은 오두막집 Bar가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는 우리보다 먼저온 멕시코여자 3총사가 와 있고 우리를 반겨준다. 내 눈에는 오직 한 명만 눈에 보일 뿐이다.

 

몇 면에 가득 채워진 각국의 지폐와 동전이 눈을 사로잡는다. 가져가고 싶다기 보다 신기하고 나또한 동전 하나 올려 놓고 나오고 싶어 100원 짜리 동전을 하나 걸쳐두고 왔다. 내가 다녀갔음을 순례길에 남기는 흔적이다. 밖에는 커다란 개가 많았다. 사람들을 좋아하는지 우리가 보이자 마자 벌러덩 누워 자기 배을 보여주며 씀다듬어 달라는 듯이 가만히 일행 중 한 명을 응시한다.

얼마나 쉬었을까? 오늘은 거리가 짧다보니 어느때 보다 여유로왔다. Bar에서 거의 한 시간여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간신히 자리를 나섰다. 3총사는 진작에 나갔고 우리는 다시 시골향기 가득한 길을 나섰다. 숲과 나무만 있는 사진을 찍어 보내면 한국 어디라고 해도 믿을 것이다. 한적한 시골길에 뜨문뜨문 보이는 순례자 외에는 보이는 것이 따로 없다. 오늘도 어김없이 소몰이하는 풍경이 보였다. 수많은 소떼가 지나갈때는 길을 메우기 때문에 가로질러 갈 수 없어 소떼가 빠져나가기만을 기다렸다. 이런 여유도 오랜만이다.

그렇게 작은 도로와 작은 하천 몇 개, 그리고 지나가듯 만나고 인사하는 순례자들을 보내고 나서야 Sarria 앞에 다다랐다. 제법 큰 도시인데다가 순례길을 걸을때 필히 Sarria부터 Santiago de Compostela까지는 걸어야만 순례길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어느 도시 보다 훨씬 많은 순례자들이 붐볐고 순례자여행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도 여기서 부터 시작하기에 꽤나 활기찬 도시이다. 도심 초입에 한국라면을 판매하는 문구가 너무 쉽게 보였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마트로 들어가 짜파게티와 계란, 그리고 김치 캔을 구매했다. 다른 일행들은 그냥 둘러보다 그냥 나간다. 나는 이것을 저녁으로 먹을 생각이였지만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배고픔에 짜파게티를 먹고 말았다. 우리가 정한 숙소는 도심 가장 높은 지점에 있다. 그래서 수없이 많은 알베르게를 거쳐가야 했다. 그냥 시내 근처로 숙소를 정하는게 나을뻔했다는 후회가 들은것도 처음이다.

 숙소에 들어와 짐을 푼 사이 일행들은 그새 나가 버렸다. 시내 구경을 하겠다고 하면서... 나는 짐을 정리하고 빨래하기 위해 알베르게 곳곳을 검색하듯 알아보았다. 이곳에 머무는 순례자가 많지 않아 널널하고 조용했다. 나름 나쁜곳은 아닌데 시내 중심가에서 멀다보니 여기까지 오지 않는 모양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에 오늘은 쉬고자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냥 거실 의자에 앉아 그동안 찍었던 사진 정리하고 책보며 여유있는 하루를 보냈다.

 

덧붙임...

 

낮에 사두었던 짜파게티와 캔에 들어있는 김치가 계속 눈에 밟혔다. 저녁에 먹기에는 너무나 오래 기다려야 했다. 결국 점심 나절에 혼자 해먹기로 하고 주방을 찾았다. 라면 물을 올리고 6알짜리 계란으로 스크램블를 만들었다. 거의 짜파게티가 다 만들어질즈음 밖에 나갔던 일행들이 돌아왔다. 시장 구경했다고 체리 한 박스를 들고 들어왔다. 점심식사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어떻해야 할까? 나눠먹어야 하나? 잠깐 고민했다. 결국 같이 나눠먹기로 했다. 4명이서 짜파게티와 계란 스크램블를 점심식사로 먹었다. 후식은 싸디싼 체리를 무한정 먹는 거였다. 어느 누구도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냥 잘먹었다는 말도 없다. 그렇게 내 점심은 공유 되었다.

 

저녁때는 같이 먹을 거라 생각했다. 역시 같이 먹었다. 그리고 빵과 잼을 사와서 같이 먹자고 한다. 그리고 금액의 일부를 나보고 내라고 한다.

 

“젠장 !!”

 

빵과 잼 값으로 난 5유로를 냈다. 점심값도 받았어야 했을까? 나눠먹는 재미가 없다. 이곳에서는 나눠먹고 같이 베푸는곳인데 우리 일행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또다시 고민이 많아지는 밤이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Monasterio de la Magdalena

숙박비 (유로) 10 유로

침대형태 100 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Yes - 1회용 시트 제공

부엌/조리시설 Yes

화장실/샤워장 Yes /Yes (구분없음)

세탁기/건조기 Yes / Yes ( 유료)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슈퍼마켓) Yes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기타 정보

1) 알베르게 부엌에 간이 식료품을 판매 함. 자판기 보유

2) 시내중심가로부터 떨어져 있어 식당이나 교회에 가려면 1km 정도 걸어가야 한다.

3) 침실 공간이 넓고 깨끗하여 담요 사용이 가능

4) 사리아 시내 초입 슈퍼에 한국라면과 김치 판매하는 곳 있음.

 

 

 

강세훈  mart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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