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건강기능식품 잡자”…제약·식품업계 ‘영토전쟁’
“돈 되는 건강기능식품 잡자”…제약·식품업계 ‘영토전쟁’
  • 이경화 기자
  • 승인 2017.08.3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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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 프로바이오틱스 출시 잇따라…CJ제일제당은 안구시장 진출 ‘텃밭 뺏기’ 경쟁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제약사와 식품업체 간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영토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제약사들은 의약품 개발에 사용되는 원료·기술력을, 식품회사들은 식품 연구개발·다양한 사업역량을 강점으로 건기식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활수준 향상으로 병이 없어도 건강을 챙기려는 움직임에 따라 건기식 시장(연평균 10%씩 성장)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며 시장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업체들 간 텃밭 공략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이 2015년 선보인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브랜드인 지큐랩은 지난해 5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일동 건기식 매출 200억 원 중 주요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어 최근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등이 함유된 맞춤형 건기식 브랜드인 마이니를 내놨다. 지난해 8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일동제약은 바이오·건기식 사업부문인 일동바이오사이언스를 신설했으며 천랩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공동연구소를 출범해 건기식을 개발키로 했다. 일동은 올해 안에 30여종의 건기식을 추가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한독은 2011년 론칭한 복합 건기식 브랜드인 네이처셋에 2015년부터 테라큐민 성분을 첨가한 Q시리즈를 보강해 브랜드를 강화했다. 테라큐민은 항암, 항염증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황의 주성분 커큐민의 체내 흡수율을 높인 원료다. 지난해 말에는 테라큐민 원료를 생산하는 일본 테라벨류즈를 211억 원에 인수해 이를 활용한 건기식 강화 방침을 알렸다. 한독은 테라벨류즈 인수를 통해 자사 건식 브랜드 전반에 테큐민을 적용해 기능성 원료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한양행은 내년 건기식 론칭을 목표로 10여명이 포함된 TFT를 운영하고 있고 종근당홀딩스의 자회사인 종근당건강과 동국제약은 다이어트식품을 비중 있게 취급하는 등 영역파괴 경쟁도 뜨겁다.

이에 뒤질세라 식품업체들도 의약품과 비슷한 건기식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눈 건기식 아이시안 듀얼액션을 출시한 데 이어 안구건조증 개선 건기식인 아이시안 아이샤워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눈의 촉촉함을 유지 시켜주는 오메가 3를 비롯해 마리골드 꽃에서 추출한 식물성 루테인 성분이 함유됐다. 루테인 성분은 눈의 선명함을 유지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체 시험을 통해 눈물 생성량·눈물막의 유지시간 증가가 확인돼 눈 건조 기능성 소재로 식약처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기도 했다.

초코파이로 유명한 오리온도 새로운 사업 분야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건기식을 선정했다. 오리온은 미국 건기식 전문기업인 로빈슨파마와 프리미엄 브랜드인 US 닥터스 클리니컬의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하고 국내 건기식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닥터스 클리니컬 제품 30여개 중 한국인에게 꼭 필요한 효능을 갖춘 제품을 추려 내년 초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오리온은 또 국내 최대 개별 인정형 기능성 원료를 보유한 기업인 노바렉스와도 내년 중 신제품 출시를 목표로 전략적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제과도 건기식사업부 헬스원을 두고 홍삼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시장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이를 돌파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유사업종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기능성·전문성 등을 강조한 마케팅과 더불어 기존 유통망·영업조직을 활용한다면 시장진입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약·식품기업들이 장기적인 R&D(연구개발) 투자를 외면한 채 틈새 업종 진출에 열을 올리는 것을 두고 훗날 날카로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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