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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17일차 - 내가 걸어야하는 이유
  • 강세훈
  • 승인 2017.12.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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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역 Hornillos del Camino

도착지역 Castrojeriz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그리고 휴식

코스 및 고도 지도

거리(실측거리) / 시간 19.0 km (20.5 km) / 4.5시간

주요지점 Hornillos del Camino ~ Sanbol ~ Hontanas ~ Castrojeriz

자치주 Burgos y Leon

부르고스를 지나면서 산이라고 불릴만한 높은 곳이 보이지 않는다. 낮은 구릉이 연속되던가 아니면 너른 평지이다. 약간에 경사가 있어 걸어서 올라가고 있음을 느끼지만 이또한 어느정도 오르다 보면 감각이 무뎌진다. 새벽에 보이는 풍경은 더이상 낯설지 않고 일상적인 모습이 되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산이 없는 벌판이 헛웃음이 날 정도로 신기하게 보였지만 오늘은 조금 익숙해졌다. 단지, 하얗게 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들판이 신기해 보일 뿐이다. 게다가 오르막을 오를수록 피부에서 느껴지는 기온은 점점 내려가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마치 건식사우나에 들어갔다가 나올때의 시원한 느낌이다.

카스트로헤리츠 가는 길에 Sanbol이라는 옛 순례자를 위한 의료원으로 이용되었던 건물을 수리하여 작은 알베르게로 만든 곳이 있다. 들판에 작은 건물 하나가 들어선 모습이 신기하여 기억해 두었던 곳이였다. 오늘 그곳을 들렸다 가려했다. 자기위해서가 아니라 알베르게를 느끼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일행들에게 얘기했지만 관심을 가지는 분은 테스님 뿐이다.

항시 전날 저녁에 어디까지 갈지 여정을 정하는데 트랜스퍼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행이 있는데. 발바닥이 아직 낫지 않아 배낭을 메고 걸어가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이다. 다른 순례자들은 힘들어도 발바닥이 망가져도 배낭을 메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우리내 사람들은 조금만 불편하면 이를 견디지 못한다. 너무나 편한 삶에 익숙해서 일까? 아니면 순례길이 그냥 여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평이하고 끝없이 펼쳐진 너른길을 아무생각없이 걸어도 헤맬 일이 없는 곳이 여기다. 자연스레 마음이 느슨해지면서 수많은 생각이 오간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 예전에 있었던 추억이나, 힘들었던 일까지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면서 비우거나 곱씹어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래도 무리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 여기 순례길 중에 메세타평원 구간이다. 긴장감 없는 이곳에서 작은 고민과 고통마저도 느끼지 않으려고 하는것을 보면 무슨 생각으로 걷는 것인지 때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아무리 힘들어도 배낭을 메고 걸었었는데라는 생각과 비교하면서...

카스트로헤리츠를 출발하여 5km 즘 걸어 보이는 갈림길에 Sanbol 알베르게 안내표시가 보였다. 그리고 왼편 멀지 않은 곳에 둥근 지붕이 보이는 건물 하나가 보였다. Sanbol 알베르게는 마을이라기 보다 알베르게가 하나 있는 곳이다. 주변에서 한참 더가야 마을이 있지만 알베르게가 있는곳은 완전히 고립된 곳이다. 10명 내외의 인원만이 잠을 잘 수 있는곳이며, 밥도 해먹어야하고 그저 까만 밤에 밝은 별빛을 마주할 수 있으며, 자기만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이다. 알베르게에 다다르니 식사를 마치고 길을 나서는 부부가 있었고, 어느 남성은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명상을 하고 있었다.

갈림길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보니 일행들은 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편하게 먼저 가라고 했다. 관심있는 분만 같이 가자고했다. 대부분 그냥 지나쳐 간다. 순례길에서 400m를 더하는 것인데도 귀찮은건지 더 많이 걷는다고 생각하는건지 그냥 지나쳐 간다. 아마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Sanbol을 찾은 이유는 그 한적함을 간접으로 경험하고 다음에 찾아올때 이곳을 쉬어가기위한 답사였다.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게다라 순례자를 위한 병원이였다는 사실에 더욱 끌렸을지 모른다. 작은 원탁에 의자가 있고 맞은편에는 도미토리침대가 줄지어 있는 작은 알베르게이다. 별도의 관리자는 없늗듯했고, 작은 선반에 무인 판매대가 놓여있었다. 조용하고 떠드는것이 용납될것 같지 않은 템플스테이하는 기분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 아직 남아 있는 Sanbol 순례자들에게 폐를 끼칠것같아 서둘러 나와 다시 길을 나섰다.

 

오늘 따라 순례길을 왜 걸어야하고 왜 왔는지에 대한 생각이 깊어갔다.

메세타 평원은 그늘이 없기 때문에 10시 이후부터는 기온이 급격하게 오른다. 그리고 대기마저 후끈거릴정도로 뜨겁다. 하지만 평원 사이에 있는 마을에 다다르면 꽤나 시원하다. 대부분의 마을이 평원보다 낮은 계곡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걸어 내려갈수록 공기가 점차 시원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반대로 마을을 벗어나 원래의 평원으로 되돌아 올때는 대기가 미지근해지고 결국에는 더운 공기를 마신다. 아마도 찬 공기가 밑으로 내려간다는 간단한 과학적 이유가 아닐까 싶다.

혼타나스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한다. 배고프면 점심시간이 아니더라도 먹을것을 찾아 먹는다. 그리고 쉬었다가 길을 이어 걷는다. 더우면 그늘에서 쉬고, 목마르면 물을 찾아 마시거나 맥주를 마신다. 당연한 필요에 의한 행동이지만 여기서만큼은 왠지 특별하게 느껴진다. 업무에 다른 모임에, 생활때문에 아주 일상적인 행동을 느껴보지 못했다가 여기서 만큼은 중요한 생활이기 때문은 아닐런지... 좁은 오솔길을 따라 순례자들은 끊임없이 걷는다. 걸어야 하는 이유를 찾기위해, 아니면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프랑스길 자체를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이지만, 걷는 동안에는 다른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질문에 대한 목마름이 밀려왔다. 그러는 사이 산 안똔 성당의 흔적이 남아있는 성문 아래로 지나고 있다.

평지가 이어지는 곳에 제주의 오름처럼 보이는 낮은 산이 보였다. 그위에 허물어진 성이 보이는 곳에 도시가 자리잡고 있다. 오늘의 목적지인 카스트로헤리츠이다. 산 아래자락에 초승달모양으로 자리잡고 있는 곳으로, 그 주변에 여러 개의 성당이 마을 입구부터 자리잡고 있다. 산따 마리아 델 만사노 부속 성당 (Colegiata de Santa Maria del Manzano)앞에 들어서면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돌로 된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조금만 더 가면 알베르게게 있지만 무슨 약속이나 한 듯, 순례자 모두가 여기서 쉬어간다. 때로는 성당안으로 들어사 기도를 하는 순례자도 보인다. 햇빛이 뜨겁다 보니 그늘만 보이면 자연스레 그 아래로 모여든다. 열기를 식혀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때문에...

 

덧붙임...

 

사진을 찍는 나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줄 멘토를 만났다. 스페인의 프로 포토그래퍼 Costantino Idini라는 분들 만났다. 그전에도 몇 번 순례길에서 보았었다. 커다란 카메라 배낭을 앞에 메고 뒤에도 배낭을 메고 뿔처럼 생긴 독특한 장식이 달린 지팡이를 들고 다녔었다. 카스트로 헤리츠 앞에서도 만났고 그제서야 무엇을 하는 분인지 물어보았다.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사진을 찍는 전문 포토그래퍼라고 한다.

 

순례길을 걷는 내내 그분에게 내 사진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좀처럼 말문이 트이지 않가 몇 번을 우물쭈물 하다가 만시야 데 라스 뮬라스에서 결국 부탁을 했다.

 

" 제가 찍은 사진이에요. 어떤지 좀 봐주실 수 있나요?"

 

찬찬히 내 사진을 보면서 좋을때는 Good! 이라 말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김없이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영어가 약하다는 것을 알고 쉬운 말로 해주려고 애쓴다.

 

" 사진에 있어서 중요한건 선이다. 어디로 귀결된다던가, 수평이나 수직이 되도록 꾸며야 해! 비틀어졌거나 불피요한 부분이 있으면 좋지 않아. 그리고 사물이 너무 치우지지 않게 위 아래 여백이 동일하게 잡히도록 피사체를 잡아야 해. 특히 선이 흘러가는 모습을 잘 보라구."

 

이러면서 자신의 사진을 하나씩 하나씩 보여주면서 손짓과 영어로 내게 말해준다. 그 때의 짧은 시간이 내가 사진에 투자했던 시간보다 훨씬 많은것을 바꾸게 만들었다. 균형과 선이 보이게 하도록 노력하였고 순례길 걷는 동안 "선의 중요함"을 항시 기억하고 있었다.

 

진정 감사드리고 싶었고, 산티아고의 마지막 날에도 만나서 고맙다는 말과 항상 되새기겠다고 다짐하며 헤어짐의 인사를 나누었었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de peregrinos San Esteban

숙박비 (유로) 6유로

침대형태 35 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Yes - 1회용 시트 없음

부엌/조리시설 No (전자레인지만 사용 가능)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없음)

세탁기/건조기 Yes / No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주변 편의시설 Elimentacion(식료품점) 있음

Bar Yes

Restaurante No

박물관 등 알베르게 뒤편 카스트로헤리츠 성이 볼만하지만 올라가려면 시간 필요

기타 정보

1) 공립알베르게로 시설이 작은 편

2) 침실사이 공간이 넓다. 여름에는 덥고, 거실 공간이 좁음

3) 식수 구하기 쉽지 않음.

4) 간이 탈수기 사용 가능

 

 

강세훈  mart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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