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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11일차 - 옛 왕국의 전설을 품은 와인의 도시
  • 강세훈
  • 승인 2017.11.0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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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역 Navarrete

도착지역 Nájera

준비물 기본배낭, 알베르게 정보 자료, 판초우의, 그리고 휴식

코스 및 고도 지도

거리(실측거리) / 시간 16.6 km(16.1km) / 5시간

주요지점 Navarrete ~ Ventosa ~ Nájera

자치주 La Rioja

 

나바레떼 알베르게에서는 나름 시원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더운 열기가 들어오던가 아니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데 이곳은 후자이다. 한낮에 왜 창문을 닫고 두툼한 나무창을 한 겹 더 닫는 이유를 몰랐었다. 하지만 오스피탈레로가 주의를 주면서 하는 말이 창문을 닫고 햇빛이 들게 하지 않아야 시원하다는 말을 할때만 해도 이해못했었는데 이제서야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뜨거운 햇빛을 피해야만 시원해진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오늘은 Najera까지만 간다. 하루에 갈 거리를 이틀에 나누어 걷다보니 거리에 대한 부담감은 없지만 왠지 뒤쳐진다는 느낌이 어제부터 강하게 들었다. 그리 빨리, 많이 걸어야할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누가 등떠밀어 빨리 가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아마도 북쪽길에서 걸었던 경험이 다시 떠오르는것 같다. 하루에 30km 가까이 걸었던 그 기분이....

 

오늘 가야할 거리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모두들 새벽 5시에 일어나 나아갈 차비를 한다. 여유있게 걸어도 될텐데 뭐가 그리 급한지... 아마도 뜨거운 햇빛을 피해 걸어야 한다는 생각때문인 듯 하다. 그렇다고해서 천천히 걷고 Bar에서 자주 쉬면 별 의미가 없는데도 말이다. 오늘도 새벽의 차가운 기운을 받으며 길을 나섰다. 가로등만 켜져 있는 도시는 조용하고 사람의 흔적이 느껴지지않는 적막함이 가득했다. 알베르게를 나서 오른쪽길을 따라 가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도로따라 가는 길에 갈림길이 보인다. 한쪽은 Sote라는 마을을 지나가는 길이고 하나는 그냥 지나쳐 가는 길이다. 외국의 안내지도를 보면 Sote라는 마을을 거쳐가는 코스를 안내해주지는 않는다. 그냥 가로질러 가면 된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Camino를 우회 또는 마을을 거쳐가라고 표시해놓은 표식을 제법 만난다. 나름에 도시를 홍보하기위해 설치해 놓은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Sote 이정표를 지나면서 또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하나는 Ventosa마을 거쳐가고 오른쪽 도로따라 가는 길은 가로질러 가는 단축길이다. 어디를 가더라도 상관없지만, 우리는 휴식을 취할 겸 Ventosa로 향했다. 이른 아침이지만 순례자들은 제법 앞뒤로 보이고 있다. 그중에 시선을 끄는 두 여성이 있었다. 딸과 엄마인 듯 한데 나이든 여성의 걸음걸이가 시원찮다. 무척이나 힘들어하고 다리를 절룩거리는것 같다. 더군다나 큰 배낭까지 짊어지고 걷고 있다. 동키서비스라는 것이 있는데 이를 활용하지 않는가 보다. 그런데도 옆에 젊은 여성은 묵묵히 지켜보며 옆자리를 지켜주고 있다.

 

"왜 저 두사람은 걷고 있을까? 순례길이 무어라고? 저렇게 힘들어하면서도 걷는 이유가 무얼까? "

 

계속 저들을 향안 궁금증이 솟아나고 있었다.

 

" 그러는 나는 여기에 왜 와 있을까?"

 

나한테도 질문을 던져본다.

Ventosa라는 마을은 작은데 갈림길마을입구부터 마을을거쳐 다시 합류하는 지점까지 ' 1 Km del Arte' 라고 별도의 표시를 해두고 있다. Ventosa라는 마을은 로마시대때 부터 무역이나 상거래 하던 사람들이 왕래하던 자리에 서 있는 도시여서 나름 부흥했던 도시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 거주민와 아티스트가 협조하여 자연환경을 아트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기위해 순례길위 1km 구간을 지정하여 작업했다고 한다. 별다른 모습이 보이지는 않지만 주변 그대로와 색다른 이정표만 보는것만으로도 그리고 이를 이해하고 보고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순례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그저 편한게 지나쳐 가는 순례자라면 이곳의 의미와 모습을 놓친 순례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왼쪽 길로 직진하면 Ventosa마을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 길로 직진하면 마을을 가로질러 가는 길이다.

Ventosa 마을앞 Bar에 앉아 잠시 쉬어갔다. 항상 Bar에 들르면 커피 또는 오렌지주스(Naranja)를 마시는데 이곳에서 오렌지쥬스를 짜는 기계를 보고 놀랐다. 생 오렌지를 넣으면 투명한 케이스 안에 오렌지가 반으로 조각이 나고 즙이 짜지는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 진정 무가당, 자연주의적인 오렌지 쥬스다. 그 맛은 설탕의 진한 단맛이 아니라 자연의 부드러운 단맛을 뿜어내고 있다. 이후로 커피대신 오렌지쥬스를 자주 주문하여 마시게 되었다.

 

Najera로 가는 길은 밀밭 대신 포도밭이 길게 펼쳐진 들판을 지난다. 단순히 아주 작은 포도농장을 보아왔던 시야에서 이를 본다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풍경이다. 지평선따라 펼쳐진 포도농장... La Rioja은 스페인에서 가장 작은 자치주이지만 스페인 와인중 상위급 품질을 지닌 와인을 생산하는 지방이다. La Rioja의 주도가 Rogrono이다. 앞서 로그로뇨 들어서기 전부터 포도농장이 펼쳐졌던 기억이 되살아 났다. 이러곳에서 와인을 충분히 맛을 보아야 하는데 그저 더운 날씨 때문에 맥주를 더 많이 찾을 수밖에 없었다. 갈증을 달래기 위해서 말이다.

Ventosa를 지나면서 부터 다른 마을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10km 가까운 거리를 그냥 걸어야만 했다. Najera 마을 초입에 다다르니 너른 도로와 함께 차량소통이 많아져 나름 큰 도시에 왔음을 실감했다. 그러는 사이에 일행들은 무척이나 힘들어했다. 쪼리신은 뒤쳐진 상태로 자기 속도대로 오고 있었고, 나와 테스, 바다바람 3명이서 같이 걷고 있었던 터였다. Bar가 보이지 않아 그냥 도로변 시멘트 블럭에 주저앉아 쉬기로 했다. 다들 챙겨오거나 비상식량이 없는 터라 내가 가져왔던 Maria 비스켓을 꺼내어 나눠주었다. 항상 비상용 먹을거리를 챙겨야 한다고는 했지만 배낭 무게에 민감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별 의미없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것은 들고다니는 것을보며 놀랍기도 했다. 책이나 잼이든 통이던...

이제 목적지까지는 2km도 남지 않았다. 지금까지 지내왔던 공립알베르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하여 Najera에서 머물때는 사립알베르게를 선택했다. 공립은 사람이 많아 불편하다는 것이다. 시설이 빈약한 곳도 있지만 며칠을 머무는 곳이 아니다 보니 나같은 경우 그닥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부분이다. 침대가 있고 따스한 물이 나오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지만, 일행들은 그렇지 않았다. 무언가 더 바랬다. 쾌적하고, 깨끗하고 사람이 적어 조용한 그런 곳... 다른 순레자들과 가까이 있는것이 불편한 듯 싶었다. Najera 읍내에 위치한 사립알베르게는 나름 조건 이 좋았다. 조용하고, 주변에 슈퍼마켓과 식당이 많았다. 게다가 중국인마트와 중식당도 있어 동양적인 입맛을 맞출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10시가 되어서야 우리는 도착했고, 알베르게는 문이 열려있지 않았다. 안내표시판에는 11시부터 오픈한다고 되어 있다.

 

"아!! 너무 일찍와도 이런게 문제구나.. 쓸데없이 기다려야 하는..."

 

알베르게 앞에서 쭈삣거리는 사이에 주인이 문을 열고 알베르게 간판을 내놓고 있었다. 그리고 들어가도 되는지 물어보니 들어오란다. 다행이다. 짐을 풀 수 있으니...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하니 오후 시간이 여유로왔다. 그냥 걷지 않고 하루를 쉬는 느낌이다. 어제에 이어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는 날이다. 주변 슈퍼마켓에서 장을 봐서 스파게티로 점심식사를 하고 나름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잠깐 낮잠자고 나니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일행들이 다 나갔다 보다.

 

" 젠장.. 좀 깨워서 같이 가면 안되나..."

혼자서 일어나 Najera 시내를 돌았다. 끊었던 담배도 생각이 났다. Tobacco에서 담배 한 갑도 샀다. 그리고 터미널과 내일 나가야 할 순레길을 확인하고 다시 숙소로 되돌아 왔다.

 

지금도 나 혼자 뿐이다. 저녁식사 전 까지는...

 

* 덧붙임...

 

점점 일행들과 거리감이 생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쪽길에서 걸었을때도 보름도 되기전에 한 친구가 우리 일행을 놔두고 서울로 되돌아 갔었다. 자기 비위를 맞춰 주었는데도 힘들고 같이 못다니겠다는 이유로... 그 생각이 스치면서 불안감이 증폭되었다. 또 그렇게 되는건 아닐까하는... 나니까 그렇게는 만들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참으며, 인내하며 걷기로 했다. 내가 왜 여기에 와야 하는지 이유를 느끼기 시작했다.

 

Najera 시내 중심에는 버스터미널이 있는데 주변 도시 뿐만 아니라 팜플로나에서 로그로뇨를 거쳐 마드리드 가는 버스노선의 중간 경유지이다. 그래서 이동이 필요할 경우 다른 도시로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순례길 상의 다른 도시로 이동은 한게가 있어 '로그로뇨-나헤라-산토도밍고델 칼사다 - 벨로라도' 노선을 이용하면 벨로라도 까지는 이동할 수 있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El Peregrino (Privado)

숙박비 (유로) 10유로

침대형태 30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Yes - 1회용 커버 제공(무료)

부엌/조리시설 Yes

화장실/샤워장 Yes (구분없음)

세탁기/건조기 Yes / Yes(유료)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WiFi 사용 가능

주변 편의시설 Elimentacion(식료품점), Supermercado(슈퍼마켓) 많이 있음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기타 정보

1) 사립알베르게로 11시부터 개방

2) 전자레인지 있음

3) 시내 중심가에 위치, 주변에 중식당 및 슈퍼마켓이 가까이 있다.

4) 알베르게 주인이 독특하고 무척 깔끔함을 추구.

5) Najera 공립알베르게는 도심 다리를 거쳐 왼쪽 끝지점에 있는데 시설이 열악하다는 얘기가 있다. 좀더 편하게 있고 싶다면 사립알베르게를 권한다.

 

 

 

강세훈  mart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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