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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12일차 - 알베르게의 작은 콘서트
  • 강세훈
  • 승인 2017.11.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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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역 Nájera

도착지역 Santo Domingo de la Calzada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판초우의, 그리고 휴식

코스 및 고도 지도

거리(실측거리) / 시간 20.7km (21.9km) / 6시간 30분

주요지점 Nájera ~ Azofra ~ Ciruena ~ Santo Domingo de la Calzada

자치주 La Rioja

순례길을 시작하면서 나름에 정한 원칙이 있다. 같이 이길을 찾은 일행을 위해 가능한 원래의 순례길 코스대로 걷는다는 것이다. 이정표가 표시된대로 따라가겠다는 의지이며,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순례길의 모습과 경험을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힘들다고 짧은 코스로만 가거나 질러간다고 도로따라 걷게되면 순례길의 본 모습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뿐만 아니라 일행들에게 물어보니 나름에 원칙을 하나씩 정하고 있었다. 바다바람님은 끝까지 배낭을 메고 걷는다는거였고, 쪼리신이나 테스님은 힘들더라도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산티아고까지 가겠다는것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나름에 원칙에 충실하게 지켜오며 순례길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오로지 나와 일행과의 원칙만이 갈등을 빚을 뿐...

 

Najera 시내를 벗어나 Calzada로 가기위해서는 시내구간을 지나야 하는데 표시대로 가면 시내를 빙 돌아 성당을 거쳐 가도록 되어 있다. 전날 시내구경을 한 일행들은 이렇게 걷지 않아도 질러서 가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시내구경하면서 돌아보았기 때문에... 하지만 나는 가능하면 코스대로 가는것을 바랬고 그렇게 진행자로써 해왔기에 오늘도 순례길 노란색 화살표따라 빙둘러 가고자했다. 쪼리신은 굳이 왜 그렇게 하냐고 아침부터 시큰둥한 표정이다. 나또한 전날 시내관광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짧은 길을 찾으려고 다닌것은 아니다. 시내관광은 시내관광일뿐이다. 걸을때는 순례길따라 걷는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 방문이였다면 다른 길로 접어 들었을 수도 있을것이다.

어쨌던 아침부터 기분좋지 않은 상태로 길을 나서야 했다. 언덕을 올라 설때만해도 어두움이 불편하지 않았지만 내리막길을 보면서 어둠이 불편해 졌다. 게다가 멋드러진 풍경을 사진에 담기에는 노출이 부족해 손에 카메라를 들고 최대한 움직임을 자제하고 셔터를 눌렀지만 어둡게만 찍힐 뿐이다. 아쉬운 순간이다.

언덕을 넘어서니 낮은 구릉이 연이어진 들판이 펼쳐진다. 이제는 포도밭과 밀밭이 어우러진 풍경이다. 누렇게 익은 황금빛과 햇빛을 머금어 푸르게 변한 포도밭이 대비를 이룬다. 어느때와 같이 쪼리신은 자기만에 속도대로 뒤에서 걷고 있고, 우리는 앞서서 걷고 있다. 게다가 또 한 명이 우리 일행에 포함되었다.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다는 한국인 여성이였는데, 전에 Zubiri에서 만났던 적이 있는 분이였다. 무척이나 걷는 것을 힘들어 했었던 분이였는데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걷고 있고 우리와 동행이 되었다. 때로는 통역역할을 해주어 좀더 편하게 순례길에 집중할 수 있었다.

Azofra에 다다르니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첫번째 보이는 Bar에 들여 아침식사 또는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시내 안쪽으로 들어가면 더 많은 Bar가 있는데도 꼭 약속이라도 한듯이 첫번째 보이는 Bar에 모두 모여 있다. 이제는 얼굴이 익숙한 외국인 순레자도 제법 보인다.

순례길에서 자주 마주치는것이 있다면, 돌 또는 철로 만든 십자가 탑이다. 나름에 이유가 있지만 예전에는 마을입구에 설치하여 주변에 마을이 있음을 알려주는 이정표 였다고 한다. 한국에서 장승이 이러한 역할을 했었는데 여기서는 순례길 십자가가 이정표역할을 한다. 그리고 다른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면 주변에 안내표시판이 설치되어 있으니 이를 보고 가면 좋게다는 생각이다. 스페인어와 영어가 대부분 혼용되어 있어 보기에도 무리가 없다.

이제 메세타평원이 가까워져서 그런지 숲길이라기보다 너른 들판을 걷는 비포장길이 대부분이다. 건조하니 흙먼지가 날리고 가로수가 거의 없어 그늘을 찾는것이 어렵다. 그렇지만 찬찬히 힘들지 않게 마음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순례자들을 보게 된다. 다리가 불편해 보이는 사람도 있고, 아파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굳굳하게 걷는 사람들도 있다. 또는 배낭을 메는것이 불편한지 캐리어처럼 끌고 다니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이렇게 불편함을 무릎쓰고 걷는 이유가 무얼지 또다시 궁금함이 밀려왔다. 힘들면 쉬어가도 될텐데 그불편함을 이겨내고, 약바르고, 비타민제 먹어가면서 걷는다.

 

완주의 기쁨을 누리기위한것일까? 아니면 이번기회에 스스로 약속이나 목표를달성하는 기쁨을 누리려는 걸까? 아니면 나처럼 내스스로의 세계를 보기위해서? 아니면 무언가 좋은일이 생기길 기원하는 이유로 걷는걸지도 모르겠다.

순례길에서는 자주 만나는 사람이 있으면 안부를 묻는 친구가 된다. 그리고 먹을것도 나눠먹는 사이가 되기도 하고, 서로 짐을 들어주기도하고 나의 속 얘기를 말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십여 년 이상의 나이 차이가 무색할 정도로 친한 친구가 되기도 하는곳이 여기이다. 결국 내가 어떻게 순례길을 걷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풍요로워지는 순례길을 걸을 수 있다.

어느새 Ciruena(시루에냐)를 지나치고 있다. 현대적인 리조트같은 모습의 도시다. 지금까지는 시골스런 분위기의 마을만 지나왔다면, 이곳은 골프장과 스포츠시설, 그리고 잘 정돈된 집들이 레고블럭으로 만들어 놓은 것처럼 복사된 집들이 줄서서 있다. 깔끔함이 돋보이는 마을이다. 어찌보면 순례길과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도시이다. 여기에는 작은 Bar 한 군데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어 쉬어가기에 애매했다.

Calzada에 다가 갈수록 점차 해발고도는 높아졌고 700미터를 훌쩍 넘는 언덕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평탄하고 오르막 경사가 심하지 않아 내가 이렇게 높게 올라왔다는것을 실감할 수 없다. 오르막이라지만 너무나 쉽게 넘어가는 길이다. 나름 지대가 높다보니 대관령을 넘을때처럼 변화하는 날씨를 만난다. 오르막길을 올라갈때만 해도 구름낀 날씨였는데 능선너머 내리막에 들어서니 해가 떠있는 따가운 날씨로 바뀌었다. 높은 구릉위에서 점차 내려서니 길게 이어진 길이 끝없이 보였다. 그 위로 순례자들이 앞뒤로 촘촘히 붙어서 걸어가는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길게 이어진 사람들의 무리가 점처럼 보이다가 어느 사이에 선으로 보였다. 가까이에 보이는 도시가 이제는 꽤나 멀리 있다는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The Way‘라는 영화를 보면 언덕을 너머 길게 이어진 길을 가는 장면이 보인다. 내가 걷고 있는 지금 여기가 그곳이 아닐까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만큼 익숙하면서도 새롭게 보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내리막길도 굽이치듯 계단처럼 내려온다. 저앞에 도시가 보여도 가까운듯 하지만 아주 멀리 있는 곳이며 거리감이 무뎌지게 만드는 신기의 장소이다. 마치 사막에 신기루속에 보이는 오아시스처럼...

 

그런 신비한 경험을 하며 걷다보니 산토도밍고 데 칼싸다에 도착했다. 오래된 고전영화에서서 볼 법한 도시.. 그사이를 누비며 오늘의 쉼터인 알베르게를 찾았다.

공립알베르게 바로 옆에 나름 유명한 식당이 있다고 해서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Menu del Dia’라는 각각의 레스토랑에서 내놓은 당일 추천메뉴이다. 나는 크림파스타와 이름모를 커틀렛... 알고보니 흰살생선 튀김이였다. 맛이 좋았지만 옆에서 바다바람님이 맛있어 보인다고 한다. 바다바람님은 생선류를 좋아한다는 기억이 스치어 그분이 주문한 닭고기 요리와 바꿔서 마저 식사를 했다. 먹는것도 좀 알아야 먹기 편한건데... 좀더 고민하며 식당을 찾아야 할듯 싶다.

 

 

덧붙임...

간만에 노트북을 펼치고 순례길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정리하고 글을 쓰기위해 휴대폰에 기록해 두었던 메모를 펼쳐보며 침대에 누웠다. 어느 순간 거실에서 기타치며 노래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한 곡 끝나면 금방 멈추겠지했는데 2번 째 노래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노래 소리에 이끌려 카메라를 들고 침실이 있는 2층 밖에서 아래층이 내려다보이는 난간옆에 덜썩 주저앉아 노래를 듣기 시작했다. 잠시 후 다른 순례자들이 침실에서 나와 나처럼 2층 난간에 자리 잡고 빙 둘러 앉았다. 노래가 끝날때마다 박수가 울려퍼졌고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3번째 노래가 시작되었다. 팝송이다보니 가사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노래선율과 노래부르는 사람의 음색은 무척이나 좋았다. 바로 옆에서 듣는 라이브콘서트마냥 내몸이 들썩 거렸다. 점차 흥이 오른다. 3번째 노래가 끝나고 앵콜을 외쳤지만 더이상의 미니 공연은 이어지지 않았다. 가끔 공립알베르게에 있으면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하게된다. 작은 공연이나 파티같은 저녁식사, 아니면 와인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사립알베르게는 개인적인 휴식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 이런 분위기를 경험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공립알베르게를 우선시하며 가려고 한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부족한 영어실력때문에 무언가 공유하는 마음으로 얘기나누고 싶지만 그냥 지나쳐 버리기 일쑤이다. 북쪽길을 걸었을때는 외국인 친구를 많이 만났었다. 한국인도 없었고 봐주어야할 일행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일지도... 나와 함께하는 동행자들을 생각해야하니까.. . .

아쉬움이 생기면서 다음에 찾아온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또다른 고민이 생겼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de la Cofradía del Santo

숙박비 (유로) 7유로

침대형태 217bed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No - 1회용 커버 제공(유료)

부엌/조리시설 Yes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

세탁기/건조기 Yes / Yes(유료)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주변 편의시설 Elimentacion(식료품점), Supermercado(슈퍼마켓) 많이 있음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대신 Catedral 있어 둘러보기 괜찮다.

기타 정보

1) 공립알베르게로 13시부터 개방

2) 8~10명 단위의 방으로 되어 있음

3) 알베르게 바로 옆에 아웃도어용품 매장 있음

4) 주변에 맛집 레스토랑 및 bar가 다수 존재

 

 

 

강세훈  mart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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