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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섭 경제칼럼] 재테크의 시작
  • 정종진 기자
  • 승인 2018.02.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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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섭 한국재무설계센터 재무이사/PB

이솝 우화에 보면 나귀를 팔러 장에 가는 부자(父子) 이야기가 나옵니다. 처음에는 끌고가다가 남의 말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이도 저도 안돼 나중에는 나귀를 개울에 빠트리는 내용이죠. 한낱 우화라고 치부하기에는 우왕좌왕하는 우리네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에는 오히려 이같은 현상이 더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재건축 아파트가 좋다면 그쪽으로 몰리고, 분양권이 좋다면 다시 그쪽으로, 상가로, 땅으로, 주상복합으로... 이러다 보면 운때가 잘 맞아 제법 수익을 거둘때도 있지만 자칫 돈이 묶이거나 눈물을 머금고 손절매를 하는 경우도 나옵니다. 

재테크의 시작은 자신을 아는 것과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안다는 것에는 정량적인 의미와 정성적인 의미 모두가 들어 있습니다.

◆정량적인 의미에서의 현상 파악
지금 자신을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재의 자산, 부채,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신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유용한 수단입니다. 특히 처음 시작하는 분일수록 작성 주기를 짧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소 한달에 한번은 자신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해보길 권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꾸준히 작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특정 시점에서의 대차대조표 하나 보다는 몇달 또는 몇년간 연속성을 가지고 작성된 대차대조표가 위력을 발휘합니다. 대차대조표를 통해 지난달보다 자산이 얼마나 늘었는지, 전년동기대비 자산에 변동 사항이 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연초에 세웠던 목표가 달성되고 있는지도 이 대차대조표의 변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본인이 생각했던 부분과 다르다면, 그 원인을 밝혀내고 대책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정량적인 목표 수립과 실적 검토 없이 무조건 최선을 다하자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아이들 교육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아이들한테 무조건 공부하라고 다그치고 자기 방에 보내는 것 보다는 아이에게 부족한 과목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공부할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 나중에 아이가 제대로 실천했는지 확인할때 비로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 교육에는 이를 잘 실천하시는 분들도 정작 자신의 재테크 플랜은 잘 못세우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차대조표를 엑셀 등으로 작성하고 적어도 1주일에 한번씩을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전의(?)를 불태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정성적 의미에서의 현상 파악
정량적인 현상 파악은 숫자로 표시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수치로 표시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가끔 메일로 본인의 사항을 설명하고 자문을 구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기대보다 시원한 대답을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이는 달랑 수치 몇 개나 글 몇 줄로 그분이 처한 사항을 정확히 알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상황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현재 자산이 적더라도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조만간 자산이 불어날 확률이 높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자산 형성을 앞당기는 전략 즉 어느 정도의 대출을 받고 이를 지렛대로 활용해 자산을 일으키는 전략이 좋겠지요. 어떤 분은 현재 자산도 많고, 수입도 괜찮지만 직장의 고용 상태가 불안하거나 조만간 은퇴할 계획을 가지신 분도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 리스크를 줄인다는 의미에서 보다 보수적인 자산 운용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유전적으로 병에 약한 경향이 있으신 분들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보장 자산인 보험 상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사회 보장제도가 취약한 우리 나라에서는 가족중 한명이라도 사고를 당하거나 큰 병을 앓으면 집안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의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가족에게 일정액의 생활비를 보내드려야 하는 분들도 있으실 것입니다. 이렇듯 만명이면 만명, 모두다 자신만의 독특한 상황이 있는 것입니다.

이를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데로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닙니다.

◆SWOT 분석
현재의 상황를 파악하기 위해서 도표로 그려 보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기업에서 많이 쓰이는 SWOT분석은 자신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강점 (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등 4가지 요소로 구분해서 도식화하는 것입니다.

4가지 요소중 강점과 약점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내부적 요소입니다. 즉 맞벌이를 하고 있거나, 알뜰하다는 것은 전형적인 강점이겠죠. 약점은 대출금이 과다하다던지 아니면 돈 들어갈 곳이 너무 많다던지 하는 경우입니다.

이에 반해 기회와 위협은 외부 요인입니다. 승진, 국가 고시 합경 등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의 가치가 오르는 것 역시 외적 변수에 따라 영향을 받는 요소입니다.

위협은 반대의 경우입니다. 실직의 가능성, 광우병 파동 등과 같은 가능성을 말합니다. 사람 마다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SWOT 분석은 모두 다르게 나옵니다.

이 정성적 분석과 대차대조표를 통한 정량적 분석이 결합되면 막강한 위력이 발휘됩니다.

본인만이 가지는 강점이 분명있습니다. 반대로 본인이 극복해야 할 문제점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반영한 재테크 플랜이야 말로 살아있는 재테크입니다. 어떤 분은 주식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어떤 분은 부동산 투자에 강점이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완벽히 다스릴 수 있는 돌부처 같은 분은 주식 투자를 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다혈질이라던지, 공포감을 극복하지 못하는 분은 절대 주식을 해서는 안됩니다.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쉴새 없이 투자처를 쫓아 다니며 단타를 즐겨하는 '승냥이형'이 있는가 하면 한번의 사냥(?)을 위해 몇 년간을 느긋하게 기다리는 '사자형'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 좋은 투자 방법인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밖에도 처한 사항에 따라 세테크의 조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요즘과 같이 성실납세가 강화되는 시점에서는 부동산 투자의 방법론까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1가구 1주택의 양도세 면세 혜택을 받는 분은 이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분은 단타를 즐기실 것입니다. 투자에 비교적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은행에 예금을 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은행이라는 곳 자체가 예금을 유치해 투자를 잘하는 사람에게 대출을 해주고 그 수수료를 수입으로 삼는 곳이니까, 내 돈을 가지고 다른 사람이 투자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싫으신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빚을 지기 싫어하고 차곡차곡 벽돌 쌓듯이 은행 잔고를 쌓아나가는 것이 속이 편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고, 강점과 약점이 모두 다릅니다. 재테크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과 기회를 취대로 살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약점과 닥쳐 올수 있는 위기를 최대한 예방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정종진 기자  whdwlsv@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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