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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금 삼성과 롯데에 필요한 보험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7.11.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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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미래에 대한 준비’라는 것은 보험회사 TV 광고에서나 들었던 이야기다. 혹은 그 이전에 아주 어릴 적 부모님이나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이제는 ‘미래에 대한 준비’라는 것은 ‘어른이 돼서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는 ‘늙어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준비하는데 더 어울린다. 사람은 늙으나 젊으나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 모양이다.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에게 미래는 이익과 직결된 만큼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래의 트렌드를 알아야 하고 그에 따른 고객의 수요를 파악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미래의 기술에 적응하는 것은 기업의 운명과 직결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조금 다른 의미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기업들이 있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과 롯데다.

이들 두 기업은 모두 심각한 오너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수감된 가운데 재판을 받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횡령 등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10년을 구형받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호조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롯데도 최근 지주회사 전환을 마치고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한 ‘뉴 롯데’를 출범한 상태다. ‘오너리스크’는 두 회사에 닥친 거의 유일하고 중대한 위험요소다.

물론 두 회사는 오너가 무죄나 집행유예, 어떤 형태로건 풀려나길 바랄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도 해둬야 할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누가 총수대행을 맡고 비상경영체제를 꾸리느냐의 수준이 아니다.

자칫 위축될지도 모를 사업에 대해 대비하고 총수가 부재할 경우의 사업계획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회사 모두 보험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니 잘 알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 삼성과 롯데에게 필요한 것은 총수의 부재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얼마전 택시를 타다 만난 택시기사는 "원래 삼성이랑 애플 걱정은 하는게 아니랍니다"라는 말을 했다. 물론 삼성과 롯데가 걱정이 되진 않는다. 그런데 나중에 또 앓는 이야기를 기사로 써야 할 지, 그것은 조금 걱정이 된다.

여용준 기자  dd0930@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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